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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군에 뱃길 막힌 이란, 카스피해를 소형선 20척으로 뚫는다

- 美 해군 봉쇄로 교역 80% 담당 남부 항만 마비와 카스피해 북부 항로 대체
- 아스트라한 수심 제약에 따른 대형선 1척 분량 소형선 20척 분할 운송
- 걸프만 해상 긴장 고착화에 따른 한국 정유·석유화학 업계 조달 비용 부담
미국 해군의 해상 봉쇄로 남부 항만이 차단된 이란이 카스피해를 거쳐 러시아로 이어지는 북부 수송로를 핵심 대체 무역로로 가동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해군의 해상 봉쇄로 남부 항만이 차단된 이란이 카스피해를 거쳐 러시아로 이어지는 북부 수송로를 핵심 대체 무역로로 가동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해군의 해상 봉쇄로 남부 항만이 차단된 이란이 카스피해를 거쳐 러시아로 이어지는 북부 수송로를 핵심 대체 무역로로 가동하고 있다.

해운 전문 매체 마리타임익제큐티브는 2026년 9월 28일(현지시각) 미 해군의 해상 통제가 분쟁 전 이란 전체 교역의 80%를 처리하던 반다르아바스 등 남부 주요 항구들에 100%에 가까운 차단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동 걸프만 해상 통제가 장기화하면서 원유 도입선이 집중된 한국 정유와 해운 업계의 운임 부담을 자극하는 경로가 형성됐다.

남부 항만 마비와 육로 병목


이란 남부 해안이 막히면서 외부 교역로는 급격히 좁아졌다. 최근 일주일 사이 항공 화물 수송도 사실상 멈췄다. 일부 군용기와 극소수 항공편이 오가지만 실질적인 화물 운송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육상 국경 통과도 극심한 정체에 부딪혔다. 중동 방송 매체 알자지라는 아르메니아로 향하는 노르두즈 국경 검문소에 화물차 최대 1800대가 늘어섰으며 통과에 최장 10일이 걸린다고 보도했다.

튀르키예와 이라크는 미국의 제재 압박을 고려해 물동량 확대를 꺼리고 있다. 아제르바이잔과의 외교 갈등 역시 육상 운송로 확장을 가로막는다. 결국 이란이 대량 화물을 옮길 수 있는 통로는 북부 카스피해가 사실상 유일하다.

선박 20척 분할 투입과 수심 한계


카스피해 항로는 지형적 제약이 뚜렷하다. 러시아 북단 거점 항구인 아스트라한은 볼가강 삼각주 안쪽에 있어 수심이 얕다. 바닥이 평평한 특수 저흘수 선박만 드나들 수 있다.

남부 항구에서 원양 대형 화물선 1척으로 나르던 화물을 카스피해 소형 화물선 약 20척이 나눠 실어야 하는 구조다. 선박 추적 플랫폼 베셀파인더의 2026년 9월 27일 기준 자료를 보면, 이란 반다르에안잘리와 러시아 아스트라한 항로에서 하루 평균 약 8척의 화물선이 자동선박식별장치에 포착됐다. 이란 길란성 주지사는 올해 3월부터 8월 사이 카스피해 물동량이 50% 늘었다고 밝혔다.

내륙 철도망은 군수 물자 수송 통로로 활용된다. 7월 9일 순항미사일 공격을 받았던 투르크메니스탄 방면 아크테케칸 철교는 복구를 마치고 열차 운행을 재개했다. 이 경로로 운송되는 중국산 과염소산나트륨은 테헤란 남부 공장에서 과염소산암모늄으로 가공된다. 이 물질은 파타 등 고체 추진제 탄도미사일 표준 연료에서 70% 비중을 차지한다.

걸프만 통제 고착과 에너지 운임 압박


이란의 물류망이 카스피해 내해로 갇힌 현상은 걸프만 일대 해상 통제권이 미국 중심 봉쇄 체제로 굳어졌음을 뜻한다. 이는 한국의 중동 에너지 수송로에 직접적인 원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진다.

한국 정유 4사의 중동 원유 수입 의존도는 70% 수준에 달한다. 걸프만 일대 군사 긴장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는 유조선의 전쟁위험할증료 인상으로 이어져 원유 조달 운임 부담을 높인다. 운임과 특수 해상 보험료 상승은 나프타분해시설을 가동하는 석유화학사의 원가 경쟁력을 약화하는 경로로 작동한다. 해운사 역시 군사 충돌 구역을 우회하는 과정에서 추가 유류비 지출을 감당해야 한다.
마리타임익제큐티브는 카스피해와 볼가-돈 운하를 오가는 러시아 선박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 위험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해당 항로가 타격을 입으면 이란의 북부 우회 물류망마저 마비될 수 있다.

반면 미국과 이란 간 잠정 교전 중단 협상으로 걸프만 민간 상선의 통항 안전이 공식 확인될 경우 해상 운임에 붙은 위험 프리미엄은 빠르게 걷힐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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