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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최대의 화약고', 이란 미사일·드론 전력…서방 방공망 뒤흔드는 '벌떼 공격'의 실체

미 정보당국 "중동 최대 규모 비축량 보유"…제재 속에서도 사거리 4000km급 드론 개발
이스라엘·미국 전방위 공습에도 '분산·은폐'로 생존…'창과 방패'의 소모전 가시화
2025년 6월 공습 당시 예루살렘 상공에서 이스라엘 방공망에 의해 요격되는 이란발 미사일들의 궤적. 이란은 드론과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하는 ‘복합 공격’을 통해 서방의 최첨단 방어 시스템을 무력화하려 시도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6월 공습 당시 예루살렘 상공에서 이스라엘 방공망에 의해 요격되는 이란발 미사일들의 궤적. 이란은 드론과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하는 ‘복합 공격’을 통해 서방의 최첨단 방어 시스템을 무력화하려 시도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면적인 본토 공습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전력은 여전히 중동 안보의 가장 치명적인 위협으로 남아 있다. 서방의 장기적인 제재로 공군력이 약화되자 이란이 지난 수십 년간 미사일과 드론이라는 '비대칭 전력'에 사활을 걸어온 결과다.

4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중동에서 가장 거대하고 다양한 미사일·드론 무기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수치를 넘어 지역 전체의 전쟁 수행 방식을 바꾸고 있다.

탄도미사일 2500기·사거리 4000km 드론…이란의 무기고


이스라엘군(IDF)은 분쟁 초기 이란이 약 2500기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록 최근 미·이스라엘 연합군의 '에픽 퓨리' 작전 등으로 수백 기의 발사대가 파괴되었으나, 이란은 이를 전국 각지의 지하 터널과 이동식 발사대에 분산 배치해 생존성을 극대화했다.
이란의 드론 전력은 더욱 위협적이다. 대표적인 '샤헤드(Shahed)' 시리즈는 저비용·고효율 무기의 대명사가 됐다. 최신형인 샤헤드-149는 이란 측 주장으로 사거리가 4000km에 달하며 500kg의 폭약을 실을 수 있다. 특히 대당 2만~5만 달러 수준의 '가성비'를 앞세운 자폭 드론은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서방의 요격 미사일을 소모시키는 '포화 공격'의 핵심이다.

헤즈볼라에서 러시아까지 전이되는 위협


이란의 무기 체계는 이제 이란만의 것이 아니다. 이란은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이른바 '저항의 축'에 미사일과 드론 기술을 이양해 '대리전' 역량을 강화했다. 후티 반군이 홍해의 상선들을 공격하고,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를 타격하는 무기들이 바로 이란의 기술력이다.

또한, 이란산 드론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까지 흔들고 있다. 러시아는 이란산 샤헤드 드론을 대량 수입한 데 이어 아예 자국 내에 대규모 생산 시설을 구축했다. 2025년 3월 기준 러시아는 매주 1000대 이상의 샤헤드 드론을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향해 날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방공망의 한계…요격 미사일 고갈 리스크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다윗의 돌총', '애로우' 시스템과 미국의 '사드(THAAD)', '패트리어트'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방어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란의 물량 공세 앞에서는 '경제성'과 '수량'의 문제에 봉착한다.

통상적으로 날아오는 미사일 1기를 요격하기 위해 2~3발의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는 군사 교리상, 이란이 드론과 미사일을 섞어 수백 발을 동시에 쏘아 올릴 경우 방공망은 순식간에 마비될 수 있다. 특히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수백만 달러짜리 요격 미사일 재고가 바닥날 수 있다는 '소모전'의 공포가 서방 진영을 엄습하고 있다.

한편 이란의 전략은 명확하다. 미국의 압도적인 항공 전력에 맞서기보다는, 탐지가 어려운 수천 개의 미사일과 저렴한 드론을 깔아두고 유사시 적의 방공망을 '물량'으로 덮어버리는 것이다. 2020년 솔레이마니 사살에 대한 보복 공격부터 최근의 대규모 공습까지, 이란은 미사일의 정확도를 꾸준히 개선해왔다. 이제 중동의 전쟁은 얼마나 좋은 전투기를 가졌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미사일을 막아낼 수 있느냐의 싸움으로 변모했다.


김정훈 기자 kjh77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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