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군사 압박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란이 중국과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강화해왔지만 정작 미국과의 충돌 국면에서 두 나라가 직접 군사 지원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오만만에서 러시아와 소규모 합동 해군 훈련을 실시했고 중국·러시아·이란이 함께 참여하는 훈련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예정돼 있다. 그러나 이는 중동 지역에 해상·공중 전력을 대거 집결시킨 미국의 군사력과 비교하면 상징적 수준에 그친다고 WSJ는 전했다.
이란은 지난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을 상대로 12일간 이어진 충돌로 미사일 전력과 방공망이 타격을 입은 이후 중국과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미사일 재고와 방어 능력 복구를 시도해왔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명령할 경우 베이징과 모스크바가 직접 군사적으로 맞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텔아비브 소재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 선임연구원 대니 시트리노비츠는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 정권을 위해 자국의 이익을 희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권 붕괴를 바라지는 않겠지만 미국과 군사적으로 맞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 ‘트럼프 변수’ 의식…중동 이해관계도 고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으로 제재로 위축된 이란 경제에 중요한 시장 역할을 해왔다. 동시에 미국의 영향력에 맞서려는 전략적 이해도 공유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예정인 만큼, 중국이 이란과 지나치게 밀착할 경우 미·중 관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국제위기그룹의 알리 바에즈 선임연구원은 “이란은 중국과 러시아가 더 많은 지원을 해주길 바라지만 선택지가 많지 않다”며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두 나라에 계속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라이언 하스와 앨리 매티어스 연구원은 최근 분석에서 이란 정권이 붕괴할 경우 중국은 원유 공급 차질을 막는 데 주력하고, 후속 정부와의 관계 구축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고려…‘실리적 관계’
러시아 역시 이란을 중요한 파트너로 여기지만, 우선순위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관리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국면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선택을 피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알렉산더 팔머는 “이 관계는 매우 실용적이고 거래적”이라며 “러시아와 중국이 이란을 위해 미국과 전쟁을 감수할 만큼 전략적 이해가 깊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란은 러시아제 S-300 방공 시스템을 도입했고 최근 몇 년간 중국으로부터 탄도미사일 부품과 연료용 화학물질을 공급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도 통신 교란 장비와 위성항법체계 방해 장비를 지원해온 것으로 미국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지원이 전면전에서 군사 균형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제한적 군사 타격을 가해 핵 합의 수용을 압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이 경우 전면전보다는 협상 압박 수단에 가까운 조치가 될 수 있지만, 이란 정권의 안정성에는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