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안보고서] 치솟는 자영업자 연체율…"이자유예 종료에 한계상황"

최근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이 급증하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빚으로 버텨오던 자영업자들이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특히 연체율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데는 평균 연체액 증가보다는 신규 연체 유입이 늘어났기 때문인데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의 코로나 대출 원금상환 및 이자유예 조치가 종료되면서 매출 회복을 하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신규 연체자로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가계대출과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이 모두 상승 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의 상승폭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2022년 2분기 0.56%에서 올해 1분기 0.98%로 올랐다. 같은 기간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은 0.50%에서 1.52%로 1%포인트(p) 넘게 상승하면서 상승세가 휠씬 컸다.

2022년 2분기 0.50%였던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한은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3분기(0.53%)부터 점차 올라 △4분기 0.65% △2023년 1분기 0.99%, △2분기 1.18% △3분기 1.24% △4분기 1.26% △올해 1분기 1.52%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상승세는 주로 평균 연체액 증가보다는 신규 연체 진입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자영업자 연체차주의 1인당 평균 연체액은 1.22억원으로, 연체율 상승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직전인 2022년 2분기(1.04억원)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반면 자영업자의 연체차주 수 비중(연체차주 수/전체차주 수)은 올해 1분기 4.20%로, 2022년 2분기(1.57%) 보다 2.63%p 확대됐다.

연체진입률(전분기 비연체차주 중 당분기에 연체로전환된 차주 비율)도 2022년 이후 상승세다. 올해 1분기 자영업자 대출차주의 신규 연체진입률은 2021년 4분기 0.47%에서 올해 1분기 1.52%까지 확대됐다. 연체차주의 연체지속률(전분기 연체차주 중 당분기에 연체상태를 지속하는 차주 비율) 역시 같은기간 69.7%에서 74.6%로 올랐다.

한은은 2022년 하반기 이후 신규로 연체에 진입한 차주가 가파르게 증가한 가운데 이들이 연체상태를 상당 기간 지속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채무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졌거나 회생가능성이 없는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재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