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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발 에너지 쇼크, 카타르 LNG 생산 ‘올스톱’… 전 세계 가스 공급 20% 증발 위기

이란 드론 공격에 라스라판 설비 가동 중단, 카타르에너지 ‘불가항력’ 선언
유럽·아시아 에너지 대란 전조, 천연가스 가격 50% 폭등하며 글로벌 경제 강타
액화천연가스(LNG) 유조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액화천연가스(LNG) 유조선. 사진=로이터

중동의 에너지 심장부가 이란의 기습적인 공격으로 멈춰 섰다.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의 약 20%를 담당하는 카타르가 생산 중단을 선언하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유례없는 대혼란에 빠졌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설비 고장을 넘어 지정학적 전면전의 여파가 에너지 공급망을 정조준했다는 점에서 충격이 배가되고 있다.

미국의 에너지자원 전문 매체인 오일프라이스가 3월 4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인 카타르에너지는 주요 구매처들을 대상으로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다. 불가항력 선언이란 천재지변이나 전쟁 등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인해 계약 이행이 불가능해졌음을 공식화하는 조치다. 이는 카타르 북부의 라스라판 산업도시와 남부의 메사이드 산업시설이 이란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받아 가동이 전면 중단된 데 따른 직격탄이다.

이란의 정밀 타격과 라스라판 설비의 마비


이란의 드론 공격은 카타르 에너지 인프라의 핵심인 라스라판을 정조준했다. 라스라판은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LNG 생산 기지로, 이곳의 가동 중단은 전 세계 LNG 선박의 5분의 1이 항구를 떠나지 못한다는 의미와 같다. 카타르 국방부는 초기 조사 결과 에너지 시설과 전력 공급용 수조 등이 공격을 받았으며, 인명 피해는 없으나 안전 점검과 시설 복구를 위해 생산 밸브를 잠글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치솟는 에너지 가격, 유럽과 아시아의 비명


사태가 알려지자마자 국제 에너지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유럽의 천연가스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은 하루 만에 50% 이상 폭등하며 메가와트시(MWh)당 46유로를 넘어섰다. 러시아산 가스를 LNG로 대체하며 에너지 안보를 지켜왔던 유럽은 이제 그 대체재마저 끊길 위기에 처했다. 한국과 일본 등 카타르산 LNG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 역시 대체 물량 확보를 위해 치열한 '가스 쟁탈전'에 뛰어들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공포와 물류 대란


더 큰 문제는 물리적인 생산 중단뿐만 아니라 수송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위험성이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과 LNG 운반선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하면서,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묶여버렸다. 보험사들이 해당 항로에 대한 보험 인수를 거부함에 따라 150척 이상의 선박이 해협 인근에서 대기 중이며, 이는 에너지 가격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물류 비용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장기 침체의 기로


전문가들은 이번 카타르의 생산 중단이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세계 경제가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뤄진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에너지 자립도가 낮은 국가들은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와 전략 비축량 확대라는 생존 과제를 안게 되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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