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보유자 한 달 새 40만 개 매도…AI·가상자산 투자심리 급속 냉각
이미지 확대보기6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씨티그룹의 알렉스 손더스 애널리스트는 5일 자 고객 노트에서 “온체인 데이터상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고래’ 주소 수가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소규모 개인 투자자 지갑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더스 애널리스트는 “일부 장기 보유 대형 투자자들이 매도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10x 리서치의 마르쿠스 틸렌 대표도 “장기 보유자들이 지난 한 달 동안 약 40만 개의 비트코인을 매도했다”면서 “약 45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시장에서 빠져나가면서 시장의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K33의 베틀레 룬데 리서치 총괄은 “지난 한 달 동안 약 31만9000개의 비트코인이 재활성화됐다”면서 “이는 주로 6개월에서 12개월 동안 보유돼 있던 코인들로 7월 중순 이후 상당한 이익 실현이 일어났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4일 거래에서 한때 7% 넘게 급락하며 6월 말 이후 처음으로 10만 달러의 핵심 지지선을 일시적으로 하회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인공지능(AI) 관련주와 가상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냉각되면서, 위험자산의 고평가 우려가 확산한 것이 비트코인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비트코인은 이후 10만 달러를 회복했지만, 10만2000~10만3000달러를 중심으로 제한적 반등에 그치고 있다.
이번 하락은 최근 몇 주간 이어진 비트코인 약세 흐름의 연장선에서 펼쳐졌다. 지난달에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비트코인의 전통적인 ‘10월 랠리’인 이른바 ‘업토버(Uptober)’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업토버’는 ‘Up’(상승)과 ‘October’(10월)의 합성어로, 비트코인이 매년 10월에 강세를 보이는 경향을 일컫는 용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 재점화와 함께, 10월 중순 발생한 레버리지 포지션의 연쇄 청산이 맞물리면서 비트코인은 10월의 계절적 랠리가 7년 만에 중단됐다.
최근에는 레버리지 거래가 상대적으로 약해졌지만, 장기 보유자가 매도에 나서는 반면 매수세는 급감하면서 시장의 수급 균형이 무너졌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10X 리서치의 틸렌 대표는 “지금은 고래들이 전혀 매수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러한 조정 국면이 내년 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틸렌은 지난 2021~2022년 약세장 당시, 대규모 보유자들이 거의 1년에 걸쳐 100만 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매도했고,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