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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호르무즈를 ‘트럼프 해협’으로”…통제권 자찬

“이제 미국이 통제” 주장…원유 통항 1700만배럴로 전쟁 후 최대
전쟁 전 하루 2000만배럴엔 못 미쳐…민간 추적업체도 완전 회복에 의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자신의 이름을 딴 ‘트럼프 해협’으로 바꿀 것을 제안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이 이란의 해협 통제력을 무너뜨리고 사실상 호르무즈를 장악했다는 주장을 다시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공개한 원유 통항량조차 아직 전쟁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해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 통제’ 주장과 실제 해운 상황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있다는 지적이다.

3일(이하 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엣서 호르무즈 해협을 ‘트럼프 해협’으로 개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우리가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의 통제 아래 두고 있으니 이름을 ‘트럼프 해협’으로 바꿔야 할까”라고 썼다. 이어 새로운 이름을 붙이면 미국처럼 “그 어느 때보다 더 뜨거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제안은 이란 전쟁에서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했다는 자신의 주장을 부각하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고 CNBC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이란이 해협의 통제력을 잃고 있으며 미군이 보호하는 항로를 통해 원유 수송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선박 통항량을 보면 전쟁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CNBC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31일 하루 동안 1700만배럴 이상의 원유가 선박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28일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은 물량이다.

하지만 전쟁 전에는 원유와 석유제품을 합쳐 하루 약 2000만배럴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라이트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운영하는 송유관 물량까지 포함하면 걸프 지역 전체 원유 수출은 전쟁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미국이 이란의 해협 봉쇄 능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증거로 제시하고 있다.

반면 CNBC는 민간 선박추적업체들의 자료를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자체는 여전히 전쟁 이전보다 크게 적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다시 격화하면서 통항량이 오히려 줄어든 날도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하는 1700만배럴과 민간 선박추적업체의 통항량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최근 원유 수송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유조선들이 공격을 피하기 위해 위치정보 송신장치를 끈 채 야간에 운항하는 경우가 늘면서 민간 업체가 모든 선박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려워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는 이런 상황에서도 이란이 더 이상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세계 경제를 위협할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전 세계 원유 교역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던 핵심 해상 수송로다.

이란은 전쟁이 시작된 이후 해협을 통과하는 민간 선박을 공격하고 통행을 제한하면서 국제 원유시장에 압박을 가해왔다.

미국은 이란이 설치한 기뢰를 제거하고 오만 해안에 가까운 남쪽 항로를 중심으로 상선을 보호하면서 원유 수송량을 늘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럼프 해협’ 발언은 이 같은 작전이 성공하고 있다는 주장을 상징적으로 부각한 것이다.

그가 국제적인 수역의 명칭 변경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무역갈등을 벌이는 가운데 최근 온타리오호의 미국 내 명칭을 ‘아메리카호’로 바꾸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앞서 집권 2기 첫날에는 멕시코만을 ‘아메리카만’으로 부르도록 미국 정부의 공식 명칭을 변경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 영토와 접해 있지 않고 이란과 오만 사이에 있는 국제 수로여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이름을 변경할 수 있는지도 불분명하다는 관측이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호르무즈 통제권을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선박 통항량은 여전히 전쟁 이전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결국 ‘트럼프 해협’이라는 명칭보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 주장하는 해협 통제력이 실제 원유 수송 정상화로 이어지고 있는지 여부다. 전쟁 이후 최고 수준인 하루 1700만배럴까지 회복됐지만 전쟁 전 약 2000만배럴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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