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성과보다 과정에 방점 찍은 행보
현장 목소리에서 확장되는 정기선 리더십
현장 목소리에서 확장되는 정기선 리더십
이미지 확대보기HD현대가 정기선 회장 시대를 맞아 기존 글로벌 조선 최강 기업에서 방위산업,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의 리더로 거듭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회장에 오른 이후 조선과 방산 중심의 기존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동시에 수소, 자율화, 스마트 조선, 로봇 등 중장기 산업 영역에 대해 일관된 관심을 유지해 온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 분야는 과거에는 수익성과 거리가 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 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 그룹의 전략 자산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HD현대가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이어온 스마트 조선과 자동화에 대한 관심은 조선업 경쟁 기준 변화와 맞물린다. 글로벌 조선 시장은 가격 경쟁을 넘어 운항 효율과 유지 비용, 안전성과 환경 규제 대응 능력까지 포함한 장기 운영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선박 건조 이후의 운용과 관리, 데이터 축적이 수익성과 직결되는 구조로 바뀌면서 과거의 준비가 경쟁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정 회장이 중시해 온 또 하나의 축은 현장과의 소통이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전략 수립 과정에서 임직원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늘리고, 생산 현장과 기술 인력의 목소리를 경영 판단에 반영해 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의식과 개선 요구가 자동화와 디지털 전환의 방향을 구체화하는 기준이 됐다는 평가다.
수소와 자율화 분야 역시 현장과 무관한 선택은 아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환경 규제 대응과 에너지 효율 개선, 운항 안정성 확보 등 실무 과제가 누적되면서 관련 기술과 시스템에 대한 필요성이 자연스럽게 제기됐다는 것이다. 단기 수익성보다 현장 운영의 지속 가능성을 우선한 판단이 시간이 지나며 전략적 의미를 키웠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로봇과 자동화에 대한 접근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인력 구조 변화와 숙련 인력 확보의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에서 자동화와 로봇 기술은 비용 절감 수단을 넘어 현장의 안전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높이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HD현대가 이 분야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이어온 배경에는 작업 환경 개선과 현장 부담 완화라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선택들의 공통점은 기술을 앞세우기보다 구조와 사람을 먼저 고려했다는 점이다. 정 회장의 리더십은 새로운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기술이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왔다. AI 역시 별도의 구호가 아니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과 운영 고도화를 뒷받침하는 기반으로 활용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접근 방식이 AI 시대에 오히려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빠른 전환보다 준비된 선택을 유지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축적해 온 과정이 산업 환경 변화와 맞물리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과 방산의 현재 성과가 단기 호황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다.
재계에선 정 회장의 리더십의 경우 시간을 다루는 방식과 현장을 대하는 태도에서 구체화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은 경영자로써 빠른 성과 보단 선택지를 남겨두고, 기술보다 사람과 구조를 먼저 살펴왔다"며"회장에 오른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간 방위산업과 조선업에 대한 축적된 경영 능력과 현장 기반 판단이 결합되며 경영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보기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