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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롯데’, 남은 과제는 '호텔롯데' 상장

신격호 명예회장 별세로 '원톱체제' 공고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장 작업이 최우선 과제
유통‧화학 등 실적 개선과 글로벌 사업도 신경 써야

황재용 기자

기사입력 : 2020-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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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포스트 신격호 시대'에 맞춰 호텔롯데 상장 등 지배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사진은 2017년 10월 롯데지주 출범식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포스트 신격호 시대'를 맞아 호텔롯데 상장 등 지배구조 개선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가장 큰 과제로 떠올랐다.

롯데그룹은 창업주인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별세로 본격적인 포스트 신격호 시대에 돌입했다. 새로운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짊어지게 됐다.

실제로 현재의 신 회장 원톱 체제에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2월 현재의 한일 롯데 지배구조 핵심인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취임하는 등 그동안 롯데그룹의 수장임을 분명히 하고 원톱 체제를 공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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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홀딩스와 롯데지주 지분 구조. 그래픽=이서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homseohee@g-enews.com


지분 구조도 마찬가지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요 주주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13.9%), 임원지주회(6%) 등이다.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광윤사 전체 지분 중 50%+1주만을 보유하고 있지만 나머지 대주주는 신 회장의 영향력 아래 있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재산 상속도 지배구조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재산은 롯데그룹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으로 1조 원이 넘는다. 4명이나 되는 상속인에게 재산을 분배해야 하고 롯데홀딩스 지분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룹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가능성은 상당히 적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산적한 과제 해결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회장의 당면 최대 과제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호텔롯데 상장이다. 2017년 10월 롯데지주를 출범시키며 지주사 체제를 선언했으나 아직까지 신 회장 중심의 지배 구조를 확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전체의 지배구조는 롯데그룹 오너가(家)가 지배하는 광윤사 등이 일본 롯데홀딩스를 지배하는 구조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국내 지배구조의 핵심인 호텔롯데 지분 대부분을 보유 중이다. 여기에 현재 호텔롯데가 롯데지주 위에 존재하고 있다.

당초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 후 호텔롯데를 롯데지주로 편입시켜 지주사 체제를 구축, 경영 투명화와 지배구조 개선을 완성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 지탄을 받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호텔롯데 지분율을 낮추는 등 일본 롯데와의 관계도 정리할 심산이었다.

신 회장은 2014년 6월 기준 74만8963개에 달했던 순환출자 고리를 2018년 4월 모두 끊어냈다.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면서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지주사 체제도 출범시켰고 그룹 주요 계열사인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을 롯데지주 자회사로 가져왔다.

그러나 아직 호텔롯데 상장이 남아 있다. 신 회장의 계획대로 지주사 체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호텔롯데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일본 롯데의 영향력을 줄인 후 이를 한국의 롯데지주로 편입시켜 단일 지배구조를 갖춰야 한다. 이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져야 호텔롯데 아래 있는 롯데물산, 롯데건설, 롯데렌탈, 롯데상사 등도 지주사 체제로 넘어올 수 있다.

호텔롯데 상장에 앞서서는 떨어진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한때 호텔롯데는 약 15조 원의 기업가치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았지만 국정농단 수사로 상장이 중단됐고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면세점 사업의 실적이 악화되는 등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부진한 유통 사업의 회보과 화학 부문 경쟁력 유지 등도 신 회장이 풀어야할 숙제다. 그중 그룹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유통 사업이 우선 위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난해 일본제품 불매운동, 온라인 유통채널과의 경쟁 등 환경 변화에 맞는 역량 강화가 수반돼야 한다.

덩치가 커진 화학 부문은 경쟁력 유지가 관건이다. 롯데케미칼은 미국 공장 준공 등 한때 잘나갔지만 글로벌 업황 악화 등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만큼 실적 악화가 그룹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

이 외에도 신 회장은 '글로벌 롯데'라는 비전에 맞는 해외 진출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현재 화학과 유통, 관광 등 주요 계열사가 해외 사업을 확장 중인데 중국에서의 실패를 거울삼아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에서 제대로 된 성공모델을 만들어 내야 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수많은 악재를 겪은 롯데그룹은 이제 신동빈 회장 원톱체제로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게 됐다. 호텔롯데 상장과 지배구조 개선, 유통과 화학 등 사업 역량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