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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 대미 통상 끝장전] 이재용·최태원, 양 어깨에 반도체 슈퍼사이클 운명 달렸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美 빅테크 매출 비중 갈수록 높아져…슈퍼사이클 주도
美 트럼프 정부, 반도체 관세 추진 중…스타게이트 진행하려면 관세인하가 현실적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6일 오후 미국 출장을 위해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6일 오후 미국 출장을 위해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골프 회동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반도체 분야 한미 통상 협의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투자 확대 여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미국 내 반도체 투자를 확대해 달라고 요청한 반면, 두 회장은 미국의 반도체 관세 인하를 요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만남은 진행 중인 한미 통상 협상과 장기 호황 국면(슈퍼사이클)에 진입한 반도체 업계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이 대폭 개선되면서 호황에 접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3분기 영업이익이 12조1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고 SK하이닉스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 호황의 비결은 쇄도하고 있는 미국 내 빅테크기업들의 주문 요청이다. SK하이닉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SK하이닉스의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육박했을 정도다.

이번 회동 결과에 따라 반도체업계의 슈퍼사이클은 지속되거나 빠르게 종료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미국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주최한 자리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달초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샘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상호협력 의향서(LOI)에 서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프로젝트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해 반도체제품을 공급한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5년간 5000억달러(약 700조원)를 투자해 지속될 계획임을 감안하면 양사는 5년간의 장기 수주 물량을 이미 확보한 셈이다.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중인 파운드리 펩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중인 파운드리 펩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동에서 이를 기반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국내 추가 투자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내 반도체산업 활성화를 위해 미국외 생산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추진중이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대로라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공급되는 HBM 등의 제품 조달을 미국에서 해야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미국내 메모리 생산시설이 전무하다.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중인 시설도 메모리제품 생산시설이 아닌 파운드리 펩(Fab)이고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에 건설중인 반도체 패키징(후공정) 시설은 2028년에나 양산이 가능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이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스스로 관세를 부과하는 자가당착에 빠지지 않기 위해선 실직적인 방안은 관세인하 밖에 없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관세인하를 피하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메모리 생산시설을 건설해야 하지만 시설 건설에는 최소 3년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양사가 미국내 인건비를 비롯해 물가 등을 고려하면 시설 건설에 나서거나 기존 계획을 확대할지도 의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미정부는 양국간 상호관세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한 세부 조율을 추진중이다. 재계는 이번 방문이 한미 통상 협상과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회동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관련된 행사”라면서도 “한미통상협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진행되는 행사인만큼 결과가 미칠 영향력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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