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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올해 설비투자 최대 560억 달러 확정…AI 수요 앞세워 5개국 팹 동시 착공

세계 최대 파운드리, 전체 투자 절반 가까이 시설·건물에 배정…반도체 업계 전례 없는 구조
마이크론 44% 증액·SK하이닉스·삼성까지 동반 증설…AI 반도체 투자 사이클 본격화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TSMC가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에 맞서 역대 최대 규모의 설비투자를 단행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 전반이 동시 다발 증설 경쟁에 돌입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TSMC가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에 맞서 역대 최대 규모의 설비투자를 단행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 전반이 동시 다발 증설 경쟁에 돌입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TSMC가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에 맞서 역대 최대 규모의 설비투자를 단행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 전반이 동시 다발 증설 경쟁에 돌입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19(현지시간) TSMC가 최근 이사회에서 약 450억 달러(65조 원)의 설비투자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집행한 409억 달러(59조 원)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TSMC는 앞서 올해 전체 설비투자 목표를 최대 560억 달러(81조 원)로 제시했다.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 설비투자(CAPEX, 2025·2026년). 도표=글로벌이코노믹/출처=각 사 실적발표 종합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 설비투자(CAPEX, 2025·2026년). 도표=글로벌이코노믹/출처=각 사 실적발표 종합


"시설·건물 투자 210억 달러"…구조가 심상치 않다


이번 투자 내역에서 가장 이례적인 건 지출 구조다. 2나노·3나노 등 첨단 공정에 180억 달러(26조 원), 첨단 패키징과 특화 성숙 공정에 40억 달러(58000억 원)가 배분됐다. 나머지 210억 달러(30조 원)는 장비 임차비, 팹 건설, 설비 인프라 등 시설 관련 항목으로, 전체 투자의 약 47%에 이른다.

반도체 산업에서는 통상 리소그래피 장비·증착 장비·식각 장비 같은 공정 장비가 설비투자의 가장 큰 몫을 차지한다. 시설·건물 투자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건 업계에서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디지타임스 분석가 루크 린(Luke Lin)은 해당 매체 팟캐스트에서 "시설 항목에는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선금이 일부 포함됐을 수 있다"면서도 "전체 시설 투자 규모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루크 린은 대만 가오슝·신주(보산), 일본 구마모토, 미국 애리조나, 독일 드레스덴 등 5개 지역에서 팹 건설이 동시에 진행되는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클린룸 건축, 기계·전기 설비, 용수·가스 인프라가 모두 시설 항목으로 분류되는 만큼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공장 외벽과 공공 인프라를 먼저 구축하고 장비는 나중에 들여오는 방식으로 미래 증설 기간을 줄이는 전략"이라며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유연성 확보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일본·미국·독일의 토지·인건비·자재비 상승, 신재생에너지 설비와 전용 전력망 구축 비용도 시설 투자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루크 린은 분석했다.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 웬들 황(Wendell Huang)은 지난 115일 실적 발표에서 "선도 공정 기술에 대한 강한 수요가 4분기 실적을 뒷받침했다""1분기에도 이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TSMC20254분기 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 늘어난 163억 달러(236000억 원)로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올해 연간 매출도 약 30%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메모리까지 동반 증설…AI 투자 사이클 산업 전반으로 확산


루크 린은 TSMC가 설비투자 목표를 최대 560억 달러까지 높인 것을 두고 "시장 일각의 'AI 거품론'을 불식하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TSMCCC 웨이(C.C. Wei)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AI 거품 우려를 묻는 질문에 "AI 수요가 진짜인지 직접 고객들과 확인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으며, 답변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설 흐름은 TSMC에 그치지 않는다. 디지타임스는 대만 팹 설비 업체들이 TSMC뿐 아니라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도 AI 수요를 새로운 상승 국면으로 보고 공격적으로 증설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크론은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전년보다 44% 늘린 200억 달러(29조 원)로 상향 조정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2026년 지출 확대 계획을 밝혔다. 대만 낸야테크놀로지(Nanya Technology)는 올해 설비투자를 대만 달러 기준 500억 달러(22900억 원), 지난해의 약 2.7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 가운데 약 70%는 새 팹 건설과 클린룸 구축에 쓰이며, 2027년 하반기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윈본드(Winbond)도 메모리 생산 능력 확충을 위해 올해 대만 달러 기준 421억 달러(193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수출 규제 타격, AI 발주 확대가 상쇄


대중국 수출 규제 강화로 장비 업체들의 실적에도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AI 수요 확대가 일정 부분 이를 메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pplied Materials)는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 강화로 올해 회계연도 매출이 약 6억 달러(8700억 원) 줄어들 수 있다고 공시했다. 다만 AI 관련 수요 덕분에 하반기 반도체 장비 판매가 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ASML도 수출 통제 영향으로 올해 중국 매출 비중이 약 20%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루크 린은 "TSMC와 메모리 업체들, 인텔의 설비투자 확대가 중국 매출 감소 충격을 완화하고 전반적인 성장 동력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이번 대규모 예산 승인은 TSMC 경영진이 수년간의 수요와 글로벌 생산 능력 확충의 시급성을 확신한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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