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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군 '中 함대 견제'에 韓 조선 총출동…HD현대중·한화오션·삼성중, 연 20조 시장 동시 진출

370척→435척 中해군 증강에 美 296척 불과…HD현대중, 해군함정 설계 첫 외국파트너·한화오션 MRO 3건 수주·삼성중 비거마린 협력
미 해군의 T-AO 프로그램에 따라 제너럴 다이내믹스 나스코가 진수한 전투 군수군의 기존 함선의 모습. 사진= 미 의회 조사 서비스이미지 확대보기
미 해군의 T-AO 프로그램에 따라 제너럴 다이내믹스 나스코가 진수한 전투 군수군의 기존 함선의 모습. 사진= 미 의회 조사 서비스
미국 해군이 중국의 급속한 해군력 증강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조선기술을 전면 도입하는 역사적 전환을 단행했다. 방위산업 전문매체 포캐스트인터내셔널은 5일(현지 시각)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프로그램을 위한 한·미 파트너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해군 주둔을 확대하는 전략 변화를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해군은 현재 370척 이상의 함정을 보유해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했으며, 2030년까지 435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반면 미국 해군은 296척에 불과하며, 조선소 비효율로 일부 프로그램이 최대 3년 지연되는 위기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자국 조선산업 재건과 함께 한국의 선진 조선기술을 활용하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美 해군함정 설계 첫 외국 파트너 올라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6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미 방위산업체 헌팅턴잉걸스인더스트리(HII)와 조선 협력 강화를 위한 협정각서를 체결했다. 양사는 미국 조선산업 기반 강화, 해군 조선 프로그램 전략 기회 추구,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연구개발 협력, 인도·태평양 선박 수명주기 지원 강화 등 4대 핵심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10월 초 발표된 NGLS 설계 공동 추진은 미국이 해군 함정 개발을 위해 외국 기업과 직접 파트너십을 맺은 첫 사례다. NGLS는 미 해군의 전투지원함대를 확장하기 위한 새 등급 함정으로, 해군과 해병대에 연료·무기·보급품을 제공한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 배수량 8200톤급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을 한국 해군에 인도했으며, 올해 9월에는 다산정약용함을 진수했다. 이 함정들은 미국이 개발한 이지스 전투시스템과 한국 자체 개발 수직발사시스템, 탄도미사일 요격기를 통합한 첨단 전력이다.

한화오션, 연 20조원 정비시장 공략 가속화


한화오션은 미 해군 함정 정비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 7월 미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한 뒤, 8월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함 정비를 국내 조선소 최초로 수주했다. 한화오션은 올해 3월 이 함정의 6개월 정비작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며, 11월에는 급유함 유콘함에 이어 7월 군수지원함 찰스 드루함까지 세 번째 유지·보수·정비(MRO) 계약을 확보했다.

패트릭 무어 미 해군 해상수송사령부 한국 파견 대장은 "한·미 양국 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보여주는 증거"라면서 "향후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2024년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인수해 한국과 미국 양쪽에서 동시 정비 역량을 갖춘 유일한 국내 조선사가 됐다. 미 회계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미 해군은 함정 정비에 연간 60억~74억 달러(약 8조6400억~10조6600억 원)를 지출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비거마린과 정비사업 파트너십 체결


삼성중공업은 지난 8월 25일 워싱턴DC에서 미국 MRO 전문 조선사 비거마린 그룹과 전략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비거마린은 오리건·워싱턴·캘리포니아·버지니아 등 4개 주에 해군 인증 독(dock)을 보유한 군함 정비 전문기업이다.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는 "세계 최고 수준의 MRO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국 상선과 지원함 건조까지 수행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의회는 2026회계연도 국방부 세출법안에서 조선에 약 369억 달러(약 53조 원)를 배정하면서도 외국 조선소의 군함 건조를 명시적으로 금지했다. 그러나 MRO 협력 확대와 국내 조선소 현대화 지원을 통해 우회적으로 한국 조선업과 협력을 강화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자본운용사 서버러스캐피털매니지먼트와 조선소 현대화 협력을 추진 중이며,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약 7조 원) 투자를 약속했다.

조선업계에서는 한국 조선소들이 기술력과 독 수용능력, 일정 준수 면에서 미국의 가장 안정적인 파트너로 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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