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 연산 능력 외부 판매 검토
AWS·애저·코어위브와 경쟁 가능성…주가 9% 넘게 급등
AWS·애저·코어위브와 경쟁 가능성…주가 9% 넘게 급등
이미지 확대보기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스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사업 진출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로 커진 비용 부담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바꾸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자체 데이터센터의 남는 연산 능력을 외부 개발자와 기업에 판매하면 메타는 광고 의존도를 낮추고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코어위브 등과 직접 경쟁하게 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메타가 AI 연산 능력을 외부 고객에게 판매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메타 주가는 장중 9% 넘게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메타의 막대한 AI 설비투자가 단순 비용 증가에 그치지 않고 별도 매출원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 반응했다.
◇ 남는 AI 연산력 판다
메타가 검토하는 사업은 자체 데이터센터의 잉여 연산 능력을 외부 고객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외부 개발자가 메타 데이터센터에서 AI 모델을 구동하거나 메타의 AI 모델을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형태로 이용하고 사용료를 내는 구조가 거론된다. 단순히 메타 내부 서비스에 필요한 연산 자원을 쓰는 데 그치지 않고 AI 인프라를 외부에 판매하는 클라우드 사업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이는 AWS나 MS 애저, 구글 클라우드가 해온 사업과 비슷하다. 다만 메타는 전통적인 클라우드 사업자가 아니라 소셜미디어와 광고를 핵심 수익원으로 삼아온 기업이다. 실제 사업화가 이뤄지면 메타의 사업 모델에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긴다.
메타는 그동안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스레드 등 대형 플랫폼을 운영하기 위해 막대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왔다. 최근에는 생성형 AI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전력, 데이터센터 투자를 더 빠르게 늘리고 있다.
◇ 광고 의존 낮추는 카드
메타의 매출 대부분은 여전히 광고에서 나온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광고 사업은 막대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지만 경기 변동과 개인정보 규제, 틱톡·유튜브 등 경쟁 플랫폼의 압박에 노출돼 있다. AI 클라우드 사업은 이런 광고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새 카드로 볼 수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투자자들과의 통화에서 외부 기업들이 메타에 API 서비스나 연산 자원 구매 가능성을 문의해 왔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메타가 아직 그런 사업을 본격화하지 않은 이유는 내부적으로 연산 자원을 쓸 곳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AI 인프라를 과도하게 구축한 것으로 판단되는 순간에는 외부 판매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메타가 클라우드 사업을 검토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시장에서는 메타가 투자 규모를 정당화하기 위해 AI 연산 능력을 더 적극적으로 수익화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 코어위브식 모델도 검토
메타가 검토하는 또 다른 방향은 이른바 네오클라우드 사업이다.
네오클라우드는 AI 개발에 특화된 GPU와 서버를 임대해주는 신흥 클라우드 업체를 가리킨다. 코어위브가 대표적이다. 코어위브는 AI 기업과 빅테크에 고성능 GPU 연산 자원을 제공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메타가 자체 하드웨어 접근권을 외부에 판매하면 코어위브와 비슷한 사업을 하게 된다. 차이는 메타가 기존에 세계 최대급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쌓은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코어위브 같은 AI 인프라 업체에는 부담이다. 메타는 지금까지 AI 연산 자원의 대형 구매자였지만 클라우드 사업을 시작하면 일부 영역에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다. 실제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추진 보도 이후 코어위브와 네비우스 등 AI 클라우드 관련주는 약세를 보였다.
◇ AI 투자 부담 줄일 수 있나
메타가 클라우드 사업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AI 투자에 대한 부담이다.
생성형 AI 경쟁은 빅테크의 자본지출을 크게 키웠다. 대규모 언어모델 훈련과 추론에는 막대한 GPU, 전력, 냉각 설비,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 투자자들은 빅테크가 AI에 쓰는 돈이 실제 수익으로 돌아오는지 점점 더 엄격하게 따지고 있다.
메타도 예외가 아니다. 회사는 AI 인프라, 모델 개발, 고급 인재 영입에 큰돈을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라마4 모델에 대한 시장 반응은 기대만큼 뜨겁지 않았고 오픈AI·앤스로픽·구글·MS와의 경쟁도 치열하다.
메타 주가는 이번 보도 전까지 올해와 최근 12개월 기준 모두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투자자들이 AI 지출 확대를 부담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새 클라우드 사업은 이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논리적 해법이 될 수 있다.
