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후보 없이 LOI 마감…상시 접수로 전환
8월분 급여 잔여액 지급 연기…희망퇴직 취소
결제액, 재개장 직후 대비↓…납품대금도 주목
8월분 급여 잔여액 지급 연기…희망퇴직 취소
결제액, 재개장 직후 대비↓…납품대금도 주목
이미지 확대보기5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대형마트 사업부 매각을 주관하고 있는 삼일회계법인은 최근 인수 의향서(LOI) 접수 기한을 없애고 상시 접수로 전환했다. 당초 지난달 31일을 접수 기한으로 정했으나 인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곳이 한 곳도 나타나지 않은 데 따른 조치다. 전환 이후에도 뚜렷한 인수의향자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매각 대상은 영업 중인 67개 점포와 본사, 온라인사업 부문이다. 홈플러스는 이와 별도로 폐점한 자가점포 19곳의 부동산을 매각할 계획이다.
인수합병(M&A)은 인수의향자조차 확보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고, 매출 부진으로 운영자금마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정상 영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30일 일부 신선식품 납품대금을 결제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지급해 둔 보증금을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산·수산 부문은 보증금 일부를 차감하고 잔액만 지급했으며, 축산·즉석식품 부문은 보증금 위주로 대금을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증금은 지난 8월 영업 재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생절차 속 대금 지급 불확실성을 우려한 협력업체들이 선결제를 요구하자 홈플러스가 미리 지급한 자금이 사실상 거래 보증금 역할을 해왔다는 설명이다. 알려진 대로라면 홈플러스는 신규 현금을 쓰는 대신 기존 선지급 자금을 소진해 납품대금을 결제한 셈이다.
주목할 점은 보증금이 줄어들수록 향후 상품을 공급받을 여력도 함께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형마트는 매대가 채워져야 매출이 발생하고, 매출이 있어야 납품대금과 인건비를 지급할 수 있다. 상품 확보에 차질이 생기면 매출이 줄고, 이는 다시 자금난을 키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오는 10일 예정된 다음 신선식품 납품대금 결제가 정상적으로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홈플러스 측은 보증금 차감 방식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선불로 거래해 온 것은 맞지만 보증금을 차감하며 물건을 받는다는 얘기는 들은 바 없다면서도, 자금 사정이 최악인 것은 맞다고 밝혔다.
자금난은 임금 지급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3일 8월분 급여의 25%를 우선 지급하고 나머지 75%를 30일 지급하기로 했으나, 자금 사정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지급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또다시 연기했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지급 일정도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달 29일 희망퇴직 예정일을 불과 이틀 앞두고 ‘경영 사정의 변경’을 이유로 희망퇴직 절차를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당초 미지급 급여와 추석 상여금, 퇴직금을 이달 14일 일괄 지급하기로 했던 만큼 관련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신용·체크카드 결제 추정액은 지난 8월 13~17일 하루 평균 70억8000만원에서 9월 24억6000만원으로 급감했다. 10월에도 하루 평균 24억원대에 머물렀다. 재개장 직후와 비교하면 약 35% 수준이다. 지난달 25~31일에는 하루 평균 결제 추정액이 20억6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지난 7월 투입된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마저 이미 소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잠재적 인수자들이 현재보다 유리한 가격과 조건으로 점포를 확보할 수 있는 시점을 기다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회생계획을 이행할 수 없다는 점이 명백해지면 법원이 회생절차를 폐지할 수 있다.
다만 회생절차 폐지가 곧바로 파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폐지 결정이 확정되고 지급불능 등 파산 원인이 인정돼야 법원이 파산을 선고할 수 있다.
파산절차로 전환되면 자산 매각의 목적은 사업 정상화보다 채권자 배당을 위한 청산에 맞춰진다. 이 경우 점포별 매각 가격이나 고용 승계 등 거래 조건이 지금보다 완화될 수 있어 인수 후보가 서둘러 나설 유인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과 노조는 홈플러스를 살려야 한다고 거듭 외치고 있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월 13일 “국회는 홈플러스 살리기에 집중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지난 3일에는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진보당, 사회민주당, 홈플러스 사태 해결 공동대책위원회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적자금 투입을 포함한 정상화 대책을 정부에 요구했다.
민병덕 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은 인수자가 나타날 때까지 영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전체 직원의 절반에 가까운 동료들이 휴업 상태에 놓여 있고, 임금은 반복적으로 체불되고 있다”며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더 이상 버틸 힘도, 기다릴 시간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움직임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3일 노조는 MBK파트너스가 약속했던 2000억원의 자금 투입과 체불임금 해결을 요구했다. 정부와 수사기관을 향해서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에 대한 구속수사와 경영 책임 규명, 공적자금 투입을 포함한 정상화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문용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yk_115@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