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코스트코' 롯데'빅마켓' 이마트'트레이더스' 3파전
[글로벌이코노믹=주진 기자] 미국계 코스트코를 시작으로 롯데 ‘빅마켓’,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창고형 할인점 시장에 뛰어들면서 업체간 ‘영토 전쟁’에 불이 붙었다.
창고형 할인점은 매장의 실내장식을 최소화하고 제품을 대용량이나 묶음 단위로 파는 대신 제품 가격을 일반 대형마트보다 10~20% 저렴하게 파는 매장을 말한다.
1994년 처음으로 국내에 미국계 코스트코가 진출하면서 처음으로 창고형 할인매장을 접했던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다소 생소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코스트코 가격 경쟁력에 매료된 소비자들의 발길이 늘어나면서 창고형 할인매장이 인기를 끌었다.
롯데와 신세계가 국내 창고형 할인점 시장에 가세하면서 시장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상품 구성과 서비스, 위락․주차시설, 고객만족도 등을 중심으로 코스트코와 빅마켓, 트레이더스를 비교했다.
미국계 '코스트코' 7개점포 운영중
“영수증 검사, 불친절한 서비스, 비좁은 통로․ 주차시설 눈살”
코스트코는 국내에서 서울 양재 · 양평 · 상봉점, 경기 일산점, 대전점, 대구점, 부산점 등 7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코스트코의 강점은 저렴한 가격과 차별화한 상품이다.
외국 유명 브랜드의 티셔츠, 청바지 등이 2~3만원 수준에 판매되고 있고,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외국산 화장품과 건강식품, 국내 다른 할인점에서 찾아볼 수 없는 수입 냉동식품 육류와 과일 등 외국산 신선식품이 저렴한 가격에 팔리고 있다. 또 명품 시계, 보석 등을 병행 수입해 싸게 판다.
이는 전 세계를 무대로 영업하는 코스트코의 바잉, 셀링(buying and selling)파워를 기반으로 제조사들로부터 고급제품을 조달할 수 있는 역량 때문이다.
소품종 대량 판매를 기본으로 상품을 대용량(벌크형)으로 포장하거나 여러 개 묶어서 판다. 이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 매장의 품목 수(SKU:stock keeping unit)는 4만개가 넘는 데 비해 코스트코는 4000여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코스트코를 이용하는 데는 불편함도 많아 서비스 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인테리어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매장 모습, 즉 콘크리트 바닥, 대들보가 보이는 천장에 상품위치 안내 표지판도 없고, 겨우 쇼핑카트 2개가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통로 등은 소비자들에게 큰 불편을 준다. 특히 서비스 직원을 최소화한 불친절한 매장 구조와 매장에서 계산을 마치고 나가는 고객의 영수증을 재차 검사하는 판매 문화, 계산 시 삼성카드와 현금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 비싼 연회비로 운영하는 회원제 방식, 미비한 주차시설의 문제 등은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롯데 '빅마켓' 키즈카페, 패밀리레스토랑 등 편의시설 유치
"롯데카드만 결제 불편”
롯데는 ‘Value In Customer’의 이니셜을 따 ‘빅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6월 28일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에 빅마켓 1호점을 오픈했다.
롯데 역시 코스트코와 마찬가지로 3만원~3만5천원의 연회비를 내는 회원제로 운영된다. 롯데는 연회비를 받는 대신 회원들에게 물품 가격을 대형마트보다 저렴한 수준에서 판매하는 등 회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돌려준다고 설명했다.
‘빅마켓’의 매장 인테리어 역시 코스트코와 흡사하다. 물건을 저렴하게 판매하기 위해서 매장 인테리어를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집기나 상품 진열도 물류창고처럼 팔레트를 사용해 박스 단위로 진열했다.
취급하는 상품 품목 역시 코스트코와 비슷하게 3천여개 품목으로 맞췄다.
빅마켓은 품목은 대형마트 6만개의 1/20 수준이지만 국내 우수 공산품과 해외 45개국에서 1000여개의 제품을 직수입하거나 병행수입해 취급 상품의 다양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루이뷔통, 프라다, 페라가모 핸드백, 오메가, 테그호이어, 까르띠에 시계, 디올, 펜디 선글라스 등의 제품을 10~40% 낮은 가격에 판매한다.
편의시설이 거의 갖춰져 있지 않은 코스트코에 비해 경정비코너와 동물병원, 약국, 패밀리레스토랑, 키즈카페, 스튜디오, 어린이소극장 등 편의시설을 매장 내 유치해 쇼핑객들의 호응이 크다.
하지만, 롯데 빅마켓 역시 코스트코처럼 롯데카드와 현금 외에는 물건값 결재가 불가능하도록 해 소비자들의 불편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신선식품 ‘쿨링존’, 체험형 가전매장 운영
"비회원제에 모든 카드 결제 가능”
지난 13일 7호점인 천안아산점을 오픈하고 ‘한국형 창고형 할인점’을 선언한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빅마켓이나 미국계 코스트코가 3만~3만5000원의 연회비를 받는 것과 달리 트레이더스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비(非)회원제 할인점이다.
동일 상권 내에 일반할인점 대비 7~15%, 회원제 매장 대비 3~5% 정도 싼 ‘가격 경쟁력 정책’을 유지해 나겠다고 선언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판매 상품 수를 소비자 선호가 높은 4000개 품목으로 압축하고, 트레이더스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단독 상품 비율을 85%로 높여 일반 대형마트와의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해외직소싱과 병행수입, 자체상표(PL) 제품 개발 등으로 상품군을 다양화해 이마트와 상품 차별성을 높였고, 대용량 상품을 꺼리는 일반 소비자를 위해 중형 포장 상품을 늘렸다.
특히 채소·양곡·과일 등 신선식품은 온도를 15~18도로 유지하는 500㎡ 규모의 ‘쿨링 존’에서 판매, 공산품 위주의 다른 창고형 할인점과 차별화하기로 했다. 체험형 가전매장도 갖췄다.
이외에도 까르띠에와 IWC 등 시계브랜드와 프라다, 펜디, 마이클코어스 등 명품 핸드백도 갖췄다. 1억2800만원에 달하는 3.5캐럿 다이아몬드 반지도 전시돼 있었다.
모든 신용카드로 결제가 가능해 고객의 편리성을 높였다.
이마트는 올해 창고형 할인점 부문에서 전체의 5%인 6500억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