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중국산 D램 사라진다… 6만 장 웨이퍼 AI 반도체 자급에 투입
유럽 거점 넥스페리아, '자산 밀반출' 의혹에 법원 정밀 조사… 中 공급망 고립 심화
화웨이 AI 칩 부활의 열쇠 HBM3, '수율'이 변수… 글로벌 반도체 지형도 요동
유럽 거점 넥스페리아, '자산 밀반출' 의혹에 법원 정밀 조사… 中 공급망 고립 심화
화웨이 AI 칩 부활의 열쇠 HBM3, '수율'이 변수… 글로벌 반도체 지형도 요동
이미지 확대보기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CXMT)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자급을 위해 주력 생산 라인을 고대역폭메모리(HBM)로 급격히 돌리면서, 전 세계 소비자용 D램 시장에 거대한 수급 불균형의 파도가 덮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각) IT 전문 매체 Wccftech와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산업은 안으로는 생산 구조의 전면 재편을, 밖으로는 유럽 내 핵심 거점 상실이라는 진퇴양난의 상황을 맞았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기업의 전략 수정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근간을 흔드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용 D램 덮친 '나비효과'… "중국산 저가 메모리 시대 끝났다"
중국 반도체 업계가 미국의 촘촘한 규제 그물망을 뚫기 위해 HBM 자급화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CXMT는 최근 LPDDR5X 등 차세대 제품을 공개한 데 이어, 전체 D램 생산 능력의 20%에 달하는 월 6만 장 규모의 웨이퍼 투입량을 HBM3 생산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러한 결정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즉각적인 타격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시장 가격을 억제해 온 중국산 저가 D램 물량이 급감하면서, PC 및 게임용 메모리 가격이 2025년 말까지 10% 이상 뛰어오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워츠테크는 "중국 DRAM 공급업체들이 게이머들을 가격 상승세에서 구해줄 것이라는 기대는 이제 사라졌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화웨이가 삼성전자의 기존 재고 대신 CXMT의 HBM3를 채택해 AI 가속기 '어센드(Ascend)' 시리즈 생산 확대에 나서면서, 중국 내 메모리 자원은 철저히 국가 전략 산업인 AI와 방산 중심으로 쏠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극자외선(EUV) 장비 없이 다중 패턴(Multi-patterning) 공정만으로 양산 수율을 얼마나 확보할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유럽 내 中 거점 '넥스페리아' 침몰… "자산 무단 이전 의혹 정밀 조사“
중국의 글로벌 거점 확보 전략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네덜란드 상사재판소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중국 자본(윙텍) 산하의 반도체 기업 넥스페리아를 대상으로 부정 경영 의혹 조사를 시작했다.
재판소는 윙텍 창업자이자 넥스페리아 최고경영자(CEO)인 장쉐정의 직무 정지 처분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장 CEO가 유럽 내 핵심 시설과 자산을 이사회 승인 없이 중국으로 옮기려 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국가 안보 위협'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2024년 말 윙텍을 수출 통제 명단(Entity List)에 올린 이후, 넥스페리아 역시 제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지자 현지 경영진은 중국 공장으로의 웨이퍼 출하를 중단하는 등 '중국과 거리두기'에 나섰다. 이로 인해 자동차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걸친 혼란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기술 격차와 시장 다변화가 유일한 활로"
중국의 이 같은 행보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중국이 범용 D램 시장에서 스스로 발을 빼는 것은 우리 기업들의 가격 협상력을 높여주는 요인이 되지만, HBM 시장에서의 추격 속도는 경계 대상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HBM3 양산에 성공한다면 화웨이를 정점으로 한 중국만의 'AI 고립주의 생태계'가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며 "유럽 내 중국 자산에 대한 안보 경계 강화는 한국 기업이 유럽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빈틈을 공략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026년 상반기가 글로벌 반도체 지형도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CXMT의 HBM3 실제 수율과 유럽 법원의 최종 판단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수출 전략도 전면 재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