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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HBM3' 자립 결국 실패… 지금 반도체 들고 있다면 '이것'부터 확인하라

레거시 칩 '물량 공세'로 전략 선회…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투자자가 봐야 할 3가지 지표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CXMT의 고대역폭메모리(HBM3) 양산 계획이 사실상 좌초됐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CXMT의 고대역폭메모리(HBM3) 양산 계획이 사실상 좌초됐다. 이미지=제미나이3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의 고대역폭메모리(HBM3) 양산 계획이 사실상 좌초됐다. 21일(현지 시각) IT매체 컴퓨터베이스 보도에 따르면, CXMT는 당초 올 상반기로 잡았던 HBM3 양산 목표를 내년 이후로 또다시 미뤘다. 엄청나게 많은 국가 보조금과 '반도체 굴기'라는 기치 아래 맹추격을 벌여온 중국의 기술 자립 시도가 공정 병목과 기술적 난제라는 거대한 벽에 부닥친 것이다.

열(熱) 문제로 드러난 ‘5년의 기술 격차’


CXMT의 HBM3 개발 실패는 구조적 한계에서 기인한다. 업계에 따르면, CXMT가 생산한 HBM3 칩은 과도한 발열 탓에 동작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초기 불량이 아닌, 장기적인 내구성과 직결된 문제로 초기 삼성전자가 HBM 도입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와 판박이다. 당시 삼성전자도 열 제어 문제 해결에만 1년 반 이상이 걸렸다.

단순한 시간적 공백을 넘어선 ‘기술의 질’ 차이도 극명하다. 엔비디아의 호퍼 그래픽처리장치(GPU)가 HBM3를 탑재하며 시장을 선도하기 시작한 2022년과 중국의 현실적인 양산 시점을 단순 대조하면 약 5년의 공백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는 산술적인 5년의 지연을 넘어 미세 공정의 수율, 고도의 패키징 기술, 메모리 생태계 내 신뢰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중국이 넘어야 할 기술적 장벽이 여전히 공고함을 시사한다.

특히 화웨이가 2027년 HBM3e, 2028년 HBM4 도입이라는 도전적인 로드맵을 제시했으나 글로벌 시장이 이미 차세대 규격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움직이는 목표물(Moving Target)’ 상황임을 고려할 때 현재의 기술 정체 국면에서 이러한 목표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중국의 우회 전략, ‘레거시 칩’으로 글로벌 생태계 장악


독일 도이체벨레(DW)는 지난 20일(현지 시각) 보도에서 중국이 첨단 공정의 열세를 ‘범용 칩(레거시 칩)’ 시장 점유율 확대로 돌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듐그룹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전 세계 범용 칩 시장의 30%를 차지했다. 비록 최신 인공지능(AI) 칩은 아니지만 자동차·산업용 기기·가전 등 경제 전반에 꼭 필요한 레거시 반도체를 대량 생산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화홍반도체 등 중국 파운드리는 가동률 106%를 기록하며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다. 중국은 첨단 AI 칩 제조가 막히자 AI 연산 효율보다는 비용 절감과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모델-칩-클라우드’ 통합 생태계 구축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고성능 AI 인프라와는 결이 다른 독자적인 노선으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투자자가 반드시 확인해야 할 3가지 지표


향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고성능 AI 칩 중심의 서방 생태계와 범용 칩 중심의 중국 생태계로 양분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 반도체 관련 자산을 보유하고 있거나 투자를 고려한다면 다음 3가지 지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첫째, CXMT의 공정 수율 데이터다. HBM 양산 지연이 길어질수록 중국 내 AI 가속기(화웨이 어센드 등)의 성능 향상 속도는 둔화할 수밖에 없다. 이는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들에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레거시 칩 가격 변동성이다. 중국발 범용 칩 공급 과잉이 전 세계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비중국계 공급사들의 수익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관련 기업의 재고 수준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셋째, 미·중 기술 디커플링 속도다. 양국 간의 기술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어느 쪽으로 공급망이 재편되는지 살피는 것이 투자 성패의 핵심이다.

중국 반도체 산업은 거대한 자금력에도 물리적 기술 격차라는 거대한 장벽 앞에 섰다. 다만 중국이 레거시 칩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을 실질적으로 점유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 기업들이 간과해서는 안 될 위협 요소다. 기술 초격차 유지와 동시에 범용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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