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매출 3조원 돌파했지만 이익률 반토막
저가 브랜드 점유율 확대
확장 속도 둔화, 효율성 개선이 과제
저가 브랜드 점유율 확대
확장 속도 둔화, 효율성 개선이 과제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3조100억원을 돌파했고 매장수는 2009개로 세계 3위에 올랐다. 겉으론 확장세지만 수익성은 빠르게 약해졌다. 2021년 영업이익률 10%를 기록했던 스타벅스는 2022년 이후 4~6%대로 반토막이 났다.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을 내는 힘은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2024년 기준 매출원가율은 47.5%, 판관비율은 46.3%로 비용구조만 90%를 넘어섰다.
매출이 커져도 마진이 남기 힘든 구조다. 매장 수도 2020년 연간 150여개씩 늘던 속도가 최근에는 50여개 수준으로 둔화되며 확장 전략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메가커피·컴포즈 같은 저가 브랜드들은 매출 확대와 함께 20~4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미국 본사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글로벌 매출은 6분기 연속 부진했고 영업이익률은 전년 16.7%에서 9.9%로 떨어졌다. 고객 발길이 줄면서 스타벅스 미국 본사는 내년부터 미국 내 공장 다섯 곳의 운영일을 주 7일에서 주 5일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는 비용 절감 조치이자 동시에 프리미엄 커피 수요 둔화의 신호다.
스타벅스는 그동안 ‘커피가 아닌 문화를 판다’는 전략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영업시간 연장, 멤버십 구독제, 진동벨·키오스크 도입 같은 효율을 중시하는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합리적 선택이지만 브랜드가 쌓아온 문화적 상징이 옅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물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저가 브랜드로 소비가 쏠리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스타벅스는 단순히 커피가 아니라 공간 소비까지 결합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충성 고객층이 쉽게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스타벅스는 이미 브랜드 로열티가 충분히 높은데 판촉이나 프로모션에 많은 비용을 쓰는 부분은 더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이에 대응할 전략적 변화도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이번 흐름이 단순히 스타벅스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프리미엄 소비 전반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스타벅스를 찾지만 ‘가성비’와 ‘합리적 소비’에 대한 인식이 강화된 상황에서 과거처럼 무조건 프리미엄 커피에 지갑을 열지는 않는다. 저가 브랜드들이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하고 동시에 디저트·MD 상품으로 부가 수익을 챙기며 경쟁력을 키우는 것도 무시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스타벅스는 매장 수와 브랜드 파워를 무기로 삼을 수는 있지만 가격 인상과 판촉만으로는 저가 브랜드의 공세를 방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딜레마에 놓였다.
스타벅스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외형은 커지지만 속은 비어가는 구조다. 저가 브랜드는 고마진을 내며 몸집을 키우는 반면 스타벅스는 가격 인상과 판촉활동에도 낮은 마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선 결국 스타벅스가 다시 증명해야 할 것은 단순한 매장 수 증가나 외형적인 성장보다 소비자가 여전히 “스타벅스만의 경험”을 위해 지갑을 열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