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팔' 유연성 vs '수호이' 연속성… 서방·러시아 틈새 파고드는 K-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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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노후화된 소련제 전투기… "공중 패권 붕괴 위기"
베트남 인민공군(VPAF)의 전력은 현재 거의 전적으로 러시아(구소련)제 전투기에 의존한다. 특히 25~36대로 추정되는 Su-22 공격기는 현대적인 전자전 환경과 통합 방공망을 돌파할 능력을 사실상 상실했다. Su-27 역시 구형 플랫폼으로 전락하며 한계에 다다랐다.
주력 기종인 Su-30MK2(약 35~45대)가 여전히 다목적 임무를 수행 중이지만, 중국의 J-20 스텔스 전투기와의 ‘질적 격차’는 날로 벌어지고 있다. 베트남 국방부가 연간 60억~100억 달러(약 8조 8600억~14조 7700억 원) 규모의 국방 예산을 투입해 차세대 전투기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라팔 vs Su-57, 극명한 전략적 선택
베트남의 선택지는 프랑스 다소(Dassault)사의 '라팔'과 러시아의 'Su-57'로 좁혀진다. 두 기종은 베트남이 추구하는 전략적 지향점을 대변한다.
라팔 도입은 '전략적 다변화'의 상징이다. 최근 베트남 조종사들의 라팔 시험 비행은 단순 탐색 단계를 넘어 도입이 임박했음을 시사한다. 라팔은 서방의 통합 항공전자 시스템과 우수한 전자전(SPECTRA) 성능을 갖춰 남중국해에서의 데이터링크 및 네트워크 중심 전투에 최적화돼 있다. 이는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의존도를 줄이고 서방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외교적 신호'다.
반면, Su-57은 '군사적 연속성'을 보장한다. 베트남은 수십 년간 러시아제 무기 체계와 교리를 운용해왔다. Su-57 도입은 기존 정비 인프라, 훈련 체계, 그리고 S-300PMU-2 방공 시스템과의 호환성을 유지하며 5세대 스텔스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비용 효율적인 방안이다.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얻은 실전 데이터를 바탕으로 Su-57의 성능을 지속 개량하고 있어, 하이엔드(High-end) 공군력 확보를 원하는 베트남에 매력적인 카드다.
K-방산의 기회, '토털 패키지'로 틈새 공략
다만 단순 기체 수출을 넘어 정비·교육·후속 지원을 결합한 ‘토털 패키지’ 제안이 필수적이다. 향후 베트남이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한국산 다목적 경공격기가 틈새시장을 파고든다면, 동남아 시장 내 K-방산의 영향력은 한층 공고해질 전망이다.
베트남 국방 전략 변화의 신호탄
향후 베트남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 다음 3가지 지표를 주목해야 한다.
첫째, 국방 예산 증액 흐름이다. 100억 달러 상단 예산이 최종 승인되는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둘째, 프랑스·러시아 고위급 회담 여부다. 국방장관급 회담을 통한 구체적인 기술 이전 협의 진척도도 주요 관심사다.
셋째, 훈련 파견 규모다. 서방 국가로 파견되는 조종사 및 지상 요원의 숫자와 훈련 강도를 엿볼 수 있다.
베트남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전투기를 바꾸는 일이 아니다. 남중국해의 힘의 균형을 유지하고, 2030년대의 안보 지형 속에서 독자적인 생존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베트남의 실용적이고도 단호한 의지의 표현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