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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버블 꺼지면 미국 밖이 기회”… 2026년, 돈의 대이동 시작된다

英 FT·루치르 샤르마 “美 고물가·재정적자에 유동성 위기… AI 만능론 끝물”
저평가된 ‘비(非)미국’·‘우량주’가 피난처… 남미·신흥국 반등 예고
中 ‘밀어내기 수출’ vs 선진국 ‘이민 빗장’… 글로벌 경제 뇌관 부상
 2026년은 유동성 위축으로 인한 AI 버블 붕괴 위험과 함께, 그동안 소외됐던 비(非)미국 시장과 우량주가 부상하는 ‘대전환의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2026년은 유동성 위축으로 인한 AI 버블 붕괴 위험과 함께, 그동안 소외됐던 비(非)미국 시장과 우량주가 부상하는 ‘대전환의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미지=제미나이3
2025년 세계 경제는 인공지능(AI) 열풍이 미국 시장을 지탱한 한 해였다. 하지만 2026년은 유동성 위축으로 인한 AI 버블 붕괴 위험과 함께, 그동안 소외됐던 비()미국 시장과 우량주가 부상하는 대전환의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5(현지시각) 루치르 샤르마 록펠러 인터내셔널 회장의 기고문을 통해 ‘202610대 글로벌 트렌드를 보도했다. 신흥국 투자 전문가이자 글로벌 거시경제 석학인 샤르마 회장은 지난해 미국 경제가 붕괴하지 않은 건 AI로 돈이 몰렸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제 AI 만능론이 시들해지면서 미국 예외주의도 정점을 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AI 버블과 미국의 생활비 위기… 유동성이 뇌관


샤르마 회장은 현재의 AI 시장이 전형적인 버블 징후를 보인다고 진단했다. 미국 주식시장은 고평가됐고, 투자는 과열됐으며, 부채는 과도하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가계 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부동산을 넘어선 점을 우려했다.

역사적으로 버블은 그 자체의 무게가 아니라 유동성이 마를 때 터졌다. 1929년 미국 대공황, 1989년 일본 버블 붕괴, 2015년 중국 증시 폭락 모두 중앙은행의 긴축이 선행했다. 샤르마 회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미국의 재정적자나 자본 유입 둔화로 장기 금리가 치솟으면 그것이 버블을 터뜨리는 바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내 생활비 위기도 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미국 내 식료품 가격은 5년 전보다 30% 올랐고, 저소득층의 3분의 1은 소득의 95%를 생필품 구매에 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을 풀면 물가는 더 오르고, 이는 결국 국채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미국의 재정적자는 관세 수입 등으로 다소 줄었으나, 올해 다시 국내총생산(GDP)6%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떠나는 핫머니… 해외 시장과 우량주의 귀환


미국 경제의 취약점은 해외자본 의존도다. 지난해 외국인은 미국 주식과 채권에 17000억 달러(2460조 원)를 쏟아부었다. 이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모두 메울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샤르마 회장은 미국에 대한 신뢰가 흔들려 자금이 빠져나가면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이는 역사적으로 해외 주식시장의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미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의 수익률이 미국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현재 미국 밖의 주식시장은 미국보다 약 3분의 1가량 저렴하게 거래된다. 특히 지난 15년간 미국에 뒤처졌던 기업 이익 증가율이 신흥국을 중심으로 미국을 추월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우량주로 향한다. 우량주는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안정적인 이익 성장, 낮은 부채 비율을 가진 기업을 뜻한다. 지난해 AI 붐을 타고 수익성은 낮지만, 변동성이 큰 주식이 인기를 끌면서 우량주는 상대적으로 외면받았다. 샤르마 회장은 과거 데이터를 보면 우량주는 장기적으로 시장 수익률을 상회했다현재 산업재, 금융, 소비재 분야에서 저평가된 우량주들이 2026년 반등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치르 샤르마 록펠러 인터내셔널 회장의 2026년 전망. 도표=글로벌이코노믹/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루치르 샤르마 록펠러 인터내셔널 회장의 2026년 전망. 도표=글로벌이코노믹/제미나이3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과 남미의 우경화


중국 경제는 두 개의 가면을 쓰고 있다. AI와 수출이 경제 지표를 떠받치지만, 내수는 부동산 침체와 인구 감소로 곪아 터지기 직전이다. 중국 정부가 빚을 내 경기 부양에 나설 여력도 부족하다. 가계와 기업을 합친 중국의 총부채는 GDP300%를 넘었다.

내수 부진을 타개하려 중국은 가격을 깎아내려 수출 물량을 밀어내는 전략을 쓴다. 이에 대한 글로벌 반발은 거세다. 2023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중국산 덤핑 조사가 120건 이상으로 두 배 늘었다. 샤르마 회장은 “2026년에는 트럼프 관세보다 중국 덤핑이 글로벌 무역 갈등의 더 큰 불씨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남미의 정치 지형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칠레 등에서 우파 지도자가 집권하거나 약진하면서 시장 친화적인 정책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남미 증시는 평균 50% 이상 상승하며 미국(16%)을 압도했다. 올해 콜롬비아와 브라질 대선 결과에 따라 남미 시장의 상승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이민 빗장 잠그는 선진국… 인플레 압력 가중


이민의 종말2026년 세계 경제의 새로운 변수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이 이민 문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순이민자 수는 2023년 정점 대비 85% 급감한 50만 명에 그쳤다. 유럽연합(EU)50% 줄어든 120만 명, 영국은 75% 감소한 20만 명을 기록했다.

이러한 이민 감소는 노동력 부족을 야기해 임금 상승과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 샤르마 회장은 “AI가 일자리를 뺏을 것이라는 공포와 달리, 이민자 급감은 오히려 노동조합 협상력을 높이고 노동 비용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샤르마 회장은 ▲전 세계적인 규제 완화 경쟁 확산 ▲건강 중시 풍조에 따른 주류 산업 위축(Peak Alcohol) 등을 올해 주요 흐름으로 꼽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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