AI 인프라가 내부 비용에 머물면 투자 부담이 커진다. 반대로 남는 연산 능력을 외부에 팔아 매출을 만들면 같은 설비투자가 수익 자산으로 바뀐다. 이번 주가 급등은 시장이 그 가능성에 반응한 결과다.
◇ 저커버그의 AI 조직 재정비
메타는 최근 AI 조직도 대대적으로 손질하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스케일AI 창업자 알렉산더 왕을 영입해 메타의 최고AI책임자(CAIO)를 맡겼다. 왕은 메타 초지능연구소를 이끌며 회사의 AI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스케일AI는 AI 학습용 데이터 정제 분야에서 성장한 스타트업이다. 메타는 스케일AI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AI 인재와 데이터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려 하고 있다.
이는 메타가 AI를 단순 기능 추가가 아니라 회사의 다음 핵심 성장축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클라우드 사업 검토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이다. 메타가 AI 모델을 만들고, 자체 데이터센터를 짓고, 외부 개발자에게 연산 자원과 모델 접근권을 판매하는 구조를 갖추면 더 수직화된 AI 사업 모델이 된다.
◇ 빅테크 클라우드 경쟁 새 변수
메타가 클라우드 시장에 실제로 들어오면 경쟁 구도는 더 복잡해진다.
AWS, MS 애저, 구글 클라우드는 이미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의 강자다. 이들은 AI 모델 훈련과 배포, 데이터 관리, 기업용 소프트웨어, 보안 서비스를 묶어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메타가 이들과 정면으로 경쟁하려면 단순 연산 자원 판매를 넘어 개발자 도구, 기업 고객 지원, 보안, 서비스 안정성, 과금 체계를 갖춰야 한다. 광고와 소셜미디어 중심 회사였던 메타에는 새로운 역량이 필요한 분야다.
반면 AI 전용 연산 자원 수요는 워낙 크다. 모든 고객이 종합 클라우드 서비스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AI 스타트업과 개발자는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GPU와 모델 접근권을 더 중요하게 볼 수 있다. 메타가 이 틈새를 파고들면 코어위브 같은 네오클라우드 업체와 더 직접적으로 맞붙을 수 있다.
◇ 비용에서 사업으로 바뀌는 AI 인프라
이번 보도는 빅테크의 AI 인프라 전략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AI 데이터센터는 주로 비용으로 인식됐다. 더 많은 GPU를 사고 더 큰 데이터센터를 짓는 기업이 AI 경쟁에서 앞설 수 있지만, 그만큼 현금흐름과 마진에는 부담이 생긴다.
이제는 인프라 자체를 사업화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남는 연산 능력을 팔고, 자체 AI 모델을 외부 개발자에게 제공하며, 하드웨어 접근권을 서비스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메타가 이 방향으로 움직이면 AI 투자를 둘러싼 시장의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 투자자들은 단순히 자본지출 규모를 걱정하는 대신 그 인프라가 얼마나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지 따지게 된다.
다만 사업화가 성공하려면 고객 수요와 가격 경쟁력, 안정적인 인프라 운영이 모두 필요하다. 메타가 내부 AI 개발에 필요한 연산 능력과 외부 판매분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도 관건이다.
◇ 광고회사에서 AI 인프라 기업으로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추진은 회사 정체성 변화와도 연결된다.
메타는 오랫동안 광고 플랫폼 기업이었다. 이후 메타버스 투자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생태계를 키우려 했고 최근에는 AI 경쟁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클라우드 사업이 더해지면 메타는 광고·소셜미디어 회사에서 AI 인프라 기업으로 일부 변신하게 된다.
물론 아직 확정된 사업은 아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논의는 초기 단계이며, 세부 전략은 바뀔 수 있다. 메타가 실제로 AWS나 MS 애저처럼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로 성장할지도 불확실하다.
그러나 시장은 가능성만으로도 반응했다. AI 투자가 과도하다는 우려가 컸던 만큼, 그 투자를 매출로 바꿀 수 있다는 신호는 주가에 강한 호재가 됐다.
메타가 AI 클라우드 사업을 본격화하면 빅테크의 AI 경쟁은 모델 성능을 넘어 인프라 수익화 경쟁으로 확장된다. 막대한 데이터센터 투자가 비용 부담으로 남을지, 새로운 클라우드 매출로 돌아올지가 메타의 다음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