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뉴욕 주식 시장이 4일(현지시각)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팔란티어와 엔비디아 주가가 급락하면서 인공지능(AI) 거품론에 다시 불이 붙었고, 그 충격에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장 초반 급락세에서는 벗어나 안정을 찾고는 있지만 당분간 시장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이 이처럼 ‘일시적 정체’ 이른바 ‘에어포켓’에 진입한 가운데 앞으로 대규모 조정이 일어날지 아니면 이 정체 구간을 벗어나면서 다시 강세장 흐름을 지속할 지 의견이 갈리고 있다.
시장 정체와 불확실성
이날 뉴욕 주식 시장은 상승 흐름을 이끌던 엔비디아, 팔란티어 등 대형 AI 빅테크들이 하락하면서 함께 떨어졌다.
오는 19일 장 마감 뒤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엔비디아는 물론이고, 전날 기대 이상의 분기 실적을 발표한 팔란티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빅쇼트’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엔비디아와 팔란티어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풋옵션을 대거 보유한 것으로 확인되자 주식 시장이 급락했다.
불확실성들도 투자 심리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지난달 1일 시작해 이날로 35일째에 접어들면서 이전 사상 최장 기록과 동률을 이룬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이 끝이 날 기미가 안 보인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달 27일 시작하는 추수감사절 대목을 앞둔 여행 업계를 비롯해 미 산업이 충격을 피해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특히 당초 오는 7일 발표돼야 할 10월 고용동향, 지난달 말 발표됐어야 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등 핵심 경제 지표들이 나오지 않으면서 미 경제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어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오는 5일 연방 대법원에서 심리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법원이 긴급권한을 통해 관세를 부과한 트럼프의 결정이 위법이라고 판결할지, 만약 그렇게 되면 후속 조처는 어떻게 될지 불확실하다.
지난달 지역은행들을 흔들었던 1조7500억 달러 규모의 신용 시장에서 발생한 사기, 파산 문제도 불안을 높이는 요인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바퀴벌레’가 그런 것처럼 드러난 문제보다 숨겨진 문제들이 더 많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10~20% 조정(?)
시장에 AI 지렛대를 중심으로 한 투기와 거품이 형성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대규모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골드만삭스 CEO 데이비드 솔로몬은 앞으로 1년 동안 주식 시장이 10~20%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시장이 재평가를 위해 이런 조정을 받는 것일 뿐 자본 흐름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면서 바닥들 다진 시장이 재상승할 것으로 낙관하기는 했지만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모건스탠리의 테드 픽 CEO도 비슷한 예상을 내놨다.
그는 주식 시장이 10~15% 조정을 받을 것이라면서 이는 재도약을 위한 바닥 다지기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AI 혁명, 정책 지원
시장이 소수 AI 빅테크에 집중돼 있는 점이 걸림돌로 지목되기는 하지만 상승 흐름은 지속될 것이란 낙관 전망도 여전하다.
이날 하락세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가장 강력한 동력은 역시 AI 혁명이다.
AI가 아직 본격적인 수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각 산업으로 확산하면서 AI 혁명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이전과 다른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는 뜻이다.
주가가 높기는 하지만 AI를 발판 삼아 실적이 개선될 것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가 고평가됐다고만 보기도 어렵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정책적 지원도 주가를 끌어올릴 동력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와 경기 부양책, 연준의 통화 완화 기조가 주식 시장 상승세에 불쏘시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아울러 관세 충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탄탄한 미 경제도 주식 시장이 지금이 일시적 정체를 딛고 재도약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