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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리셋' 공포…트럼프, 대법원 판결에 '15% 고율 관세'로 정면 승부

대법원 위법 판결 비웃듯 10% → 15% 기습 상향…글로벌 무역 질서 전면 마비
미국 달러·지수 동반 하락, 1,750억 달러 환급금 이슈로 미 재정 적자 '1.8조 달러' 공포
한국 반도체·자동차 '정조준'…전문가들 "수출 시장 하방 압력 및 공급망 비용 영향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관세 무효화 판결에 맞서 수입품에 15%의 고율 관세를 기습적으로 부과하며 세계 경제를 극심한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관세 무효화 판결에 맞서 수입품에 15%의 고율 관세를 기습적으로 부과하며 세계 경제를 극심한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관세 무효화 판결에 맞서 수입품에 15%의 고율 관세를 기습적으로 부과하며 세계 경제를 극심한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다.
23(현지시간) 배런스와 로이터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기존 관세가 위법하다는 대법원 결정 이틀 만에 오히려 세율을 15%로 높여 재부과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로 인해 미국 달러 지수가 하락하고 주식 선물이 급락하는 등 '미국 자산 투매'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유럽연합(EU)과 영국 등 주요 우방국은 무역 협정 승인 중단을 검토하며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관세 리셋에 따른 산업별 리스크 및 분석 (단위: 달러).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관세 리셋에 따른 산업별 리스크 및 분석 (단위: 달러). 도표=글로벌이코노믹


법원 판결 뭉개고 '15% 관세' 강행…전례 없는 '통상 불확실성' 엄습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법원 판결 이후 "꼼수를 부리는 국가들은 더 높은 관세에 직면할 것"이라며 당초 10%로 예고했던 신규 관세를 15%로 전격 상향했다. 이는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조치로, 대법원이 제동을 건 IEEPA가 아닌 '국제수지 적자 대응'이라는 우회로를 선택한 것이다.

이러한 정책 번복에 시장은 즉각 비명을 질렀다. 23일 오전 뉴욕 증시 S&P 500 지수는 1.2% 하락하며 전 거래일의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반면 금과 은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쏠리며 금융 시장의 불안감을 입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장중 97.651까지 밀려나며 올해 들어 0.7%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골드만삭스 분석가들은 실제 실효 관세율 상승폭이 9%포인트 수준으로 다소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예측 불가능한 행정부의 태도가 시장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재정 적자 1.8조 달러의 덫…1,750억 달러 환급금이 국채 시장 흔든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무역 갈등을 넘어 미국의 재정 위기로 번질 조짐이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미국 정부가 그동안 징수한 약 1,750억 달러(253조 원)를 수입업자들에게 환급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 부흐빈더 수석 전략가는 "연간 18,000억 달러(2,602조 원)를 넘어선 재정 적자 상황에서 관세 수입이라는 재원이 사라지는 것은 치명적"이라며 "재무부가 현금 확보를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면 수익률이 치솟아 전 세계 금리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정조준했다.

"합의는 합의다" 격노한 EU…글로벌 무역 공조 붕괴 위기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인상에 우방국들의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현 상황은 양측이 합의한 공정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무역 환경에 어긋난다"며 지난해 8월 체결한 무역 협정을 준수하라고 압박했다.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국제무역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완전한 관세 혼란"이라고 규정하며, 미국과의 무역 협정 공식 승인 절차를 전면 중단할 것을 제안했다.

영국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과 10% 관세율을 조건으로 특혜 무역 지위를 협상했던 영국 정부는 이번 15% 관세 부과 대상에서 자국이 제외되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명확한 확답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번 15% 관세가 1974년 무역법 제122조를 근거로 하고 있어, 국제수지 적자가 심각한 국가에 대해 최장 150일 동안만 유지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랜즈버그 베넷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랜즈버그 최고투자책임자(CIO)"가장 큰 의문은 150일의 유예 기간이 끝난 뒤에 벌어질 일"이라며 "올해 말 다시 한번 대법원에서 법적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국 핵심 산업 '경보'…반도체·자동차 수출 전선에 '하방 압력'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자동차 역시 직격탄을 피하기 어렵다. 현대차와 기아 등 완성차 업체는 15% 관세 부과 시 북미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급감하며, 현지 생산 비중이 낮은 모델을 중심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실제로 업계 전문가들은 관세가 25%까지 치솟을 경우 국내 자동차 업계의 추가 부담액이 연간 3~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 또한 엔비디아(NVIDIA) 등 주요 수요처의 서버 구축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수요 위축이라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통상 분야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과 트럼프의 대응으로 통상 환경의 예측 가능성이 제로(0)가 됐다""기업들은 정부와 협력하면서 시나리오별로 가격 및 공급망 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운영하는 체계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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