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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호르무즈 우회 원유 확보 비상… 오만·사우디·카자흐와 긴급 공급선 재편

원유 수입 61%·나프타 54% 해협 의존… 서울, 4~5월분 1억1000만배럴 선제 확보
유가 120달러 땐 민간 운행 제한까지 검토… 30년 만의 연료 통제에 에너지 안보 총력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대란의 불길이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심장부까지 덮쳤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대란의 불길이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심장부까지 덮쳤다. 사진=로이터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폐쇄가 장기화하면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인 한국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해협을 거치지 않고 원유를 들여올 수 있는 ‘우회로’를 찾기 위해 중동과 중앙아시아로 고위급 사절단을 급파하는 등 전방위 외교전에 나섰다.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Oilprice.com)의 이리나 슬라브는 7일(현지시각) 한국이 원유 수입의 61%를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는 만큼,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국가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 호르무즈 밖 ‘제3의 경로’를 찾아라… 외교·물류 총동원


한국 정부는 해상 봉쇄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공급원을 확보하기 위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수장으로 하는 특사단을 오만, 카자흐스탄, 사우디아라비아에 파견했다.

오만은 호르무즈 해협 밖에 위치한 항구를 보유하고 있어, 봉쇄 리스크 없이 원유를 선적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으로 꼽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기존 페르시아만 노선 대신 내륙 파이프라인을 통해 홍해 연안으로 원유를 이동시켜 수출하는 방안을 한국 측과 논의 중이다.

카스피해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PC)을 통한 카자흐스탄산 원유 도입도 추진된다. 다만, 최근 해당 파이프라인이 드론 공격의 표적이 되는 등 지정학적 불안 요소가 여전해 안정적 수송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한국은 이러한 긴급 외교를 통해 4월과 5월분 원유 1억1000만 배럴을 선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 "걸프전 이후 처음"… 국내 에너지 통제 강화


에너지 수급 불균형이 실물 경제를 위협하자, 정부는 30년 만에 강력한 에너지 소비 통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달 정부는 폭등하는 유가로부터 가계와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30년 만에 처음으로 연료 가격에 상한선을 설정했다.

3월부터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차량 이부제 등 운전 제한 조치를 부과했다.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할 경우, 이 조치를 일반 시민에게까지 확대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는 1990년대 초 걸프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원유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산업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 수입의 54%가 호르무즈에 묶여 있어, 국내 화학 및 제조업계의 가동률 저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 한국 산업계에 주는 시사점


이번 위기를 계기로 중동 중심의 에너지 조달 구조를 미국, 호주, 중앙아시아 등으로 완전히 재편하는 ‘포스트 호르무즈’ 전략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제조 기업들은 고유가 시대를 상수로 두고 공정 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 투자를 서둘러야 하며, 핵심 원자재의 비축 용량을 상시적으로 확대 운영할 필요가 있다.

유가 120달러 시대의 도래는 단순한 비용 상승을 넘어 공급 부족을 의미한다.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사회적 합의와 함께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 속도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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