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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 4월 미국 판매 2.1% 줄었지만 하이브리드 역대 최고

관세 기저효과에 전체 판매 소폭 감소… 합산 HEV 4만 1239대·57.8% 급증
소나타 하이브리드 171% 폭발·EV9 481% 급등…전동화가 실적 방파제
미국시장에서 4월 베스트셀링 모델 현대차 투싼.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시장에서 4월 베스트셀링 모델 현대차 투싼.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주식 분석 및 투자 연구 플랫폼 구루포커스(GuruFocus)는 4일(현지시각),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충격이 미국 자동차 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4월 미국에서 합산 15만 9215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 줄었지만, 하이브리드 차량 합산 판매는 4만 1239대로 57.8% 급증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고 현대ㆍ기아차 미국법인의 보도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관세 부과를 앞두고 지난해 4월 소비자들이 선제 구매에 나선 데 따른 기저효과가 이번 실적 감소의 주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전체 판매는 주춤, 친환경차는 신기원


현대차 미국 법인은 4월 단독 브랜드 기준 8만 157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8만 1503대)보다 2% 줄었다고 밝혔다. 제네시스 6356대(전년 대비 0.8% 증가)를 더한 현대차 그룹 소속 현대 브랜드 전체 판매는 8만 6513대로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

현대차의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판매는 28만 5545대로 전년 같은 기간(28만 5057대)보다 소폭 늘었다.

기아 미국 법인도 같은 달 7만 2703대를 팔아 전년(7만 4805대) 대비 2.8% 줄었지만,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판매는 27만 9718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 늘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랜디 파커(Randy Parker) 현대차 북미 법인장 겸 최고경영자는 "구매 여력 압박과 경제적 불확실성에도 미국 자동차 시장은 견조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며 "다양한 동력원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통해 변화하는 수요에 대응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차종의 약진이 특히 두드러졌다. 현대차의 4월 하이브리드 판매가 전년 같은 달보다 52% 늘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차종별로는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171% 급증하고 엘란트라 하이브리드는 55%,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3% 늘며 4월 소매 판매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 현지에서 조립되는 전기차 아이오닉5 판매도 6% 늘었다. 팰리세이드는 소매 판매 10%, 총 판매 8% 늘며 4월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동화 모델이 현대차 전체 판매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베스트셀링 모델은 투싼으로 4월 2만 2024대가 팔렸다. 기아에서는 스포티지가 1만 5803대로 브랜드 내 판매 1위를 기록했다.

기아는 하이브리드 판매에서 더욱 폭발적인 성과를 냈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가 112%, 소렌토 하이브리드가 34% 각각 늘어 4월 사상 최고 판매를 달성했으며, 기아 전체 하이브리드 판매는 97% 치솟아 새 월간 기록을 세웠다.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는 481%, EV6는 11% 각각 늘었다. 기아의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하이브리드 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1%, 전동화 모델 전체로는 41% 각각 늘어 모두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에릭 왓슨(Eric Watson) 기아 미국 법인 영업 담당 부사장은 "불확실성이 큰 시장 환경 속에서도 기아는 SUV와 하이브리드 중심의 수요 변화에 선제 대응해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며 "2027년형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유가 복합 충격이 하이브리드 수요 부추겨


4월 실적 감소의 표면적 원인은 지난해 관세 부과 직전 소비자들의 선제 구매에 따른 기저효과다. 올해 3월 미국 자동차 업계 전체 판매가 전년 대비 6.3% 줄어든 데 이어 4월에도 업계 전반이 하방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현대·기아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앞세워 경쟁사보다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유가 급등도 하이브리드 수요를 자극한 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관련 정책이 유가 상승을 불러오면서 연료비에 민감한 미국 소비자들이 내연기관 차량 대신 연비 효율이 높은 차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세액 공제를 폐지한 것도 하이브리드 선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이 증권가를 중심으로 우세하다. 세금 혜택이 사라진 전기차보다 구매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하이브리드가 실용적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관련 모델을 폭넓게 갖춘 현대·기아가 반사 이익을 누리는 구조다.

포드는 판매 감소세에 맞서 '임직원 할인' 제도를 부활시키는 등 업계 전반이 수요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산 자동차에 추가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해 시장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하이브리드가 실적 버팀목, 전기차는 장기 성장 동력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기아의 4월 실적을 단순 판매 감소로 읽어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핵심은 전동화 차종이 전체 판매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현대·기아 합산 기준으로 4월 하이브리드 판매는 4만 1239대로, 전년 같은 달보다 57.8% 늘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친환경차 전체(하이브리드+전기차) 비중은 전체 판매의 30.4%에 이른다. 현대·기아 합산 전기차 판매는 7186대로 7.7% 증가했다.

한편 구루포커스(GuruFocus)는 현대차 시가총액을 약 265억 5000만 달러(약 39조 603억 원)로 집계했다.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14.46배로 5년 평균(5.91배)을 크게 웃돌고 있으며, 구루포커스가 산정한 현대차의 내재 가치(GF Value)는 미국 장외시장(OTC) 거래 종목(HYMTF) 기준 주당 71.68달러로, 현재 OTC 거래가 51.00달러보다 28.9% 높다고 평가했다.

현대차의 실질 주거래 시장인 한국 코스피(005380) 기준으로는 5월 4일 기준 종가가 53만 9000원이다.

에릭 왓슨 부사장은 "뉴욕 오토쇼에서 공개한 셀토스와 EV3 신모델이 더해지면 기아의 전체 시장 점유율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는 올해 합산 판매 3% 성장을 목표로 세운 상태로, 하이브리드와 전동화를 동시에 운영하는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이 올해 남은 기간 미국 시장에서도 유효할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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