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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 들고 있다면…5월 말 '레버리지 청구서' 온다

골드만삭스 5대 경고 동시 점등, CTA 800억 달러 매수 동력 사실상 고갈
코스피 8000→7493 하루 급락…외국인 18조 던지고, 개미가 다 받았다
다섯 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9조 6892억 원, 삼성전자를 8조 3215억 원어치 내던졌다. 합산 18조 107억 원의 순매도 앞에서 'AI 슈퍼사이클' 서사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더 큰 문제는 이 압력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다섯 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9조 6892억 원, 삼성전자를 8조 3215억 원어치 내던졌다. 합산 18조 107억 원의 순매도 앞에서 'AI 슈퍼사이클' 서사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더 큰 문제는 이 압력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지난 15일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밟았다. 개장 직후 증권가 단체 채팅방이 환호로 가득 찼지만, 축포는 오전으로 끝났다. 오후 들어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 일시 정지)가 발동됐고 지수는 6.12% 급락한 7493.18에 한 주를 마쳤다.

다섯 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96892억 원, 삼성전자를 83215억 원어치 내던졌다. 합산 18107억 원의 순매도 앞에서 'AI 슈퍼사이클' 서사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더 큰 문제는 이 압력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골드만삭스가 켠 다섯 개의 경고등


골드만삭스 전략가 존 플러드는 5월 초 다섯 가지 경고 신호가 한꺼번에 켜졌다고 짚었다. ①헤지펀드 7개월 만에 최대 레버리지 축소 ②월말 연기금 대규모 매도 예정 ③CTA(상품 거래 자문가) 매수 동력 소진 ④신고가 당일 상승 종목 폭 사상 두 번째 최악 ⑤반도체 포지션 '극도 확장' 구간 진입이 그것이다.
수급 구조가 핵심이다. CTA는 지난 한 달 새 전 세계 주식을 약 800억 달러(120조 원)어치 매수하며 지수를 수직 상승시킨 주역이다. 그러나 골드만삭스 선물 데스크는 이 매수 화력이 사실상 고갈됐으며 모델상 CTA가 시장 방향에 관계없이 앞으로 1주일간 순매도 기조를 유지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월말 연기금 리밸런싱(자산 배분 재조정)이 겹친다. 골드만삭스는 5월 말 미국 연기금의 주식 매도 규모를 270억 달러(405000억 원)로 추산했다. 분기 말을 제외한 일반 월말 기준으로 2000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200일선 괴리 50%·SOXL 참여 5년 최고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최근 18거래일 연속 상승이라는 사상 최장 기록을 쓰며 200일 이동평균선 대비 50% 이상 벌어진 상태다. 골드만삭스는 이 수치를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 정점 이후 가장 극단적인 괴리"로 규정했다. 당시 SOX200일선 대비 100% 이상 벌어진 뒤 급락했다.

레버리지 집중도는 더 심각하다. 티크밀(Tickmill)이 공개한 골드만삭스 수급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SOXL에 대한 소매 투자자 참여도가 최근 5년 기준 99번째 백분위에 달해 있다. 레버리지 ETF 특성상 SOX 지수가 밀리면 일간 3배 배율을 유지하기 위한 기계적 종가 리밸런싱(Rebalancing) 매도가 장 마감 30분 전 자동으로 쏟아진다. SOXL을 대거 보유한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이중 충격이다.

미국 레버리지 상품의 급락이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입 요구)로 이어지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물 매도라는 연쇄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지난 15일 급락장에서 개인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182983억 원어치 순매수한 것도 이 구조의 그림자다.

삼성·SK하이닉스, '최대 수혜처'이자 '최후 청산 창구'


대신증권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외국인 보유 잔고는 코스피 전체에서 63.8%를 차지한다. 두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48.4%)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글로벌 기관들이 반도체 리스크를 줄이려 할 때 유동성이 풍부한 이 두 종목을 현금화 창구로 우선 활용하는 이유다. 반도체 섹터에서 촉발된 매도 한 번이 코스피 전체 지수를 뒤흔드는 구조적 취약성이 이로써 설명된다.

완충 요인도 있다. 골드만삭스는 "어떤 하락도 구조적 매수 기회"라는 입장을 유지하며 AI 자본 지출 기조가 이어지는 한 방향성은 바뀌지 않는다고 봤다. 삼성증권은 외국인 투자 접근성 확대로 중기적으로 약 230억 달러(345000억 원)의 신규 자금 유입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현재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실적 성장을 반영할 여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투자자 체크포인트


첫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200일 이동평균선 이탈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

이 선이 무너지는 순간 CTA 알고리즘은 추세 이탈로 판단하고 수백억 달러 규모의 자동 매도 주문을 쏟아낸다. SOX 200일선 이탈은 한국 시장 외국인 대규모 이탈의 선행 신호다.

둘째, 529~30일 뉴욕 장 마감 전후 30분을 반드시 달력에 표시해야 한다.

미국 연기금 270억 달러(405000억 원) 매도가 이 시간대에 집중 실행된다. 한국 시간으로 다음 날 개장 시초가에 하락 압력이 고스란히 전이될 수 있다.

셋째, 빅테크 5(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애플·아마존·메타)AI 자본 지출 가이던스를 확인해야 한다.

"AI 투자가 실제 수익을 낳고 있는가"라는 시장의 질문에 대한 답이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연장과 조정을 가르는 분수령이다. 가이던스 하향 시 레버리지 청산은 가속화된다.

레버리지의 역습은 실적 발표장이 아닌 수급 달력에서 시작된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력을 신뢰하더라도, 5월 말이라는 날짜는 반드시 달력에 적어둬야 한다. 골드만삭스가 "매수 기회"를 말하는 동안에도, 기계는 이미 매도를 준비 중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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