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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민의 인류의 스승] 석가모니·공자·소크라테스·예수의 삶과 가르침의 교집합을 찾아서

(36) 스승들의 죽음 ①

기사입력 : 2018-05-23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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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민(변호사·소설가)
지난 시간에 우리는 사탄·마귀가 죽음을 무기로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 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석가모니도 죽었고 예수도 죽었습니다. 특히 예수는 매서운 채찍으로 온몸이 찢겨진 채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습니다. 석가모니와 예수가 사탄·마귀의 사망권세를 이긴 것이 맞습니까? 또 인류를 생노병사로부터 해방시킨 것이 맞습니까?

석가모니는 독화살의 비유에서 독화살을 누가 쏘았는지, 독화살의 재질이 무엇인지 등은 나중 문제이고 당장 시급한 것은 독화살에 맞은 사냥꾼을 치료하는 것이라고 설파하였습니다. 과연 석가모니가 독화살에 맞은 세상 사람들을 치료한 것이 맞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예수와 석가모니가 사탄·마귀의 사망권세를 이겼다고 생각하십니까? 이겼다면 도대체 어떻게 이겼다는 말일까요?

이 문제와 관련하여 스승들의 죽음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소크라테스입니다. 플라톤이 쓴 「파이돈」에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순간이 생생하게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말을 마치자 간수가 독약이 든 잔을 소크라테스에게 건네주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태연하고 온화한 태도였고 조금도 두려운 빛을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그는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눈을 크게 뜨고 간수를 바라보며 잔을 들고 말했습니다.

“신에게 드리는 뜻으로 한 방울 떨어뜨려도 되나? 가능할까?”

“우리는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양만을 준비했습니다.”

“알았네. 그러나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가는 여행이 편안하도록 신에게 기도는 드릴 수 있겠지. 기도를 드려야만 한다네.”

기도를 마친 소크라테스는 잔을 입술에 대고 아주 태연하고 유쾌하게 독약을 마셨습니다. 소크라테스를 지켜보던 친구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고 맙니다.

“이 이상한 울음소리는 무엇이란 말인가? 내가 여자들을 내보낸 것은 이런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지 않으려고 한 것이네. 사람은 조용히 죽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네. 그러니 제발 조용히 참아 주게나.”

말을 마친 소크라테스가 이리저리 걸어 다니다가 다리의 힘이 없어지기 시작한다고 말하고 침대에 드러누웠습니다. 간수가 가르쳐준 대로 한 것입니다. 하반신이 차가워지기 시작했을 때 소크라테스가 얼굴을 가린 천을 들추고 말했습니다.

“크리톤, 나는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 마리를 빚졌네. 기억해두었다가 빚을 갚아주겠나?”

“꼭 갚아주겠네. 더 할 말은 없나?”

크리톤의 질문에 소크라테스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1, 2분 후 소크라테스의 몸이 약간 움직였고 간수가 얼굴을 가린 천을 벗겨냈습니다. 소크라테스의 눈은 허공을 응시한 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크리톤이 그의 눈을 감기고 입을 다물게 해 주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독약을 마시기 직전 장례를 어떻게 치러야 하는지 묻는 크리톤에게 “나는 독약을 마시고 자네들 곁을 떠나 축복받은 사람들과 기쁨을 나누기 위해 간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숱하게 많은 말을 했는데 그런 말들이 크리톤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었던 것 같네”라고 말했습니다. 영혼이 떠난 육신은 한낱 물질에 불과하니 장례를 어떻게 치르든지 문제될 것이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앞두고 내세의 존재를 확신하고 있었고 자신이 갈 내세가 이 세상보다 훨씬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그가 죽음을 두려워 할 이유가 있었을까요?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가는 여행’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여러분은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런 것을 왜 생각하느냐고요? 제가 공부해보니 성인들은 모두 죽음에 대해 깊이 묵상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어떻게 죽어야 하는가?’와 같은 문제라는 것입니다. 죽음은 결코 회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라고 했습니다. 죽음에 지지 않기 위해서는 죽음의 실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강정민(변호사,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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