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정보위원회 15쪽 평가 보고서… 프랑스 소요 사태는 외국 지시 없는 자생 운동 결론
러시아 연계 조직과 이란 당국의 허위 정보 유포 지목… 서방 쇠퇴론 선전
극우 계정의 조작 영상 800만 회 조회 기록… 국가 차원 공작보다 민간 인플루언서 파급력 우세
러시아 연계 조직과 이란 당국의 허위 정보 유포 지목… 서방 쇠퇴론 선전
극우 계정의 조작 영상 800만 회 조회 기록… 국가 차원 공작보다 민간 인플루언서 파급력 우세
이미지 확대보기스페인 일간지 엘문도와 글로벌 안보 분석 매체들은 10월 21일(현지시각) 국제 허위 정보 감시 기구인 허위정보위원회의 평가 보고서를 인용해, 러시아 연계 네트워크와 이란 당국이 프랑스의 자생적 시위를 왜곡해 서방 사회의 혼란상을 부풀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15쪽 분량의 해당 평가 보고서는 이번 소요 사태가 외국의 지시로 일어난 것이 아님에도 양국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폭력 사태를 악용했다고 결론지었다.
외세 개입 없는 자생 시위 악용한 외부 선전 활동 지목
이번 사태는 지난달 17일 파리 인근 크레테유 지역의 한 중등학교 교사 파업에서 출발해 전국 수백 개 학교로 번져나간 대규모 소요다. 노동조합 추산 80만 명, 프랑스 경찰 집계 55만 명이 거리로 나오면서 시청 공격과 상점 약탈이 이어졌고, 중부 리모주에서는 143년 역사를 지닌 시청 종탑 지붕이 무너지고 파리 엘리제궁 근처에서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유혈 충돌이 일어났다.
허위정보위원회는 이번 사태가 외국 세력이 시작했거나 지시한 정황이 없는 자생적인 집회라고 결론지었다. 프랑스 정부 일각에서 좌파 정당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가 시위를 조직했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제시된 정보가 특정 지역에 한정돼 명확한 근거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모스크바와 테헤란이 이 같은 폭력 사태의 혼란상을 정치적 목적에 맞춰 활용했다고 분석했다. 양국 연계 세력이 서방 사회의 분열과 쇠퇴를 부각하기 위해 실제 집회 현장과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섞어 유통하는 방식으로 정보 공간을 왜곡했다는 설명이다.
언론 사칭과 인공지능 검색 오염 시도한 러시아 연계망
러시아의 허위 정보 조직으로 지목된 마트료시카는 프랑스 통신사 AFP,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 벨레,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를 사칭해 이틀 만에 조작 기사 약 20건을 제작해 배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프랑스 교사 54명이 살해당했다거나 전직 총리가 시위 자금을 댔다는 허위 내용을 퍼뜨린 뒤 언론계 사실 확인 담당자들을 태그해 관심을 끄는 수법을 썼다.
또 다른 러시아 선전 네트워크로 꼽히는 프라우다 혹은 포털 콤바트는 10월 17일 프랑스어 웹사이트 2곳에 21건의 글을 올리며 인공지능 검색 엔진의 결과 화면을 노렸다. 조사관들이 챗GPT, 구글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등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에서 답변 24개를 분석한 결과, 퍼플렉시티는 러시아의 개입 여부를 묻는 질문 2회 모두에서 해당 러시아 계열 웹사이트를 출처로 인용해 허위 정보 유입 우려를 확인시켰다.
러시아 외무부 역시 프랑스 경찰의 시위 진압에 대해 유럽연합 당국자들이 침묵하고 있다고 공개 비판하며 이러한 선전전에 힘을 실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서방 국가들의 이중잣대를 문제 삼았다.
이란 외교 채널의 비난 공세와 외교 충돌
이란은 외교부와 재외공관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프랑스 비판 여론을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란 당국은 9월 21일부터 10월 9일 사이에 관련 영상 게시물 34건을 올려 13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프랑스 정부가 인권을 내세우면서 자국 시위대는 폭력적으로 진압한다는 비판을 집중적으로 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양국 간의 외교 마찰로 번졌다. 프랑스 외무부는 10월 7일 이란 외무부 공식 계정이 온라인에 허위 내용을 유포하며 프랑스 내부 혼란을 부추겼다는 이유를 들어 주프랑스 이란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보고서는 러시아와 이란 연계 세력의 활동 외에도 극우 인플루언서들이 과거 시위 영상을 재활용해 퍼뜨린 게시물이 8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혼란을 키웠다고 짚었다. 국가 기관과 민간 극우 세력 사이의 사전 공모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서로 다른 세력이 각자의 목적을 위해 프랑스 시위 현장을 정보 왜곡의 무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조사는 전통적인 물리적 충돌 이면에 소셜미디어 조작과 인공지능 검색 침투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하이브리드 전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국경을 넘어 여론을 교란하는 행태에 대한 국제 사회의 공동 대응과 플랫폼 검증 시스템 재정비가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