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수요 폭증이 불러온 메모리 기근… 일반 소비자용 RAM 가격도 수개월 새 10배 폭등
엔비디아·구글 등 빅테크 ‘사재기’ 경쟁에 공급망 마비… 2026년 생산 물량까지 완판
마이크론·삼성·SK하이닉스 수익성 역대급 기록 중… ‘메모리 장벽’이 AI 발전 발목 잡나
가전·PC 업계 원가 상승 압박 직면… 소비자 기기 가격 인상 도미노 현실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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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모든 컴퓨팅 장치의 필수 부품인 RAM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IT 산업 전반에 거대한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고 미국 경제방송 CNBC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빅테크의 HBM 독점… "일반 메모리 3개 만들 바엔 HBM 1개"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엔비디아, AMD,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칩 제조를 위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확보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수밋 사다나 사업 부문 최고 책임자(CBO)는 최근 CES 전시회 인터뷰에서 "메모리 수요 증가 속도가 업계 전체의 공급 능력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HBM은 일반 메모리보다 공정이 훨씬 복잡해, HBM 1비트를 생산하기 위해 기존 메모리 3비트 분량의 생산 능력을 포기해야 하는 '3대 1의 법칙'이 작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익성이 높은 AI 서버용 메모리로 생산 라인이 쏠리면서 일반 소비자용 RAM 시장은 극심한 공급 부족에 빠졌다.
실제로 타이베이 소재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이번 분기 DRAM 평균 가격이 직전 분기 대비 50~5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톰 후 애널리스트는 이를 "전례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일례로 주스 랩스의 딘 비엘러 CTO는 SNS를 통해 "몇 달 전 300달러에 샀던 256GB RAM의 가치가 현재 3000달러(약 400만 원)에 달한다"며 당혹감을 드러냈다고 CNBC는 전했다.
삼성·SK하이닉스·마이크론 '즐거운 비명'… 2026년 물량까지 매진
공급 부족 사태 속에 메모리 3사(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실적은 수직 상승 중이다. 마이크론은 최근 분기 순이익이 3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주가는 지난 1년간 247% 폭등했다. 삼성전자 역시 영업이익이 세 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며, SK하이닉스는 이미 2026년 전체 생산 능력에 대한 수요 확보가 끝났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익 잔치' 이면에는 AI 기술의 한계를 뜻하는 '메모리 장벽(Memory Wall)'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프로세서의 연산 속도는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메모리의 데이터 전송 속도가 이를 받쳐주지 못해 강력한 GPU가 데이터를 기다리며 공전하는 병목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기기 가격 인상 '초읽기'… 델·애플 등 대응 고심
메모리 가격 폭등은 완제품 업계로 전이되고 있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메모리 부족으로 인한 원가 상승을 인정하며 제품 소매 가격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노트북 하드웨어 비용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초 최대 18% 수준에서 현재 20%를 넘어선 상태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수요가 워낙 압도적이어서 모든 HBM 공급업체가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며 "결국 더 많은 메모리 공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이크론은 미국 아이다호와 뉴욕에 신규 팹을 건설 중이지만, 실제 가동은 2027년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어서 당분간 메모리 부족에 따른 가격 강세와 공급난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