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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잠수함 사업 수주 TKMS, 캐나다 65조 '빅매치'…한국, 독일 잡을 필승 카드는?

P-75I 19년 표류 끝 TKMS-마자곤독 단독 수의 협상, 3개월내 서명 유력
캐나다 CPSP에서 TKMS와 재격돌…'기술이전 경쟁'이 글로벌 판도 가른다
인도양 수중 세력 균형이 독일 쪽으로 급격히 기운다.  이제 문제는 인도를 확보한 TKMS가 다음 전장인 캐나다 초계잠수함 사업(CPSP)에서 한화오션과 정면충돌한다는 점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도양 수중 세력 균형이 독일 쪽으로 급격히 기운다. 이제 문제는 인도를 확보한 TKMS가 다음 전장인 캐나다 초계잠수함 사업(CPSP)에서 한화오션과 정면충돌한다는 점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도양 수중 세력 균형이 독일 쪽으로 급격히 기운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22(현지시각) 키일 TKMS(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즈) 조선소에서 라지나트 싱 인도 국방장관과 회담한 뒤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3개월 안에 80억 달러(118400억 원) 규모 잠수함 계약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인도 P-75I 사업은 1990년대 후반 구상을 시작해 2007년 첫 사업 승인(AoN)을 받은 뒤 19년간 표류해 온 재래식 잠수함 역대 최대 규모 계약이다.
한국 방산에는 두 가지 숙제가 동시에 떨어졌다. 한화오션(DSME)과 TKMS는 인도가 요구한 공기불요추진(AIP) 등 핵심 기술 요건을 충족한 유이한 업체였으나 한화오션은 인도 측의 요구사안을 검토한 결과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해 입찰을 철회했다. 이제 문제는 인도를 확보한 TKMS가 다음 전장인 캐나다 초계잠수함 사업(CPSP)에서 한화오션과 정면충돌한다는 점이다.

'20조→11'…인도, TKMS와 강도 높은 협상으로 '실리' 챙겼다


인도 국방 전문매체 IDRW와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즈(TKMS)의 발표를 종합하면, 양측은 지난해 831일 개념설계합의(CDA)를 매듭짓고 911일부터 본격적인 가격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이번 협상의 핵심은 '비용 절감''기술 내재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인도 정부의 강력한 의지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사업 규모의 조정이다. MDL-TKMS 컨소시엄이 초기에 제시했던 약 20조 원대 예산안은 인도 정부의 공격적인 협상력을 거치며 11조 원대로 대폭 조정됐다. 이는 인도 해군이 예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독일의 기술력을 합리적인 가격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승부수로 풀이된다.

'메이크 인 인디아(Make-in-India)' 기조에 따른 기술 이전 로드맵도 구체화됐다. 양측은 1번함 현지화율을 45%로 시작해, 최종 6번함에 이르러서는 60%까지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는 목표를 확정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인도 내 공급망도 이미 가동 중이다. 추진계통과 전투체계, 선체 제조 등 잠수함 건조의 핵심 공정에 L&T(라르센 앤 투브로), 타타 어드밴스드 시스템스(TASL), 고드레지(Godrej) 등 인도 유수의 방산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다. 단순한 무기 구매를 넘어, 인도 현지 방산 생태계를 독일 기술과 결합해 자립하겠다는 인도 해군의 구상이 명확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인도 해군이 11조 원 규모의 P-75I 잠수함 사업을 강행한 핵심 동력은 경쟁국과의 '은밀성 격차'를 해소하려는 전략적 절박함에 있다. 현재 인도 해군이 운용하는 칼바리급(프랑스 스코르펜 설계 기반) 잠수함 6척은 핵심 기술인 AIP(공기불요추진) 체계가 탑재되지 않아 수중 작전 지속 능력에 명확한 한계가 있다.

반면 중국과 파키스탄 해군은 AIP 기술을 앞세워 인도양 내 수중 작전 반경을 공격적으로 넓히고 있다. 인도 당국은 수주간 수중 은밀 기동이 불가능한 현재의 전력만으로는 전력 공백이 심각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급변하는 인도양 안보 환경 속에서 더 이상 전력 공백을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독일 TKMS와의 계약을 앞당긴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도입될 신형 잠수함 1번함은 계약 체결 7년 뒤인 2032년 인도 해군에 인도되어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인도 전략비전, K-방산 재진입 제도적 토대


인도 잠수함 수주는 독일에 내줬지만, 한국 방산이 인도 시장에서 완전히 물러선 것은 아니다. 오히려 P-75I 입찰 탈락은 한-인도 방산 협력의 구조적 확장이라는 더 큰 그림 속에서 재해석될 필요가 있다.

중동 분쟁의 장기화와 중국·파키스탄의 해양 팽창으로 인도의 국방력 강화 수요는 잠수함 한 사업에 그치지 않는다. 인도는 향후 10년간 육··공 전 영역에서 대규모 현대화를 추진 중이며, '메이크 인 인디아' 기조상 단순 구매보다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을 병행할 파트너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K9 자주포 현지 생산으로 이미 신뢰를 쌓은 한국은 이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국가 중 하나다. 인도 입장에서도 미국·유럽 일변도의 방산 공급망 다변화라는 전략적 이해가 맞아떨어진다. 양국 모두에 실익이 있는 구조다.

