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서두르지 말라" 봉쇄 유지 압박 속 60일 로드맵 윤곽…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 고공 행진
핵 프로그램 완전 폐기 vs. 단계적 협상 이견…이스라엘·공화당 내부서도 반발
핵 프로그램 완전 폐기 vs. 단계적 협상 이견…이스라엘·공화당 내부서도 반발
이미지 확대보기미국과 이란이 약 3개월간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종전 협상에서 대원칙에 합의했지만,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과 제재 해제 시기, 호르무즈 해협 관리권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싼 이견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최종 서명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AP통신, CNN, 로이터, CBS 뉴스 등 주요 외신들이 25일(현지시각) 일제히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협상이 질서 있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협상단에 서두르지 말라고 지시했다.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밝혔다.
대원칙 합의 윤곽 드러나…서명까지는 험로
협상에 정통한 복수의 중동 지역 소식통이 AP통신에 전한 내용을 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단계적 재개방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 전량 처리 ▲핵무기 불추구 원칙 공약 등 대원칙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미국은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 해제 ▲제재 완화 ▲동결 자산 해제 등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 중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란이 보유한 우라늄 농축 비축분은 현재 60% 순도로 농축된 440.9킬로그램에 달한다. 이는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90% 순도와 기술적으로 한 단계 차이에 불과하다.
소식통들은 우라늄 처리 방식으로 일부는 이란 내에서 희석하고, 나머지는 러시아 등 제3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60일 추가 협상을 통해 구체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25일 인도 방문 중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단계는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재개방이 될 것"이라며 "2단계로 핵무기 불보유 서약, 장기적 농축 능력 제한,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두고 이란과 진지한 협상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합의안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 종식 조항도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이란 항구 봉쇄에 대해 "합의에 도달하고 그 내용이 인증·서명되기 전까지 전면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고위 미국 행정부 관리는 CNN에 이란 지도부가 큰 틀의 합의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이란 측은 즉각 공개 확인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공화당 반발…에너지 위기 장기화 경고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겨냥한 레바논 작전의 자유를 보장받기를 요구하고 있어 협상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내에서도 반발이 터져 나왔다. 트럼프 1기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는 "절대 미국 우선주의 노선이 아니다"라고 비판했고, 공화당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이란이 수천억 달러를 받고 우라늄 농축과 핵무기 개발을 할 수 있는 결과라면 재앙적 실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의 크리스 밴홀런 상원의원은 "전쟁 전에도 열려 있던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여는 것에 불과하다. 구덩이를 파고 있다면 이제 그만 파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
에너지 시장 충격도 가라앉을 기미가 없다.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03달러 54센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96달러 60센트에 마감했으며, 이번 주 브렌트유는 5% 이상, WTI는 8% 이상 하락하며 협상 진전 기대감을 반영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는 "호르무즈 해협이 지금 당장 열리더라도 시장 재균형에는 수개월이 걸릴 것이고, 개방이 몇 주 더 늦어지면 정상화는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브렌트유 전망치를 2026년 말 기준 배럴당 80달러에서 90달러로 상향 조정하며, 페르시아만 공급 차질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파키스탄과 카타르가 핵심 중재자 역할을 이어가는 가운데,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머지않아 다음 협상 라운드를 파키스탄에서 개최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협상 당사자들과 시장 모두 최종 합의를 향해 시계를 바라보고 있지만, 이란 측이 미국의 핵 프로그램 완전 폐기 요구와 제재 해제 시기를 두고 여전히 맞서고 있어 합의안의 윤곽이 구체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