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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vs TKMS, 캐나다 잠수함 60조 승부…6월 결판 임박

4월 말 최종 제안서 접수 완료…"북극 주권 사업" 최종 수주자 이르면 6월 결정
"철강·우주·자동차까지"…잠수함 넘어 캐나다 산업 재건 패키지 전쟁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해 10월 한국 거제 한화오션 조선소를 방문해 잠수함 내부를 직접 살펴보고 있다. 캐나다는 이르면 6월 차세대 북극용 잠수함 12척 사업의 최종 사업자를 결정할 예정으로, 한화오션과 TKMS의 최후 승부가 임박했다. 사진=캐나다 프레스이미지 확대보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해 10월 한국 거제 한화오션 조선소를 방문해 잠수함 내부를 직접 살펴보고 있다. 캐나다는 이르면 6월 차세대 북극용 잠수함 12척 사업의 최종 사업자를 결정할 예정으로, 한화오션과 TKMS의 최후 승부가 임박했다. 사진=캐나다 프레스

캐나다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을 둘러싼 한국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의 최후 대결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양측이 4월 말 최종 업데이트 제안서 제출을 마친 가운데, 캐나다 정부가 이르면 오는 6월 의회 여름 휴회 이전에 최종 사업자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캐나다 정치 전문 매체 아이폴리틱스(iPolitics)는 11일(현지 시각) 한화디펜스 캐나다 최고경영자(CEO) 글렌 코플랜드(Glenn Copeland)와의 단독 인터뷰를 바탕으로 캐나다 초계잠수함 프로젝트(CPSP)의 최종 결정이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보도했다. 코플랜드는 2026년 초 한화디펜스 캐나다 CEO로 취임해 CPSP 수주 전담을 맡고 있다. 마크 카니 총리와 데이비드 맥긴티 국방장관은 지난해 8월 TKMS 조선소를, 10월에는 한국 거제 한화오션 조선소를 각각 직접 방문하며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최고의 경제 패키지를 내놓아라"…산업 투자가 승부처


코플랜드 CEO는 이번 수주전의 핵심 변수로 경제 패키지를 꼽았다. 그는 "캐나다 정부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최고의 경제 패키지를 내놓아라'"라며 "이 요구는 미국과의 통상 불확실성으로 타격을 입은 캐나다 산업계를 되살리려는 절박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멜라니 졸리 산업장관은 "캐나다 전체 산업에 걸친 범산업적 접근이 입찰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 것"이라며 자동차 조립 공장 유치까지 언급하며 한화 측에 강한 신호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한화는 잠수함 건조를 훨씬 넘어서는 장기 투자 패키지를 제안했다. 미국 통상전쟁으로 직격탄을 맞은 캐나다 철강기업 알고마 스틸(Algoma Steel)에 최대 3억45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에스콰이몰트와 핼리팩스 동·서부 양안에 잠수함 인프라를 구축하는 공사는 캐나다 최대 건설기업 PCL이 맡는다. 여기에 퀘벡 광산업 연계, 위성통신기업 텔레샛(Telesat)과 MDA 스페이스와의 전략 협약을 통한 캐나다 독자 우주 발사 역량 지원까지 제안했다. 한화는 또 지난 4월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협회(APMA)와 양해각서를 체결해 잠수함 수주 성공 시 캐나다에서 장갑차까지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다. 한화 측은 전체 계획에 캐나다 기업 100개 이상과 대학을 포함한 공식 파트너 40개 이상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일정 측면에서도 한화의 제안은 공격적이다. 한화오션은 계약 체결 시 2032년 1번함 인도, 2035년까지 4척 인도를 약속했다. 전체 12척은 2043년까지 완납한다는 목표다. 이는 캐나다 해군이 현재 운용 중인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2035년 퇴역시키는 일정에 맞추기 위한 것으로, 캐나다 측이 최소 1척을 그해까지 확보해야 한다는 자체 마감 기한에 부합한다.

독일도 2035 맞춰 총력…북극 패권이 진짜 판돈


TKMS 역시 물러서지 않고 있다. TKMS는 독일·노르웨이 정부와 연계해 Type 212CD 플랫폼을 앞세우며 2035년 납기를 준수할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다. 퀘벡 기계 제조업체 마르맹(Marmen),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응용과학부 등 캐나다 산업계·학계와의 전략 협약도 잇달아 체결하며 현지 공급망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206억 유로 사상 최대 수주잔고를 기록하며 재무 이행 능력을 과시한 TKMS는 나토 회원국 다수와의 기존 협력 관계를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코플랜드 CEO는 CPSP가 캐나다 방위비 지출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사업임을 강조했다. 그는 "카니 총리 발언처럼 캐나다 군사 자본 지출의 70% 이상이 미국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한화는 캐나다 방위 분야의 상대적으로 새로운 진입자이지만, 그것이 오히려 기존 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의 진짜 판돈은 잠수함 그 자체보다 크다. 기후변화로 북극 항로가 열리면서 러시아와 중국이 북극 군사력 경쟁에 본격 참여하는 가운데, 세계 최장 북극 해안선을 가진 캐나다에게 빙하 아래 작전 가능한 잠수함 전력 확보는 사실상 북극 주권 수호 사업으로 불린다. 한화오션이 수주에 성공할 경우 K2 전차·K9 자주포에 이어 북미 잠수함 시장까지 진입하는 한국 방산 역사상 최대 이정표가 세워지게 된다. 6월 결정 시한이 다가오면서 거제와 킬(Kiel) 두 조선소 중 어느 곳이 캐나다 북극의 주인이 될지, 세계 방산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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