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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점포 줄고, 보험 제판분리로 신규 채용 수요 줄어

인터넷은행 등장에도 은행권 연평균 임직원 증가율 –1.01%
생보사 -1.79%, 손보사 -0.71%…카드사·저축은행 소폭 개선
영업환경 악화, 디지털 전환 등 영향에 고용창출력 감소
금융권 채용 규모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사진은 구직을 희망하는 취준생들이 채용게시판을 확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금융권 채용 규모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사진은 구직을 희망하는 취준생들이 채용게시판을 확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과 보험사, 카드사 등이 양호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신규 채용 수요가 계속 줄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 감소와 디지털 전환 등으로 영업환경이 달라진 영향이다. 가뜩이나 바늘구멍으로 유명한 금융권 채용 문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본지가 은행과 보험사, 카드사, 저축은행 등 금융권별로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임직원 증가율을 조사한 결과 전반적인 고용 창출력이 매우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권을 보면 지난 2018년부터 인터넷은행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연평균 임직원 증가율은 –1.01%를 기록하고 있다.
은행권은 모바일뱅킹 이용 증가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지점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총 영업점 수는 지난해 말 2779개로 전년 말(2827개) 대비 48개 줄었다. 올해 들어서도 지점 폐쇄는 지속돼 이날 기준 2726개로 53개 감소했다.

특히 비대면 영업활동이 늘고 인력 수요가 줄면서 비용 구조를 개선할 방법은 희망퇴직 외에 마땅한 방도가 없는 상황이다. 매년 희망퇴직을 통해 직원들을 내보내고 있지만, 이보다 많이 신규 채용에 나선 은행은 현재 찾아보기 힘들다.

IFRS17 도입으로 역대급 성과를 보여준 손해보험사들의 연평균 임직원 증가율도 -0.71%에 그쳤다. 현재 16개 손해보험사의 임직원은 총 2만7000여 명을 조금 넘는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1.79%로 더 줄었는데 지난 2018년부터 본격화한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 현상에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으로 직원들이 많이 넘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업계도 보험설계사를 제외하면 신규 채용 수요가 크진 않다. 다만 IFRS17 도입 이후 전문직종인 보험계리사에 대한 수요는 증가한 상황이다.

전체 금융권 내에서 그나마 인력이 늘어난 금융회사는 카드사와 저축은행이다. 전체 금융권 내에서 이들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18% 정도에 그친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카드사의 연평균 임직원 증가율은 최근 5년간 0.15%를 기록했다. 가맹점수수료 인하 여파와 비용부담 영향에 업황이 좋진 않지만, 카드사 직원은 전체 1만2000여 명 수준에서 거의 변동이 없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신규 채용 수요가 높은 것은 아니고 희망퇴직을 통해 내보낸 만큼만 충원하다 보니 늘어 보이는 것”이라면서 “최악의 업황을 겪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비용절감에 대한 의지가 더 강하다”고 말했다.
반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로 곤욕을 치른 저축은행에서는 전체 금융권을 통틀어 고용 창출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저축은행의 연평균 임직원 증가율은 1.51%를 기록했다. 2019년 7400명에 그쳤던 저축은행 임직원은 재작년 8300명 수준으로 늘었다. 일부 저축은행에서 디지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IT 관련 인력을 대거 채용한 영향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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