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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글쓰기] 자아도취에서 자기인식으로

김선영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

기사입력 : 2018-04-0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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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
리더가 조직을 자기 편으로 만들지 못할 때가 있다. 말로도, 글로도 소통이 안된다. 불통의 리더는 한마디로 ‘답정너’(상대방에게 질문을 하기는 하지만 결국 자신의 칭찬이나 자신을 편들어주는 답을 하게 만드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구성원의 의견을 듣기도 전에 자기 의견을 핏대 올리며 열변을 토한 이후에,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봤자 솔직하게 답해줄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이해도, 동의도 되지 않는 결정에 구성원이 열과 성을 다해 움직여줄 리 만무하다. 납득이 안되는 주장으로 외로운 섬이 되어버린다. 아무리 리더가 본인의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고 당근을 제시해봐야 소용없다. 소통이 막혀 섬에 갇히면 더이상 논리적 설득도, 감정적 호소도 안먹힌다.

왜 리더가 포위되나? ‘자신이 옳다’는 강한 신념 때문이다. 이런 리더는 혼자만 말한다. 결과는 정해 두고 상황을 억지로 끼어 맞춘다. 구성원이나 관계자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자기 얘기만 한다. 리더가 자기 열변에 감탄한 딱 그만큼 팀원의 반응은 냉랭하다

자아도취. 본인의 생각에 심취해 거침없이 말하고 만족하는 리더를 아주 잘 설명해주는 단어이다. 자아도취는 스스로를 뛰어나다고 믿거나, 자기 중심적 성격 또는 행동을 말한다. 청소년기 정체성 형성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아도취는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외부의 시선을 인식하고 자신을 객관화하며 없어진다.

구성원들과 소통이 안되는 리더라면, 자아도취가 아닌지 돌아보라. 구성원들은 아무 생각이 없고 아는 게 없다고 여기지는 않는가? 그렇지 않다. 리더 위치에 있는 여러분이 구성원의 생각을 듣지 않아서다. 여러분만큼 회사를 잘 알고 고민하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역시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대가 회사라는 걸 모르는 게 아닐까. 회사라는 조직의 개념과 현재 회사의 미션, 그리고 조직을 지탱하는 구성원에 대해 제대로 모르기에 고립된 것이 아닐까?

전체 상황을 바로 이해하려면 우물에 빠진 자기 자신을 꺼내어 놓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청소년이 성인으로 성장하듯이 리더는 자아도취를 넘어 자기인식(self-awareness)으로 가야 한다. 자기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에서 리더십은 시작된다.

글쓰기는 자신을 바로 보게 하는 좋은 도구이다. 말과 행동은 내 기억 속에서 임의로 조작되고 삭제되기도 한다. 글은 그대로 남는다. 내가 써놓은 것을 몇 번이고 들여다보게 된다. 시간의 차이를 두고, 논리적 결함이 없는지,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몇 번을 살펴보다 보면 자기 의견과 논조에 대하여 좀 더 객관화할 수 있다.

미사여구 없이 담백하게 본인의 생각을 써 나가 보자. 글이 잘 안써질 것이다. 불통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유는 두가지다. 리더의 욕망과 현실에 차이가 있거나 논리의 근거가 빈약하거나.

리더의 욕망과 회사의 존재이유, 그리고 주위 상황이 잘 맞아 떨어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그런데 리더가 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구성원을 설득하려고 하면, 구성원들은 거짓말로 오해할 수 있다. 이것이 반복되면 리더의 말은 신뢰를 잃는다. 옳은 말들도 오해 속에 가려질 것이다. 이렇게 분명하지 않은 말들은 커뮤니케이션을 단절시킨다.

번뜩이는 아이디어, 순간의 통찰이라고 생각했던 여러분의 생각은 사실 좋은 느낌에 불과했을 수도 있다. 남들을 설득할 만큼 충분한 경험과 정보와 논리가 있지 않으면 글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처음 리더가 되었을 때 어색함은 시간이 지나면 없어진다. 어색함은 익숙함을 지나 자신감으로 바뀌고, 말은 점점 술술 나온다. 대부분 리더가 여기서 노력을 멈추고 만족한다.

리더들이여! 능숙하게 말하는 자아도취 단계에서 멈추지 말자. 글쓰기와 더불어 정확한 자기인식의 노력을 하자. 여러분의 말과 글을 듣고 보며 구성원의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기를, 리더의 진심이 구성원을 감동시키고 함께 나아가기를 바란다.


김선영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 김선영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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