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삭감·세금 인상에 내수 판매 급락… 2026년 수출량 700만 대 육박 전망
중국 정부 ‘덤핑 판매’ 금지 나섰지만 실효성 미지수… 글로벌 제조사 압박 가속
중국 정부 ‘덤핑 판매’ 금지 나섰지만 실효성 미지수… 글로벌 제조사 압박 가속
이미지 확대보기18일(현지시각)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에 따르면, 수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온 중국 자동차 시장이 보조금 중단과 경기 둔화로 인해 위축되면서 중국 제조사들이 해외 확장에 사활을 거는 ‘수출 밀어내기’가 전 세계 자동차 생산 기지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 내수 절벽에 부딪힌 중국 EV… “비상등 켜졌다”
중국 승용차협회(CPCA)는 올해 자동차 판매량이 예년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낙관하고 있으나, 시장의 시선은 싸늘하다.
주식 중개인 번스타인(Bernstein)은 올해 중국 내수 판매가 5~9%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시장 분석 기관 가베칼(Gavekal)은 수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해온 전기차(EV) 판매마저 감소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달 중국자동차제조협회가 주간 판매 데이터 발표를 돌연 연기한 것은 급격한 수요 하락에 대한 중국 당국의 불안감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 보조금 종료와 세금 폭탄… 가격 전쟁은 ‘진흙탕 싸움’으로
중국 자동차 시장의 급랭은 정책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024년 말 도입된 노후 차량 폐차 보조금이 수요를 앞당겨 소진시킨 상황에서, 올해 보조금 삭감과 전기차에 새로 부과된 5~10%의 세금이 구매 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내수 판매가 막히자 제조사 간의 ‘제 살 깎아먹기’식 가격 전쟁은 더욱 심화됐다. 이에 중국 독점금지 감시 기구는 지난 12일 제조 비용 이하로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고육책을 발표했으나, 시장에서는 이러한 규제가 과거처럼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 700만 대 육박하는 수출 공습… 글로벌 제조사 생존 위협
내수 시장의 한계에 부딪힌 중국 기업들은 이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번스타인은 2026년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전년 대비 최대 15% 증가해 7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2018년 약 75만 대 수준이었던 수출량이 불과 8년 만에 9배 가까이 폭증하는 것이다. 컨설팅 회사 시노 오토 인사이트(Sino Auto Insights)는 중국 내수 둔화가 필연적으로 공격적인 수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이미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 대규모 전기차 투자 손실을 보고 있는 글로벌 전통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치명적인 압박이 될 전망이다.
◇ 韓 자동차 산업 ‘샌드위치’ 위기… 원가 혁명과 시장 다변화 절실
첫째, 현대차·기아의 해외 주력 시장 내 가격 경쟁 격화다. 700만 대에 달하는 중국산 저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가 동남아시아, 중동, 유럽 등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현대차와 기아가 공들여온 신흥 시장 점유율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가격 면에서 중국 업체와 경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과 고급화 전략을 통해 중국산과는 차별화된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둘째, 국내 부품업계의 수익성 악화와 공급망 재편 압박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산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부품 단가 인하를 요구하면서, 국내 부품사들의 수익 구조도 위태로워지고 있다. 반면, 중국 제조사들이 해외 현지 공장을 설립할 경우 국내 부품사가 공급망에 진입할 기회가 생길 수도 있지만, 이는 중국 기술 생태계에 편입된다는 리스크를 동반한다.
셋째, 거시 경제 차원의 무역 수지 악화 우려다. 자동차는 한국 수출의 핵심 품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과의 점유율 경쟁에서 밀릴 경우 국가 무역 수지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 주요 수출국의 무역 장벽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국내 기업들이 중국의 물량 공세에 맞설 수 있도록 제조 원가 혁신을 위한 R&D 지원과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