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HBM4 시장 82% 장악 예고… 엔비디아 "검증 전 조기 공급" 긴급 요청
AI 반도체 패권, GPU에서 메모리로 전이… 한국 '슈퍼 공급자' 지위 확고
범용 D램 품귀에 HP·델 등 中 CXMT 검토… '초격차' 유지하며 추격 따돌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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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 D램 품귀에 HP·델 등 中 CXMT 검토… '초격차' 유지하며 추격 따돌려야
이미지 확대보기엔비디아, 품질 검증 전 "HBM4 달라"… 삼성·SK 위상 변화
글로벌 AI 칩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에 HBM4 조기 공급을 압박하고 있다고 대만 디지타임스가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양산을 목표로 최종 품질 검증을 준비하고 있으나, 엔비디아는 신뢰성 테스트를 마치기 전이라도 물량을 먼저 공급해달라는 이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제품의 엄격한 검증 절차와 비교하면 매우 파격적인 조치로, 그만큼 메모리 확보가 시급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메모리 공급 부족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6년 글로벌 HBM4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54%, 삼성전자가 28% 점유율을 차지하며 한국 기업 두 곳이 전체 공급량의 82%를 독점할 것으로 분석했다. 인텔의 립부 탄 전 이사는 메모리 공급난이 빨라야 2028년에야 해소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HBM 쏠림에 범용 D램 품귀… PC업계, 중국 CXMT로 눈돌려
니케이에 따르면 HP와 델은 현재 CXMT 제품에 대한 품질 검증에 착수했다. 이는 마이크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이른바 '빅3'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 부족에 대비한 차선책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다. 업계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수익성이 높은 HBM에 설비를 집중 배치함에 따라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용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 확대를 허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CXMT의 추격, '범용'은 턱밑까지 'HBM'은 아직 안갯속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기술 수준은 현재 2세대 10나노급(1y) D램 양산을 넘어, 한국 기업이 주도하는 4세대(1a) 및 5세대(1b) 공정 진입을 시도하는 단계다. 업계는 CXMT와 한국 기업 간의 기술 격차를 범용 D램 기준 약 3~5년 정도로 평가한다. CXMT는 최근 HBM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를 대폭 늘리며 HBM2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으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양산을 앞둔 6세대 HBM4와 비교하면 여전히 세대 차이가 뚜렷하다.
다만, 미·중 갈등에 따른 장비 반입 규제에도 불구하고 CXMT가 독자적인 공정 우회 기술을 통해 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은 위협적이다. 특히 HP와 델이 CXMT 제품 검증에 나선 것은, 기술력이 완벽해서라기보다 범용 시장에서 한국 제품을 대체할 수준의 '가성비'를 확보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CXMT가 국가 보조금을 바탕으로 저가 공세를 펼칠 경우, 한국 기업들이 수익성이 낮은 범용 시장권을 중국에 내어주고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강제 밀려 올라가는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미·중 갈등 리스크 속 '이중 과제' 직면한 한국 반도체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부상은 한국 기업들에 위협 요소다. CXMT는 미국 국방부가 중국 군부를 돕는 의심 기업 명단에 올리는 등 감시를 강화하고 있지만, 공급난에 직면한 기업들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대체재를 찾고 있다. 특히 CXMT가 삼성전자의 10나노미터(nm)급 D램 기술을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들이 범용 시장을 잠식할 경우 한국 기업들의 하방 지지선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과 반도체 업계 안팎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HBM4를 통한 '초격차'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범용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을 따돌려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와 같은 거대 고객사를 붙잡기 위해 HBM에 올인해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범용 제품의 공백이 중국 반도체 굴기의 통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조기 공급 요청에 응해 실적 극대화를 이룰지, 그리고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HP와 델이 실제 중국산 메모리를 대량 채택할지가 향후 메모리 시장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