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AMD의 MEXT 인수에도 HBM 대체 없다… 메모리 계층 재편의 시작

낸드 기반 티어링은 ‘용량’ 확장… 수 테라바이트급 초고속 ‘대역폭’은 HBM이 유일
AMD·마이크론·샌디스크로 이어지는 인공지능 가치사슬 형성… 제품 구성 비율이 주가 갈라
AMD가 소프트웨어 기업 멕스트(MEXT)를 인수하면서 인공지능(AI) 메모리 계층 구조 변화에 속도가 붙었다. 이번 인수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샌디스크의 입지를 위축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기술 보완 관계를 강화하는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AMD가 소프트웨어 기업 멕스트(MEXT)를 인수하면서 인공지능(AI) 메모리 계층 구조 변화에 속도가 붙었다. 이번 인수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샌디스크의 입지를 위축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기술 보완 관계를 강화하는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AMD가 소프트웨어 기업 멕스트(MEXT)를 인수하면서 인공지능(AI) 메모리 계층 구조 변화에 속도가 붙었다. 이번 인수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샌디스크의 입지를 위축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기술 보완 관계를 강화하는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거대언어모델(LLM) 학습에 쓰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여전히 공급을 앞서는 상황에서 고성능 낸드플래시 수요가 함께 늘고 있어서다. AMD의 이번 행보는 HBM을 대체하는 사건이 아니라, HBM과 디램 그리고 낸드를 모두 더 많이 쓰게 만드는 구조 변화로 풀이된다.

멕스트 인수의 실체와 HBM의 물리 한계


배런스는 지난달 30(현지시각) 보도에서 AMD의 멕스트 인수가 메모리 반도체 공급 기업들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멕스트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해 낸드플래시를 운영체제 관점에서 디램처럼 작동하게 만드는 메모리 티어링(Memory Tiering)’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데이터센터에서 디램 용량을 일부 대체해 총소유비용을 낮추고 유효 메모리 용량을 늘리는 기술을 다룬다.

그러나 이 소프트웨어만으로 HBM이 제공하는 초고대역폭을 대체하기는 불가능하다. 낸드 기반 티어링은 메모리 용량 부족과 비용 문제를 해결하지만, 그래픽처리장치(GPU) 연산 성능을 좌우하는 초고속 메모리 대역폭은 여전히 HBM이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수백억에서 수조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거대 모델을 구동할 때는 하드웨어 대역폭과 지연시간이 물리 한계로 작용한다. 결국 멕스트 인수는 HBM 대체재가 아니라 다층 메모리 구조에서 효율을 최적화하는 장치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이러한 메모리 최적화 투자는 인공지능 반도체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수혜를 분산시킨다. 먼저 AMD는 플랫폼 락인 효과를 강화하고 GPU 시스템의 비용 효율을 개선해 시장 지배력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의 절대 필수재 공급자 자리를 유지하며, 샌디스크와 키옥시아 그리고 삼성전자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 성장에 따라 든든한 후방 수혜를 입을 구조가 짜였다.

선판매 돌풍 마이크론과 낸드 변동성 마주한 샌디스크


다만 투자자 관점에서는 기업별 리스크 요인을 균형 있게 짚어야 한다.

마이크론은 2026년형 HBM4 공급 물량을 주요 고객사들과 장기 공급 계약(SCA)으로 선판매하며 견고한 이익 체력을 입증했다. 월가 일각에서는 마이크론이 70% 안팎의 총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다는 공격적인 시나리오도 나온다.

하지만 엔비디아를 비롯한 특정 빅테크 기업에 대한 고객 집중도가 높아 전방 산업의 투자 속도 조절에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다. 최소 가격을 보장하는 장기 계약 역시 가격 하방을 막아주지만 시장 가격이 폭등할 때 추가 이익을 제한하는 독이 될 수도 있다.

샌디스크 역시 고성능 낸드 수요 확대의 직접 추진력을 얻었으나 과열 우려를 간과하기 어렵다. 샌디스크는 최근 분기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33% 증가한 147000만 달러(22800억 원)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고 주가도 폭등했다.

그러나 인공지능 SSD 프리미엄이 지속 가능한지는 아직 검증 단계다. 범용 낸드플래시의 공급 과잉이나 가격 사이클의 하강 국면이 시작되면 샌디스크 역시 실적 둔화 압력을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공급 과잉 우려 속 국내 투자자가 봐야 할 지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핵심 변수는 AMD의 소프트웨어 인수가 아니라 전통 메모리 공급 과잉 우려와 제품 구성 비율이다. 최근 국내 대형 메모리 업체들이 신규 생산라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향후 과잉 공급에 따른 단기 가격 조정을 경고하는 리포트가 잇따르고 있다.

그럼에도 인공지능 메모리는 범용 사이클과 분리해 봐야 한다. PC나 모바일용 제품과 달리 공급 제약이 크고 장기 계약 비중이 높아 독자 업황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다만 공급 확장의 변동성이 커질수록 기업별 대응 능력에 따라 주가 향방이 갈릴 수 있다. 같은 메모리 기업이라도 전체 매출에서 고마진 인공지능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의 크기에 따라 전혀 다른 주가 궤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매크로 우려에 흔들리기보다 각 기업의 포트폴리오 안에서 인공지능향 고마진 제품 비중이 얼마나 가파르게 늘고 있는지 꾸준히 추적하는 일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