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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AI 공포 폭발… 다우 840포인트 폭락·금융주 패닉 매도

서브스택 1위 애널리스트의 '2028 AI 경제 붕괴' 시나리오, X에서 1700만 뷰
트럼프 관세 15% 인상 겹악재… 비트코인 6만5000달러 붕괴, 금·은은 일제히 급등
가상의 경고문 하나가 23일(현지시각) 뉴욕 증시를 강타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840포인트 넘게 빠지며 4만8785 선으로 내려앉았고, S&P 500 지수는 83포인트 하락해 6826을, 나스닥 종합지수는 320포인트 밀리며 2만2565를 기록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가상의 경고문 하나가 23일(현지시각) 뉴욕 증시를 강타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840포인트 넘게 빠지며 4만8785 선으로 내려앉았고, S&P 500 지수는 83포인트 하락해 6826을, 나스닥 종합지수는 320포인트 밀리며 2만2565를 기록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2028, AI는 기대를 뛰어넘었다. 그런데 주식시장은 38% 무너졌고 실업률은 10%를 돌파했다.
이 가상의 경고문 하나가 23(현지시각) 뉴욕 증시를 강타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840포인트 넘게 빠지며 48785 선으로 내려앉았고, S&P 500 지수는 83포인트 하락해 6826, 나스닥 종합지수는 320포인트 밀리며 22565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의 경제 파괴력을 경고한 가상 시나리오 보고서와 트럼프 행정부의 보편관세 15% 인상 선언이 동시에 투자 심리를 무너뜨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배런스(Barron's)가 같은 날 오후 보도했다.

픽션이 현실 시장을 움직이다… 금융주 '38% 폭락' 시나리오에 무너지다


이날 매도 폭풍의 방아쇠를 당긴 것은 금융 리서치 업체 시트리니 리서치(Citrini Research)가 주말 사이 내놓은 보고서다. 창업자 제임스 반 힐런이 X(옛 트위터)에 올린 이 글은 게시 이틀 만에 1700만 뷰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20286월을 시점으로 한 가상 붕괴 시나리오다. AI가 화이트칼라 일자리를 대규모로 대체하면서 소비 위축 → 기업 수익 감소 → AI 추가 투자라는 악순환 고리가 돌아가고, 결국 S&P 500이 고점 대비 38% 급락하고 실업률이 10.2%까지 치솟는다는 내용이다. 보고서는 스스로 "이것은 예측이 아니라 사고 실험"이라고 못 박았지만, 시장은 그 전제를 무시했다.

금융섹터가 가장 크게 흔들렸다. S&P 500 금융 섹터는 3% 하락하며 지난 44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KBW 나스닥 은행지수는 4.3%, 소규모 지역은행 지수도 4.4% 빠졌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주가는 8.09%, 골드만삭스는 3.54%, JP모건체이스는 4.15% 각각 하락했다. 이 세 종목만으로 다우 낙폭의 430포인트가 설명된다. 소프트웨어 분야도 직격탄을 맞아 iShares 소프트웨어 섹터 상장지수펀드(ETF)4.9% 급락했고, 앱러빈과 인튜이트도 7% 넘게 밀렸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수석 전략가 스티브 소스닉은 배런스에 "시트리니 보고서가 이날 아침 월가의 최대 화제였다""금융, 보험, 자산관리, 물류 등 광범위한 업종이 AI 파괴에 취약한 섹터로 투자자들의 레이더에 새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반면 존스트레이딩 수석 시장 전략가 마이클 오루크는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실제 악재에도 거뜬히 버티던 이 시장이 문자 그대로 픽션에 혼쭐이 났다"고 냉소했다. 세번스 리포트 리서치의 톰 에세이도 배런스에 "2주 전부터 이어진 AI 불안 심리가 반복되는 것일 뿐, 새로운 악재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관세 15%·비트코인 붕괴·달러 약세… 복합 불안의 하루


AI 충격파에 관세 변수도 덮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사이 대법원이 위헌으로 판정한 기존 관세를 대체할 새 보편관세를 15%로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무역에 민감한 종목들이 줄줄이 하락해 아메리칸 이글 아웃피터스, 랄프 로렌, 예티 홀딩스가 동반 내림세를 보였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기존 양자 무역 협정은 유지한다고 밝혔지만, 유럽의회 무역위원회 위원장은 "완전한 관세 혼란"이라며 유럽연합(EU)·미국 무역 협정 서명 절차를 잠정 보류하겠다고 맞받아쳤다.

비트코인 가격은 65000달러(9390만 원) 아래로 밀리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금과 은 선물 가격은 올랐고, 달러는 일본 엔과 스위스 프랑 대비 소폭 약세를 나타냈다. 안전자산을 찾는 자금이 국채 시장으로 쏠리며 채권 가격은 반등했다.

시트리니 리서치, 이 보고서를 액면 그대로 믿어야 하나


시트리니 리서치 창업자 제임스 반 힐런은 정식 경제학 전공자가 아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구급대원 출신으로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서 생물학과 심리학을 전공했다. 2018년 자기 자금으로 투자를 시작해 2023년 리서치 회사를 세웠다. 공식 투자 경력은 짧지만, GLP-1 비만치료제 투자 붐을 남보다 먼저 짚어냈고 AI 핵심 수혜주인 엔비디아에도 일찌감치 베팅해 20235월 이후 운용 수익률 200% 이상을 기록했다고 주장한다. 방산주 랠리도 선행 예측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춘지는 최근 그를 '서브스택(Substack) 금융 부문 1위 필자'로 소개했다. 서브스택은 누구나 유료 뉴스레터를 발행할 수 있는 미국의 구독 기반 글쓰기 플랫폼이다. 언론사 소속이 아닌 개인 분석가, 전직 기자, 투자자 등이 자신만의 채널을 개설해 유료 구독자에게 직접 콘텐츠를 판매하는 구조로, 미국에서는 이미 주류 금융 미디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독립 리서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반 힐런은 그 서브스택에서 금융·투자 분야 유료 구독자 수 기준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의미다. 쉽게 말해 월스트리트저널이나 블룸버그 같은 대형 언론사가 아닌 개인 분석가 신분으로, 가장 많은 유료 독자를 보유한 '금융 인플루언서'라는 말이다. 공식 자격증이나 제도권 소속이 아니라 실전 투자 성과와 독창적인 시각으로 쌓은 명성이 그의 유일한 공신력이다. 그렇기에 이번 보고서가 월가를 뒤흔든 것은 기관의 권위가 아니라 소셜미디어 시대의 '입소문 파워'가 만들어낸 현상이라는 점에서 더 주목할 만하다.

다만 이번 보고서는 실증 데이터가 아닌 가상 서사 구조로 짜였다는 점, 연방준비제도(Fed)와 정부의 정책 개입 가능성을 시나리오에서 완전히 제거했다는 점, AI 확산의 기술적 병목(메모리·전력·반도체 생산능력)을 과소평가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과장된 공포 조장이라는 시각도 만만찮다. 이 보고서의 시장 파장이 컸던 이유는 보고서 자체의 예측력 때문이 아니라, AI 충격 매도세가 이미 수주째 쌓여온 상황에서 불안 심리를 폭발시킨 도화선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월가에서는 우세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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