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핵기술 경험 보유국의 SMR·우라늄 수출 도전
이미지 확대보기남미 원자력 기술 강국 아르헨티나가 AI 시대를 겨냥한 원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일프라이스는 아르헨티나가 60년간 축적한 핵기술과 우라늄 자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원전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현재 폴란드, 체코 등에 원전 수출을 추진 중인 한국의 원자력 산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2023년 12월 취임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과감한 경제개혁과 함께 '아르헨티나 핵 계획'을 발표하며 국가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이 계획은 AI 시대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에너지 자립을 달성하기 위한 종합 프로젝트다.
특히 AI 기술 발전으로 인한 데이터센터 증설, AI 연구개발 인프라 확충,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으로 인해 2030년까지 전력 수요가 현재의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전력 공급원으로서 원자력 발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러한 AI 시대의 폭발적 전력 수요에 대비해 원자력 발전 비중을 확대하고, 나아가 AI 산업 육성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원전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아르헨티나는 남미 최초의 상업용 원자로인 아투차 1호(1974년 가동)를 비롯해 아투차 2호, 엠발세 등 3기의 원자로를 운영하며 총 1,641메가와트 발전용량으로 연간 7.5테라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아르헨티나의 독자 기술력과 자원 보유량이다. 자체 개발 중인 소형모듈원자로 카렘25는 출력 25메가와트급의 첫 독자 원자로 모델로, 설계부터 건설까지 100% 자국 기술로 추진되고 있다. 핵연료 생산시설인 에제이자 센터는 연간 150톤의 원자로 연료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필카니예우 우라늄 농축 공장은 2010년 재가동 이후 연간 300만 분리작업단위까지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라늄 자원도 풍부해 시에라 핀타다 광산과 세로 솔로 광상 등에서 총 1만1000톤 이상의 확인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원자력 기술의 전주기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
1957년 IAEA 설립 당시부터의 회원국인 아르헨티나는 핵 비확산조약(NPT)에도 가입되어 있어, 국제원자력기구(IAEA) 지원도 이 계획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IAEA는 아르헨티나의 원자력 프로그램에 대해 기술 자문과 안전성 검증을 제공하고 있으며, IAEA 사무총장 라파엘 그로시의 프로젝트 출범식 참석은 이 계획이 국제 규범 안에서 이루어짐을 보증하는 셈이다.
중남미 3위의 경제 대국 아르헨티나는 7~9월 분기 GDP가 3.9% 성장하며 침체에서 벗어났다. 정부는 원전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2025년까지 약 50억 달러의 수출 효과와 1만 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풍부한 우라늄 매장량을 활용한 수출 확대는 외화 획득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원전 산업에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다. 한국형 신형경수로와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한국은 아르헨티나의 등장으로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 특히 중남미 시장에서 아르헨티나의 지리적, 문화적 이점은 한국 원전 산업의 새로운 도전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앞선 대형 원전 기술과 아르헨티나의 SMR 기술을 결합한 협력 모델 구축, 우라늄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등 새로운 기회도 열릴 수 있다.
아르헨티나의 핵 개발 계획은 축적된 기술력과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AI 시대를 맞아 급증하는 전력 수요와 탄소중립 요구는 원전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킬 것이다. 한국은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응해 ▲원전 설계·시공·운영 전반의 디지털화 가속 ▲SMR 등 차세대 원전 기술 개발 강화 ▲국제 파트너십을 통한 우라늄 공급망 다변화 ▲신규 시장 공동 개척을 위한 전략적 제휴 확대 등 구체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글로벌 원전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세계 원전 시장의 새로운 기회를 선점해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