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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주 만에 사라진 美 미사일 1430발… 'K-방산 슈퍼사이클'의 창이 열렸다

CSIS "이란전 7주에 패트리엇 1430발·THAAD 290발 소진…재고 복구 1~4년"
패트리엇 1430발 소진 쇼크에 록히드마틴도 "증산은 2030년에나"… K-방산 '지속성 전쟁'의 주역 등판
천궁-II UAE서 96% 요격, 해궁 첫 동남아 수출…한화에어로·LIG D&A '빅4' 합산 매출 40조 돌파
미군 보유 패트리엇 미사일 2330발 가운데 최대 1430발이 사라졌다. 글로벌 미사일 방어 체계의 '탄약고'가 두 달도 안 돼 60% 비워지자, 한국 방위산업의 운명을 가를 시간의 창이 열리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군 보유 패트리엇 미사일 2330발 가운데 최대 1430발이 사라졌다. 글로벌 미사일 방어 체계의 '탄약고'가 두 달도 안 돼 60% 비워지자, 한국 방위산업의 운명을 가를 시간의 창이 열리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군 보유 패트리엇 미사일 2330발 가운데 최대 1430발이 사라졌다. 글로벌 미사일 방어 체계의 '탄약고'가 두 달도 안 돼 60% 비워지자, 한국 방위산업의 운명을 가를 시간의 창이 열리고 있다.

'에픽 퓨리' 7, 미국 미사일 60%가 사라졌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24(현지시각) 갱신한 '마지막 라운드인가(Last Rounds?)' 보고서에서 충격적인 수치를 공개했다. 지난 228일 시작된 대()이란 작전 '에픽 퓨리(Epic Fury)' 7주 동안 미군은 ▲전쟁 전 보유 2330발 가운데 패트리엇 PAC-3 미사일 최대 1430(60%) 360발 중 종말 단계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 요격탄 290(80%) 4400발 중 합동공대지순항미사일(JASSM) 1100발 ▲3100발 중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850발 이상을 쏟아부었다.

토마호크 850발은 2003년 이라크 자유 작전(802)을 넘어선 단일 작전 사상 최대치다. 보고서를 작성한 마크 칸시안 CSIS 선임고문은 "재고 복구에만 1년에서 4년이 걸리고, 본래 필요한 수준까지 늘리려면 추가로 수년이 더 필요하다""서태평양에서 취약성의 창이 열렸다"고 진단했다.

미군이 보유한 가장 비싸고 정밀한 무기들이 동시에 비어가는 셈이다. THAAD 요격탄 1발은 1550만 달러(229억 원), SM-32870만 달러(424억 원)에 달한다. 록히드마틴이 지난 16일 미 국방부와 PAC-3 미사일분절증강(MSE) 연 생산을 600발에서 2000발로 3배 늘리는 7년짜리 협약에 서명하고, 지난 1047억 달러(69440억 원) 규모의 추가 계약을 맺었지만 짐 타이클렛 록히드마틴 최고경영자(CEO)"2000발 체제는 2030년 말에야 도달한다"고 못 박았다.

동맹 인도 지연 도미노…한국 앞에 놓인 '공백'


미국의 탄약고 위기는 곧장 동맹국 무기 공급 체계로 번지고 있다. CSIS 보고서는 일본에 약속된 토마호크 400발 인도가 이란전 여파로 지연되고 있다고 적시했다. 지난 20일에는 한노 페브쿠르 에스토니아 국방장관이 "미국이 우리에게 약속한 무기 인도를 일시 중단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유럽 최대 미사일 제조사 MBDA의 발걸음도 다급해졌다. 에릭 베랑제 MBDA CEO는 지난 326일 파리에서 2026년 미사일 전체 생산을 40% 늘리고, SAMP/T 방공체계 핵심인 Aster 미사일은 2배로 증산한다고 선언했다. 5년 투자계획은 25억 유로(43200억 원)에서 50억 유로(86500억 원)로 두 배 늘었고, 올해 안에 2800명을 신규 채용한다. 베랑제 CEO"고객이 와서 계약하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재고를 위해 먼저 만든다(produce to stock)"고 밝혔다. MBDA2025년 매출은 58억 유로(10조 원), 수주 잔고는 사상 최고치인 444억 유로(768800억 원)를 기록했다.

문제는 '돈이 있어도 물건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계 4대 회계·컨설팅 기업 가운데 하나인 KPMG가 지난 4월 발표한 글로벌 방산 공급망 보고서는 세 가지 구조적 병목을 짚었다.
첫째, 원재료와 화약이 부족하다. 고성능 추진제에 필요한 특수 화학물질과 니트로셀룰로스 등의 공급망이 여전히 중국 등 특정 국가에 묶여 있어, 미국과 유럽이 동시에 증산을 시도할 때마다 가격이 튀어 오른다. 둘째, 숙련 노동력이 모자란다. 급격한 생산 라인 증설을 따라갈 정밀 가공 인력이 부족해 실제 공장 가동률은 계획의 70% 수준에 머무른다. 셋째, '리드타임의 저주'. 첨단 미사일에 들어가는 핵심 반도체와 센서의 공급 주기가 18~24개월에 달해, 예산을 투입한 시점부터 실제 미사일이 전방에 배치되기까지 2년 가까운 시차가 발생한다.