지난 20,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발표한 '-인도 공동 전략비전(2026-2030)'은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양국 방산 협력의 패러다임 전환 선언이다. 이번 비전은 단순한 완제품 수출을 넘어, 양국이 방산 생태계를 공유하는 '기술 공동 창조자'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적 의지를 담고 있다.
이번 협약은 K9 자주포의 인도 현지 생산이 거둔 성공을 양국 방산 파트너십의 표준 모델로 격상시켰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인도 방산 엑셀러레이터(KIND-X)'의 출범이다. KIND-X는 방산 스타트업과 연구기관, 민간 투자자 및 기업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혁신 허브로, 양국 기업이 공동으로 기술을 연구하고 시장을 개척하는 물리적 토대가 될 전망이다.

제도적 뒷받침도 한층 강화됐다. 양국은 외교·국방 분야의 '2+2 차관급 대화' 채널을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기술 이전과 방산 수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책적 불확실성을 정부 차원에서 직접 조율하겠다는 의미다. , 한국 기업이 인도 현지 시장에 진입할 때 겪는 제도적 장벽을 낮추고, 인도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과 한국의 기술력을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안정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이번 조치로 K-방산은 단순한 판매자 지위를 벗어나 인도의 방산 강국 도약을 돕는 핵심 전략 파트너로서 입지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64조 전장의 '-독 기술이전 경쟁'


캐나다 CPSP에서 한화오션과 TKMS는 지난해 8월 양대 적격 공급자로 선정됐다. 캐나다 CBC 방송은 사업 규모를 200억 캐나다달러(216800억 원) 이상으로 보도했고, 수명주기 비용 기준 업계 추정치는 600억 캐나다달러(65조 원)에 이른다. 양사는 지난 32일 최종 제안서를 제출했고, 연방 국방투자청(DIA)은 제안서 보강을 위해 오는 29일까지 수정 기회를 부여했다.

한화오션은 장보고-III 배치-II(장영실급) 기반 'KSS-III CPS', TKMS는 독일·노르웨이 공동 개발 Type 212CD를 제안했다. 배치-II 1번함은 지난해 10월 거제조선소에서 진수된 3600t급으로 리튬이온 전지, 연료전지 AIP, 10셀 수직발사관(VLS)을 탑재했다. 한화오션은 2026년 계약을 전제로 20321번함, 2035년까지 4척 인도 일정을 공식 제시했다. 알고마 스틸과는 34500만 캐나다달러(3740억 원) 규모 현지 철강 공급망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방산 시장의 판도를 읽는 3대 키워드…한화오션·TKMS 경쟁 2라운드 시작


글로벌 잠수함 시장의 무게추가 대서양과 인도양을 오가는 가운데, 투자자와 시장 관계자들이 향후 10년의 방산 판도를 가늠하기 위해 반드시 주시해야 할 '3대 관전 포인트'가 있다.P-75I 프로젝트의 서명 시점과 계약액은 방산 기업의 수익성을 가늠할 핵심 지표다. 조기 계약은 인도의 현대화 의지와 MRO 수요를 입증하며, 계약액은 출혈 경쟁 여부를 판가름하는 잣대가 된다. 이는 기업의 영업이익은 물론, 한화오션 등 경쟁사가 캐나다 등 후속 시장에서 취할 가격 전략을 결정짓는 중요한 벤치마크가 될 전망이다.

둘째, 캐나다 CPSP 낙찰자 발표 내용이다. 글로벌 표준의 향방을 가름할 잣대다. 캐나다 연방 국방투자청(DIA)의 낙찰자 발표는 북대서양 방산 시장의 '기술 표준'이 한국으로 넘어올 것인지, 유럽(독일)이 수성할 것인지를 결정짓는 중대 분기점이다. 업계의 예상대로 올여름 낙찰자가 결정된다면, 이는 북극권과 대서양 방어 전략에 한국형 잠수함의 기술력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하는 실질적인 '기술 인증서'가 될 것이다.

셋째, 현지 파트너십 확장 속도로 '산업 생태계'의 지배력을 확인할 지표다. 한화오션의 '알고마 스틸' 제휴와 TKMS'시스팬 조선소' 활용 등 현지 파트너십 확장 속도를 봐야 한다. 현대 방산은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산업 공급망의 몇 %를 자국 기업이 지배하느냐가 승패를 가른다. 누가 더 빠르게 현지 철강, 전장, 인력 공급망에 깊숙이 침투해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가 되느냐가 향후 30년 간의 장기 수익을 보장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이 세 가지 지표는 '한국 방산이 물건을 파는 세일즈맨에서, 현지 산업의 운명을 함께하는 전략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는가'에 대한 답을 제공할 것이다.

인도를 독일에 내준 것은 K-방산에 치명상이 아닌 이정표다. 64조 원이 걸린 북대서양·북극 전장에서 한국이 독일의 기술이전 공세를 넘어설 수 있느냐가 향후 10년 글로벌 재래식 잠수함 시장의 판도를 가를 시금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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