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뤄진 기업 투자·고용 한꺼번에 분출 전망
노동시장 경직에 임금 상승 압력… 하반기 긴축 논란 재부상 가능성
노동시장 경직에 임금 상승 압력… 하반기 긴축 논란 재부상 가능성
이미지 확대보기억눌린 수요 분출과 재정 확대 동시 진행
TS 롬바드의 다리오 퍼킨스는 연말 보고서를 통해 시장이 여전히 안정적인 연착륙에 베팅하고 있지만, 보다 강력한 경기 부양 조건이 조용히 갖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들이 지난해 관세와 정책 불확실성 탓에 고용과 투자 결정을 미뤄왔고, 이로 인해 억눌린 수요가 대거 분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퍼킨스는 정책 입안자들이 지원을 강화하는 시점에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예상을 웃돌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럽과 일본, 중국 등 경제 상황이 이미 시장 평가보다 양호한 국가들에서 재정과 정책 지원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들어 투자자들이 2026년 세계 경제의 강점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가베칼은 별도 연말 보고서에서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날 위험을 지적하면서도, 이를 저평가된 경기 순환주에 투자할 기회로 보고 있다. 경기 순환주란 경기 흐름에 따라 실적이 크게 달라지는 기업들로, 산업재와 원자재 생산업체, 금융주 등 전통 산업 기업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보고서는 이들 구경제로 불리는 미국 주식들이 인공지능(AI) 관련 주식 열기가 식을 경우 투자자들이 찾는 안전한 피난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AI 관련 시장 침체에 대응해 트럼프 행정부의 압력으로 금리를 대폭 인하할 경우, 금리 인하 혜택을 크게 받는 이들 업종의 주가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인플레 재점화로 1960년대 후반 재현 가능성
퍼킨스는 "이런 인플레이션 추세는 위험자산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특히 노동력이 감소하고 있는 미국 노동 시장에서 수요가 공급 제약에 부딪히면서 다시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동 시장이 더욱 경직되면 임금 상승 압력이 발생할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퍼킨스는 인플레이션이 당장 발생한다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경기 회복이 지속되면 하반기에 통화 정책을 더 긴축해야 하는지를 놓고 논쟁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1960년대 후반과 비슷한 모습이 보인다"며 "당시처럼 인플레이션은 처음에는 경기 회복 신호로 받아들여져 시장 분위기를 좋게 만들지만, 하반기 들어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분위기가 나빠지고 2027년에는 극도로 부정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시장에 대한 전망도 어둡다. 가베칼 팀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채권시장이 아직 강력한 세계 성장 전망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가베칼의 수석 경제학자인 아나톨 칼레츠키는 "정부의 자금 재조달 실패로 인한 재정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며 "이 사태는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정부가 경제 어려움을 극복하려 지출을 늘리는 정책이 재정 위기보다는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칼레츠키는 "정부 지출을 늘려 경기를 살리자는 케인즈 경제학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경제 성장률은 높아지겠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도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채권 투자 수익률이 특히 매력적이거나 해당 국가 통화 가치가 크게 저평가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채권 투자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