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IM·모건스탠리, 선거 결과와 물가지표 확인까지 관망…국채 추가 상승 여력 제한적
미국 40조달러 부채·AI 데이터센터 투자 변수…36개 주지사 선거에도 주목
미국 40조달러 부채·AI 데이터센터 투자 변수…36개 주지사 선거에도 주목
이미지 확대보기3일(이하 현지시각) 실시되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월가의 대형 채권 운용사들이 신규 투자를 일시적으로 보류하며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한 뒤 높은 수익률을 확보하려는 채권 투자자들이 대거 시장에 유입됐지만 선거 결과에 따른 재정정책 변화와 향후 금리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추가 매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사상 최대 수준인 40조달러(약 5경3432조원)의 미국 국가부채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와 주정부 규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채권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중간선거를 이틀 앞두고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국채 거래를 줄인 채 선거 결과와 경제지표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PGIM·모건스탠리 투자 보류…국채 추가 상승 여력 제한적
미국 자산운용사 PGIM크레딧의 그레그 피터스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미국 국채시장에서 큰 폭의 움직임이 나타난 뒤 투자자들이 일시적으로 거래를 멈추는 시점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중간선거가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치러진 선거 가운데 시장에 가장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거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채권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해 매수에 나섰다.
그러나 이미 국채가격이 상당 폭 움직인 상황에서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피터스 CIO는 “현재 시장에 반영된 금리 전망을 고려하면 미국 국채의 가격 상승에 따른 추가 수익을 기대할 여지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자산운용의 비샬 칸두자 채권운용 책임자도 기존의 긍정적인 채권시장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투자를 보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칸두자는 선거 결과뿐 아니라 미국 재무부의 국채 차환발행 계획과 소비자물가 지표를 확인한 뒤 투자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재무부는 중간선거 다음 날인 4일 국채 차환발행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10일에는 미국 물가지표가 발표된다.
칸두자는 선거 결과 하나만으로 향후 금리와 수익률곡선의 방향을 판단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회 분점 시 국채시장에 긍정적…공화당 압승은 부담 전망
채권 투자자들은 선거 결과에 따른 미국 정부의 재정지출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칸두자가 이끄는 모건스탠리자산운용 채권운용팀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의회를 나눠 장악하는 상황을 기본 시나리오로 설정하고 있다.
칸두자는 의회가 분점될 경우 재정지출에 대한 제약이 커지면서 채권시장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지출 확대가 제한되면 국채 발행 부담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의회 구성만으로 향후 정책 방향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광범위한 행정권한과 거부권을 보유하고 있어 의회의 정책 결정에 상당한 제약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칸두자는 민주당이 의회에서 크게 승리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 때문에 복잡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에는 채권시장에 더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공화당의 전면 승리 가능성이 현재 시장가격에 충분히 반영돼 있지 않다며 실제로 이같은 결과가 나오면 시장 반응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36개 주지사 선거도 변수…AI 데이터센터 투자 영향
이번 중간선거에서 월가가 주목하는 또 다른 변수는 미국 36개 주에서 실시되는 주지사 선거다.
미국 전역에서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관련 기반시설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주정부의 정책과 규제가 기업들의 투자계획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BNY의 제이슨 그래넷 CIO는 “이번 선거에서는 주지사 선거 결과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데이터센터와 관련 기반시설이 집중된 지역에서는 주지사 선거 결과가 AI 설비 확충과 자본지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데이터센터 거점인 텍사스주와 오하이오주에서는 주지사 선거가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FT는 이들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AI 산업 확장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피터스 CIO도 연방 상원의원 선거가 중요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정책을 집행하는 주지사의 영향력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지사 선거는 대형 기술기업들이 AI 인프라 확충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는 상황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 주요 기술기업들은 이번 주 시장 예상에 못 미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도 AI 인프라 확충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조달 계획을 제시했다.
AI 산업의 막대한 차입과 투자 규모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는 지난달 30일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주정부의 데이터센터 관련 정책이 달라지면 기술기업의 투자계획과 자금조달 여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선거 결과보다 AI·연준 정책에 주목하는 투자자도
일부 투자 전문가들은 중간선거 결과보다 AI 투자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이 금융시장에 더 중요한 변수라고 보고 있다.
자산운용사 맨그룹의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 시장전략가는 선거 결과를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경우 금융시장이 가장 크게 반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프랭클린템플턴의 대니얼 감바 공동사장 겸 최고상업책임자는 “최근 아시아에서 열린 자산운용업계 행사에서 중간선거가 거의 논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감바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는 AI 산업과 연준의 정책 방향, 지정학적 위험 등에 집중돼 있다.
그는 최근 프랭클린템플턴 연구 결과와 과거 경험을 고려할 때 중간선거 결과만으로 금융시장에 급격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1조8000억달러(약 2404조4400억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감바는 고객들이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만 이는 선거 자체보다 AI 산업과 데이터센터 투자, 주요 주가지수의 특정 기업 집중 현상과 더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투자자들의 논의는 특정 기업이나 산업에 대한 투자 집중을 줄이는 분산투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덧붙였다.
FT는 대형 채권 운용사들이 중간선거와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거래를 보류하고 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선거 결과가 금리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