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한국은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이 405잔(2023년 기준)으로 세계 평균(152잔)의 약 2.7배에 달한다. 그러나 계속되는 커피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2025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커피(외식)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5.6% 상승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1.7%)보다 3배 이상 올랐다. 이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문미란)은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의 재무분석, 원두의 가격 변동 추이를 살펴봄으로써 커피 가격의 적정성을 분석했다.
올해만 해도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고가 브랜드를 시작으로 메가MGC, 컴포즈 등 저가 브랜드도 잇따라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스타벅스는 2024년 8월, 그란데와 벤티 사이즈 음료 가격만 올렸다가 불과 6개월도 지나지 않은 2025년 1월 24일부터 숏/톨 사이즈 커피 음료 가격을 200원씩 인상하며 현재 톨 사이즈(355ml) 아메리카노 한 잔의 가격은 4700원에 이르게 됐다.
투썸플레이스 역시 스타벅스와 동일한 수준으로 가격을 조정했다. 2022년 1월 4500원이었던 레귤러 사이즈(355ml) 아메리카노가 2025년 3월부터 200원 오른 4700원이 됐다.
저가 커피 브랜드도 가격 인상 대열에 올랐다. 메가MGC커피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1500원에서 1700원으로, 컴포즈커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1500원에서 1800원으로 인상했다. 이외에도 상반기 동안 폴바셋, 더벤티, 빽다방 등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주요 커피 브랜드 최소 10곳 이상이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가격을 인상한 커피 브랜드 4개 업체의 실적을 살펴보면, 이익을 내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었다. 스타벅스는 2024년 3조 원대의 매출을 달성할 정도로 크게 성장하였고,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36.5% 상승했다. 메가MGC커피는 2020년부터 4년간 매해 평균 72.6%의 매출성장률을 달성했으며, 2023년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4.1%나 상승했고 2024년에도 전년 대비 55.1% 상승하여 매우 높은 영업이익성장률을 보였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가 인수한 투썸플레이스도 2023년에 매출액 12.1% 증가, 영업이익 19.3% 증가했으며, 2024년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5.2%까지 늘었다. 컴포즈커피 또한 2023년부터 전자정보공시시스템에 재무 정보를 공개해야 할 만큼 규모가 커졌으며, 최근 3년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고가 브랜드인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저가 브랜드인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4개 업체 손익은 코로나19 시기인 2022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었다.
최근 커피 브랜드 업체들이 제품 가격 인상 사유로 가장 많이 내세우는 것은 원두 가격 상승이다. 실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2025년 기준 4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아메리카노 1잔의 원가를 자체 추정한 결과, 에스프레소 1샷에 사용되는 원두(약 10g)의 원가는 111원 내외로 나타났다. 스타벅스 톨 사이즈 아메리카노 1잔(2샷 기준) 가격이 4700원이라고 볼 경우 사용되는 원두 가격은 222원으로 아메리카노 1잔 가격의 4.7% 수준인 것이다. 저가 브랜드 아메리카노(1700~1800원) 가격으로 살펴볼 경우에도 원두 가격은 12.4~13.1%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이는 소비자가 마시는 커피 한 잔에는 컵·빨대 등의 부재료와 임대료·인건비·판관비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크다는 뜻이다. 이렇듯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커피 한잔에 원두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종 소비자가격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구조라면, 더 이상 업체들은 원두 가격 급등으로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렸다는 이유를 대며 가격 인상을 정당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