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AI 산업 육성 위한 규제 혁신 선언
유럽 AI, 글로벌 경쟁 속 새로운 기회 모색
유럽 AI, 글로벌 경쟁 속 새로운 기회 모색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0~11일(현지시각) 파리에서 열린 AI 정상회담에서 인공지능이 유럽에서 번성하기 쉽도록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며 EU 투자, 특히 프랑스 투자를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와 관련해 헤나 비르쿠넨 유럽연합 디지털 책임자 역시 EU가 규칙을 단순화하고 기업 친화적인 방식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임자의 AI 관련 정책을 철회하면서 유럽 기업들도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AI 규제에 대해 보다 가벼운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는 압력이 EU에 가해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단순화할 것입니다"라며 "우리가 세계의 나머지 국가들과 재동기화해야 한다는 것은 매우 분명하다"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특별하고 단순화된 규제 덕분에 파괴적인 화재 이후 기록적인 속도로 재건된 고딕 양식의 노트르담 대성당을 예로 들면서 "노트르담 접근 방식은 데이터 센터, 시장 진출 허가, AI 및 투자 유치에 적용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상회담이 열린 그랑 팔레 베뉴는 마크롱 대통령의 연설 후 DJ가 음악을 연주하고 "혁신하자"와 "자유로워지자"라는 단어가 사운드 시스템에서 울려 퍼지는 나이트클럽 분위기로 바뀌었고, 스포트라이트가 발코니에서 빙빙 돌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초기 AI 관련 행보는 미국, 중국 및 EU에서 AI를 규제하기 위한 전략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강조했다. 월요일에 시작된 이틀간의 정상회담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은 EU가 자체 규칙을 완화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는 "유럽의 생산성은 이 신흥 기술을 사용하는 데 달려 있다"며 프랑스에서 AI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프랑스와 유사한 AI 혁신 생태계 조성을 촉구했다.
비르쿠넨 유럽 집행위원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업계가 이제 우리 규칙을 살펴봐야 하고 너무 많은 중복 규제가 있다는 사실에 동의한다"면서 "우리는 업계의 불필요한 관료주의와 행정적 부담을 줄일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유럽 의원들은 작년에 세계 최초의 포괄적인 기술 규칙 세트인 EU의 AI 법안을 승인했다.
한편, 프랑스는 정상회담에 참석한 세계 지도자들이 AI 혁명이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해야 한다는 공동의 구속력 없는 문서에 합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이를 지지할지는 불분명하다. 미국 JD 밴스 부통령은 화요일 정상회담에서 연설할 때 미국의 견해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총 1090억 유로(약 163조 3986억 원)에 달하는 민간 부문 AI 투자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프랑스 AI 스타트업 미스트랄(Mistral)이 더 넓은 파리 지역에 데이터 센터를 개설한다고 발표한 내용이 포함된다.
프랑스 공동 설립자들이 있는 미국 회사이자 온라인 오픈 소스 AI 허브인 허깅 페이스(Hugging Face)의 클렘 델랑그 CEO는 프랑스에 발표된 투자 규모가 "프랑스에서 충분히 야심찬 프로젝트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우리에게 확신시켜 주었다"라고 말했다.
별도로, 정상회담의 초기 결과 중 하나는 프랑스와 독일과 같은 국가와 구글, 세일즈포스를 포함한 업계 플레이어의 파트너십인 커런트 AI(Current AI)의 출범이었다.
초기 투자금 4억 달러(약 5811억 원)로 이 파트너십은 AI에 대한 고품질 데이터를 제공하고 오픈 소스 도구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공익 프로젝트를 주도할 것이다. 이 회사는 5년 동안 최대 25억 달러(약 3조 6320억 원)의 자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커런트 AI 설립자 마틴 티스네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소셜 미디어가 그랬던 것처럼 AI가 단점을 갖지 않도록 공익 중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파리의 모든 사람이 AI 규제에 대해 가벼운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것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었다.
브라이언 첸 미국 기반 비영리 단체인 데이터 앤 소사이어티(Data & Society)의 정책 책임자는 "제가 우려하는 것은... 미국 등으로부터 EU의 AI 법안을 약화시키고 기존의 보호 장치를 약화시키라는 압력이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노동계는 AI에게 일자리를 빼앗기고 보호가 덜 된 새로운 일자리로 밀려나는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영향 등 AI가 노동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번 파리 AI 정상회담은 유럽이 AI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마크롱 대통령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와 규제 완화 정책은 유럽 AI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