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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인치 갇힌 韓… 日스미토모, 세계 첫 12인치 SiC 기판 개발 '기습'

다결정 지지층 위 단결정 박막 접합 기술로 저항 절감과 열화 억제
300밀리미터 대구경화로 원가 절감...반도체 제조사 샘플 공급 개시
원료부터 기판까지 일관 체제 가동...한국 전력반도체 생태계 촉각
스미토모금속광산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스미토모금속광산 로고. 사진=로이터

일본 스미토모금속광산이 12인치(300밀리미터) 접합 탄화규소(SiC) 기판을 자사 조사 기준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반도체 제조사 공급을 시작했다.

일본IT미디어 모노이스트에 따르면, 스미토모금속광산은 독자 접합 공법을 적용한 차세대 기판 사이크레스트의 개발을 완료하고 주요 고객사에 샘플 출하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소재 대기업의 12인치 대구경화 성공은 차세대 전력반도체 양산 라인 전환을 서두르는 한국 종합 반도체 기업들의 원가 계산을 뒤흔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접합 기술 개발과 샘플 출하


글로벌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웨이퍼 대형화 경쟁이 달아오르는 가운데 일본 소재 기업이 과감한 기술 혁신을 이뤄냈다.

스미토모금속광산은 전력반도체에 쓰이는 12인치 접합 탄화규소 기판인 사이크레스트 개발을 매듭짓고 글로벌 반도체 고객사에 샘플을 보냈다고 공표했다.

회사 측 조사에 따르면 접합 공법을 통해 300밀리미터 대형 구경을 구현한 탄화규소 웨이퍼는 이번이 세계 최초다.

기존 전력반도체 업계는 웨이퍼 제조 과정에서 결정 성장 속도가 느리고 결함이 많아 6인치에서 8인치로의 전환조차 만만치 않은 기술 난제를 겪어왔다.

스미토모금속광산은 웨이퍼를 2개 층으로 분리해 결합하는 독자 공법을 고안하며 단숨에 12인치 규격을 완성했다.

단결정 층을 얇게 형성해 희소 소재 사용량을 줄임으로써 고성능과 제조 원가 절감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단결정 박막화와 원가 절감


사이크레스트의 핵심 경쟁력은 서로 다른 결정 구조를 지닌 두 개의 층을 정밀하게 맞붙인 2층 결합 아키텍처에 있다.

하부에는 전기 저항이 낮은 다결정 탄화규소 지지 기판을 배치하고, 상부에는 전류가 흐르는 고품질 단결정 박막을 얇게 얹어 결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설계는 단결정 본래의 뛰어난 전기 특성을 완벽히 보존하면서 기판 전체의 내부 저항을 낮추는 결과를 낳았다.

동시에 전력이 반복 통전될 때 발생하는 기판 열화 현상을 억제해 소자의 수명과 신뢰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인버터 등 고전압 환경에서 전력 변환 손실을 줄이려는 완성차와 가전 업체들의 탄화규소 채택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웨이퍼 직경을 12인치로 확대하면 단위 웨이퍼 한 장에서 찍어낼 수 있는 반도체 칩의 개수가 크게 늘어 칩당 생산 비용을 상당폭 낮출 수 있다.

스미토모금속광산은 오는 10월 2일까지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국제 탄화규소 학술대회(ICSCRM 2026) 전시장에서 이번 신제품 실물을 일반에 전격 공개한다. 특히 8인치 기판 대비 생산 면적이 두 배 이상 넓어지는 만큼, 고전압을 견뎌야 하는 전기차 구동 모터용 파워 모듈의 제조 단가를 눈에 띄게 낮출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향후 양산 수율과 기존 8인치 공정 장비와의 호환성을 확보하는 일이 상용화 속도를 가를 요인으로 꼽힌다.

일관 생산체제와 반도체 파장


일본 기업이 12인치 접합 기판 상용화의 물꼬를 트면서 8인치 전환에 집중해 온 한국 반도체 공급망에도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에스케이실트론과 디비하이텍 등 한국 기업들이 차세대 전력반도체 시장을 겨냥해 8인치 공정 구축에 속도를 내는 사이, 일본은 규격의 한계를 뛰어넘어 12인치 영역을 선점했다.

스미토모금속광산은 광산 채굴부터 고순도 원료 정제, 기판 가공까지 아우르는 수직 계열화 생산 체제를 앞세워 고객사 맞춤형 양산 라인을 증설할 방침이다.

올가을에는 글로벌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의 샘플 평가 결과에 따라 12인치 조기 양산 시나리오가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나아가 전력 소자 수율이 입증되면 파운드리 업계의 12인치 전환 시나리오가 힘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이종 접합 기판의 열팽창 불일치나 대구경 장비 전환 비용 부담이 커질 경우 이 12인치 조기 안착 시나리오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스미토모금속광산 측은 원료부터 완성 기판에 이르는 일관 제조 역량을 앞세워 차세대 디바이스 개발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독자 접합 공법을 토대로 사이크레스트 공급망을 넓혀 고효율 전력반도체 시장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차세대 친환경차 전력 효율 혁신을 이끄는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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