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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앞둔 세계 에너지위기 새 국면…“유가 180달러 갈 수도”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우려 확산…각국 비상조치 확대, 에너지 재고 급감
북반구에서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이미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가 더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북반구에서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이미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가 더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챗GPT

북반구의 여름철 냉방·휴가 수요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새로운 위험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76개국이 경제 충격 완화를 위한 비상조치를 시행 중이다. 이는 지난 3월 말 55개국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80달러(약 26만100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자산운용사 애버딘의 폴 디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T와 인터뷰에서 “배럴당 180달러 시나리오를 매우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우리는 지금 ‘빌린 시간’ 위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의 아포스톨로스 치치코스타스 교통담당 집행위원도 “향후 몇 주 안에 중동 분쟁이 끝나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지 않는다면 세계 경기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 여름 수요 겹치며 공급 압박 심화


여름철 냉방 수요와 항공 여행 증가까지 겹치면서 공급 압박은 더 커지고 있다.

현재 세계 원유 소비량은 생산량보다 하루 약 600만배럴 많다는 것이 IEA 추산이다. 일부 분석가는 실제 공급 부족 규모가 하루 800만~900만배럴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전략비축유를 대거 방출하고 있지만, 상당수 비축유 방출 계획은 오는 7월 종료될 예정이다.

FT는 전쟁 발발 이후 전 세계 원유 재고가 약 3억8000만배럴 감소했다고 전했다. 다만 걸프 지역 내부에 묶여 있는 접근 불가능한 재고는 제외된 수치다.

◇ 각국 비상대책 확대…개도국은 주4일제 도입


호주는 연료와 비료 비축 확대를 위해 100억 호주달러(약 9조2000억 원)를 투입하기로 했고 프랑스는 경제 보호 지원책 규모 확대 방침을 밝혔다. 인도는 외환보유액 방어를 위해 국민들에게 금 매입과 해외 휴가 자제를 요청했다.

파키스탄·스리랑카·필리핀 등 일부 개발도상국은 이미 주4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IEA는 이런 조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벌어진 2022년 에너지 위기를 떠올리게 한다고 평가했다.

현재 가장 큰 충격을 받는 업종은 항공과 석유화학 산업이다.

HSBC의 킴 퍼스티어 유럽 석유·가스 리서치 책임자는 소비자 충격의 ‘진앙지’가 정제연료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유사들이 비싼 원유 구매와 급등한 해상 운송비 부담을 피하기 위해 기존 재고를 우선 소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 “AI 투자·소비가 버팀목”…침체 여부는 유가가 변수


다만 일부 투자은행은 아직 최악의 상황까지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모건스탠리는 미국의 AI 투자 확대와 견조한 소비가 글로벌 성장세를 지탱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약 21만7000원)를 넘는 확전 시나리오에서는 실물 부족과 공급망 붕괴, 경기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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