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불가항력’ 선언에 글로벌 LNG 공급 20% 마비… 국제가격 2배 폭등
미국산, 유가 연동 피하며 30% 저렴… ‘목적지 유연성’ 무기로 유럽행 뱃머리 돌려
미국산, 유가 연동 피하며 30% 저렴… ‘목적지 유연성’ 무기로 유럽행 뱃머리 돌려
이미지 확대보기세계 최대 수출국 중 하나인 카타르가 공급 중단을 선언하자,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공급이 안정적인 미국산 LNG가 아시아 시장의 새로운 구원투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유럽으로 향하던 미국산 LNG 유조선들이 아시아 구매자들의 공격적인 구애에 항로를 변경하는 등 글로벌 에너지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 카타르의 ‘불가항력’ 선언… 전 세계 LNG 20% 증발
이번 사태의 도화선은 세계 최대 LNG 수출 터미널을 보유한 카타르 에너지(QatarEnergy)의 불가항력(Force Majeure) 선언이다.
이란의 공격으로 생산 및 수출 시설이 타격을 입으면서 카타르는 전 세계 LNG 공급량의 약 20%에 해당하는 물량을 제때 내놓지 못하게 됐다. 특히 카타르 물량의 80%가 아시아로 향해왔던 만큼,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은 즉각적인 공급 절벽에 직면했다.
이 여파로 동아시아 LNG 현물 가격 지표인 JKM(한·일 마커)은 지난달 말 100만 BTU당 11달러에서 최근 21달러로 두 배 가까이 폭등하며 시장의 패닉을 반영했다.
◇ 미국산 LNG의 ‘치명적 유혹’… 가격은 싸고 행선지는 자유롭다
글로벌 에너지 위기 속에서 미국 LNG 공급업체들이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중동과 러시아산 LNG는 대개 고유가와 연동되어 가격이 동반 상승하지만, 미국산은 자국 내 천연가스 지표인 ‘헨리 허브(Henry Hub)’에 연동된다. 최근 유가 급등으로 인해 미국산 LNG는 기존 공급원 대비 20~30% 더 저렴한 상태다.
미국산 LNG 계약은 최종 목적지를 제한하지 않는다. 이 덕분에 유럽으로 가던 유조선이 아시아에서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할 경우 즉시 희망봉을 돌아 방향을 틀 수 있다.
실제로 데이터 분석업체 케플러(Kpler)는 벤처 글로벌(Venture Global) 터미널에서 출발한 유조선들이 아시아로 항로를 변경했음을 확인했다.
◇ 한국·대만·일본, ‘카타르 의존증’ 탈피 가속화나
카타르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카타르는 대만 공급량의 3분의 1, 한국 공급량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 파트너다.
하지만 이번 전쟁으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에너지 안보를 위해 미국산 비중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마이클 사벨 벤처 글로벌 CEO는 "미국은 역사적인 시장 혼란 속에서 전 세계 에너지 안보를 지탱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미국 내 신규 LNG 프로젝트 확장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 우리 정부와 에너지 업계에 주는 시사점
미국산 LNG의 부상은 한국 경제에 기회와 도전 과제를 동시에 던져준다.
중동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미국산 LNG 장기 계약 비중을 전략적으로 확대하여 도입 단가를 낮추고 수급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미국에서 아시아로 오는 항로가 길어지고 물동량이 늘어남에 따라 국내 조선 3사(HD현대,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의 LNG선 수주 모멘텀은 더욱 강력해질 전망이다.
현물 가격 급등이 국내 도시가스 및 산업용 요금으로 전이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산 저가 물량의 조기 확보와 비축유 방출 등 입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