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로봇 대전 참전… 1조 1000억 규모 투자 유치 속 3000억+ 단독 투자
제조·물류 현장 AI 로봇 실용화 가속… ‘제2의 페퍼’ 시대 재현하나
제조·물류 현장 AI 로봇 실용화 가속… ‘제2의 페퍼’ 시대 재현하나
이미지 확대보기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각) 독일의 산업용 로봇 스타트업 에자일 로봇(Agile Robots)이 약 8억 달러(약 1조 2148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소프트뱅크그룹이 핵심 투자자로 참여하며, 단독으로 3억 달러(약 4555억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결합이 제조업, 물류, 엔지니어링 분야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면서, 로봇 기업들에 대한 글로벌 자본의 뭉칫돈 유입이 가팔라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투자가 단순히 기업 가치를 높이는 차원을 넘어, AI 기술을 물리적 현장에 이식하려는 소프트뱅크의 장기적 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풀이한다.
뮌헨발 ‘AI 로봇’ 돌풍… 에자일 로봇은 어떤 곳인가
지난 2018년 독일 항공우주센터(DLR) 출신 연구진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된 에자일 로봇은 로봇 팔, 물류 로봇, 휴머노이드 등 하드웨어 전반과 이를 제어하는 AI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개발한다.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현재 독일, 중국, 인도 등지에서 약 3200명 이상의 인력을 운용 중인 글로벌 로봇 전문 기업이다.
에자일 로봇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정교한 센서 기술과 AI 알고리즘을 결합해 복잡한 제조 공정을 자동화하는 능력이다. 단순 반복 작업에 그쳤던 과거 로봇들과 달리, AI가 실시간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해 작업 방식을 스스로 수정하는 ‘지능형 로봇’ 구현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피치북(PitchBook) 자료를 보면, 글로벌 로봇산업 투자액은 2025년 기준 276억 달러(약 41조 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3배 이상 폭증했다. 이는 AI 소프트웨어의 상용화가 제조와 물류 현장의 자동화 요구와 맞물려 폭발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음을 방증한다.
소프트뱅크의 ‘로봇 굴기’… 왜 다시 로봇인가
이번 대규모 투자 배경에는 로봇 기술에 대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남다른 집념이 깔려 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4년 휴머노이드 ‘페퍼’를 세상에 내놓으며 로봇 대중화를 이끌었으나, 2020년 생산을 중단하며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스위스 산업용 로봇 기업인 ABB의 로봇 사업 부문을 54억 달러(약 8조 1999억 원)에 인수하기로 하는 등 다시 로봇 분야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소프트뱅크가 추진 중인 AI·로봇 기업 ‘로제(Roze)’ 설립 계획과 이번 에자일 로봇 투자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소프트뱅크가 단순히 재무적 투자자에 머물지 않고, 에자일 로봇의 기술력을 통해 로제 등 자사 로봇 사업의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하려 한다는 견해가 나온다.
유럽과 중국의 로봇 경쟁… 격화되는 시장 판도
현재 로봇 시장은 유럽의 기술력과 중국의 자본·양산 능력이 치열하게 충돌하며 진화하고 있다.
독일의 또 다른 로봇 스타트업인 뉴라 로보틱스(Neura Robotics)는 최근 테더(Tether) 등으로부터 10억 유로(약 1조 7661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산업용 로봇 시장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중국 기업들 역시 인구 구조 변화와 자동화 바람을 타고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아너(Honor)의 댄스 로봇, 유니트리(Unitree)의 무술 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에자일 로봇의 투자 유치 협상은 이러한 글로벌 로봇 패권 경쟁 속에서 AI 기술력을 선점하려는 거대 자본의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다만, 투자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최종 투자 규모나 구체적인 조건은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이 크다.
에자일 로봇과 소프트뱅크 양측 모두 블룸버그의 보도와 관련해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글로벌 로봇 시장의 자본 흐름이 다시금 뜨거워지는 가운데, 소프트뱅크의 이번 베팅이 미래 제조 산업의 판도를 어떻게 재편할지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