서방 모두가 증산 페달을 밟고 있지만, 페달은 깊고 엔진은 더디다. 그 시차가 곧 한국에 열린 '공백 시장'이다. 한국 정부는 이 '공백'을 선점하기 위해 수출입은행의 자본금을 추가 확충하고 폴란드 2차 이행계약에 따른 10조 원 규모의 대규모 수출금융 패키지를 최종 승인했으며, 이를 통해 '예산 한계'에 부딪힌 동맹국들의 구매 지속성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천궁-II 96% 요격…'실전 검증' 한국에 떨어진 결정적 한 수


K-방산은 이 전환기에 가장 유리한 카드를 쥐었다. 결정적 변수는 '실전 검증(Combat Proven)'이다. 천궁-II는 지난 33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첫 실전 교전을 치렀다. UAE 국방부 산하 통신사 WAM은 이란 탄도미사일 174발 가운데 161발을 격추해 92.5%의 요격률을 거뒀다고 발표했고, 유용원 의원실은 UAE에 배치된 천궁-II 2개 포대가 발사한 60여 발의 96%가 표적을 명중했다고 확인했다.

가성비도 압도적이다. 패트리엇 PAC-3 발당 단가가 약 400만 달러(59억 원)인 데 반해 천궁-II는 약 100만 달러(147700만 원), 4분의 1 수준이다. UAE 정부는 곧바로 잔여 8개 포대 조기 인도를 한국에 요청했고, 한국군 예비 재고에서 약 30발의 요격탄을 긴급 항공 수송한 사실이 확인됐다.

성과는 동남아로도 번졌다.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LIG넥스원)는 지난 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DSA 2026 방산전시회에서 함대공 유도탄 '해궁(K-SAAM)' 9400만 달러(1388억 원) 첫 수출 계약에 서명했다. 천궁-II가 중동 지대공 방어의 신뢰성을 입증했다면, 해궁은 한국 함대공 미사일이 동남아 해군 방공망에 처음 편입된 사례다.

4 매출 40조 돌파…'코스피 방산 슈퍼사이클'의 실체


수치는 이미 시장이 알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LIG D&A·한국항공우주산업(KAI) '4'2025년 합산 매출은 404526억 원, 영업이익은 46324억 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 79.5%, 영업이익 74.6% 폭증했다. LIG D&A 단독 수주 잔고는 262300억 원(수출 14·내수 12),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상방산 부문 수주잔고는 372000억 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026년 매출을 308100억 원, 영업이익을 42290억 원으로 전망했다. SK증권은 LIG D&A 1분기 매출을 11028억 원, 영업이익을 1295억 원으로 추정해 시장 컨센서스(영업이익 1103억 원)를 웃돌 것으로 봤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7월 미 육군의 K9 자주포 차세대 사거리연장포병체계(ERCA) 숏리스트 발표가 미국 지상방산 시장 진입의 분수령"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유럽산 우선' 변수도 작동한다

긍정 시나리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럽연합(EU)이 지난 3월 확정한 유럽방위산업프로그램(EDIP) 15억 유로(25970억 원) 예산은 '역내 생산'을 핵심 조건으로 못 박았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유럽은 지역 방공 능력을 400% 끌어올려야 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거꾸로 K-방산이 유럽 현지화 투자 없이는 수주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 국내 방산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향후 수주의 분기점은 '유럽 내 합작 공장 설립 속도'에서 갈릴 전망이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현지 생산 거점을 조기 가동하며 'Made in Poland' K9 자주포 양산 체제를 구축해 배타적 장벽을 정면 돌파 중이며, LIG D&A 역시 루마니아·폴란드 등과 유도무기 공동 생산 및 통합 정비(MRO) 허브 구축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완료하며 EDIP'역내 생산' 조건을 충족하는 선구적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외에 해결할 과제도 뚜렷하다. 핵심 추진제와 특수 강재, 첨단 센서 등 원천 소재·부품의 국산화가 시급하다. 현재의 '조립 위주 대량생산' 구조로는 공급망 위기 시 생산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또한, 저가 요격탄 및 레이저 무기 분야에서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혀 '가성비 요격 체계'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시장 참여자 체크포인트 3가지


투자자가 짚어야 할 지표는 셋이다. 첫째, 미 국방부 PAC-3·THAAD 후속 계약 규모와 록히드마틴의 분기별 인도 실적이다. 둘째, 천궁-II 사우디(42500억 원이라크(37135억 원) 납품 진척률과 UAE 추가 발주 여부다. 셋째, EDIP '유럽산 우선' 조항 적용 강도와 한국 방산기업의 유럽 현지법인 설립 속도다.

전쟁의 승패는 더 이상 첨단 스펙이 아니라 공장 가동률에서 갈린다. K-방산이 보유한 양산 능력과 갓 확보한 실전 데이터는, 향후 10년의 산업 전쟁에서 한국이 쥔 가장 강력한 패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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