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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7.0 강진에도 TSMC '반도체 요새'는 굳건했다

신주 과학단지 진도 4… 직원 대피 후 전원 복귀, 설비 피해 ‘0’
학습된 회복력… 이중 내진 설계·조기경보 시스템이 ‘방파제’
엔비디아·애플 등 AI 칩 공급망 ‘이상 무’… 글로벌 가격 충격 없을 듯
대만 동부 해역에서 26년 만에 세 번째로 강력한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했으나,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의 생산 라인은 멈추지 않았다. 대만 반도체 업계가 수차례의 지진 경험을 통해 구축한 ‘내진(耐震) 시스템’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대만 동부 해역에서 26년 만에 세 번째로 강력한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했으나,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의 생산 라인은 멈추지 않았다. 대만 반도체 업계가 수차례의 지진 경험을 통해 구축한 ‘내진(耐震) 시스템’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이미지=제미나이3
대만 동부 해역에서 26년 만에 세 번째로 강력한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했으나,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의 생산 라인은 멈추지 않았다. 대만 반도체 업계가 수차례의 지진 경험을 통해 구축한 내진(耐震) 시스템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디지타임스와 톰스하드웨어 등 주요 외신은 28(현지시간) TSMC가 지진 발생 직후 긴급 안전 매뉴얼을 가동해 직원을 대피시켰으며, 정밀 점검 결과 주요 설비에 구조적 손상이 없어 정상 조업에 복귀했다고 보도했다.

신주 반도체 클러스터 강타… ‘0403 악몽은 없었다


대만 중앙기상서(CWA)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지난 27일 오후 115분경 대만 동부 이란현 청사에서 동쪽으로 32.3km 떨어진 해역에서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72.8km였다.

이번 지진은 19999‘921 대지진(규모 7.3)’과 지난해 4월 화롄을 강타한 ‘0403 지진(규모 7.2)’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규모다. 대만 반도체 산업의 심장부인 신주 과학단지에서도 진도 4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TSMC 측은 지진 발생 직후 신주 공장(Fab) 일부에서 진동 감지 센서가 작동해 직원들을 안전 구역으로 대피시켰다면서 안전 시스템이 정상 작동했고, 정밀 진단 결과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포함한 핵심 설비에 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전 직원이 업무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10시간 내 70% 복구 회복력… 과감한 내진 투자의 승리


전문가들은 이번 강진에도 TSMC가 피해를 보지 않은 배경으로 철저한 학습 효과선제적 투자를 꼽는다. TSMC1999년 대지진 이후 정부 기준을 훨씬 웃도는 자체 내진 설계를 모든 공장에 적용해 왔다.

톰스하드웨어는 “TSMC 클린룸은 이중 껍질(Double-shell) 구조로 외부 진동을 차단하며, 건물 하부에는 지진 에너지를 흡수하는 첨단 댐퍼(Damper) 시스템을 갖췄다고 전했다. 이는 건물이 흔들릴 때 발생하는 진동 에너지를 흡수해 다른 형태(주로 열)로 바꿔서 건물에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다. 또한, 과거 전력 중단으로 큰 피해를 본 경험을 토대로 구축한 비상 전력망과 자체 지진 조기 경보 시스템도 피해 예방에 주효했다.
TSMC 공장은 이 기술들 덕분에 땅이 흔들려도 건물은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플로팅)' 분리되어 있고, 충격은 '끈적한 액체(댐퍼)'가 흡수하며, '압력 장치(피스톤)'가 중심을 잡아주는 3중 안전 장치가 있어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TSMC는 지난해 4월 화롄 지진(규모 7.2) 당시에도 10시간 만에 장비 복구율 70%를 달성했고, 신규 공장은 80% 이상을 회복하는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TSMC는 지난해 4월 규모 7.2의 화롄 지진 당시에도 10시간 만에 장비 복구율 70%를 달성했고, 신규 공장은 80% 이상을 회복하는 등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준 바 있다. 당시 TSMC는 웨이퍼 폐기 등으로 약 30억 대만달러(1380억 원)의 손실을 보았지만, 전체 연간 매출 목표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Wccf테크는 “TSMC는 지난해 지진으로 1분기에만 16200만 달러(2340억 원) 규모의 웨이퍼 손실을 경험한 뒤 비상 대응 조치를 더욱 강화했다이번 규모 7.0 지진에도 구조적 피해가 전무한 것은 이러한 지속적인 투자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애플 안도… 글로벌 공급망 무풍지대


TSMC의 신속한 정상화 소식에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TSMC는 엔비디아와 애플, AMD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인공지능(AI) 및 최첨단 반도체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생산 차질이 빚어질 경우 전 세계 기술 산업 전반에 연쇄적인 타격이 불가피한 구조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SMC 공장이 멈추면 전 세계 AI 칩 공급이 마비된다이번 지진에도 생산 라인이 멈추지 않은 것은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외신들은 이번 지진이 대만 동부 심해에서 발생해 지표면에 미친 충격이 상대적으로 덜했고, TSMC의 주력 공장이 내진 설계가 완비된 서부 신주 지역에 집중된 점도 피해 최소화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강진은 대만 반도체 공급망의 취약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지만, 동시에 TSMC의 위기 관리 능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TSMC 측은 현재 모든 제조 시설의 안전 시스템은 정상이며, 고객사 주문 물량 소화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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