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에도 영향…자동차·부품·배터리 부담 확대 가능성
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구리 관세 체계를 전면 개편하면서 글로벌 교역과 국내 수출기업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형식상 관세율은 낮아졌지만 과세 방식이 바뀌면서 실제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전날 금속 관세 구조를 개편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금속이 포함된 완제품에 대한 과세 방식 변경이다. 기존에는 제품에 포함된 철강·알루미늄·구리 금속 가치에만 50% 관세를 부과했지만 앞으로는 제품 전체 가격을 기준으로 25% 관세를 적용한다.
반면 철강·알루미늄·구리 비중이 높은 원자재급 제품에는 기존 50% 관세가 유지된다. 금속 함량이 15% 미만인 제품은 금속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별도의 10% 기본 관세만 적용된다.
◇ “단순화 조치” vs “실질 부담 증가” 엇갈린 평가
미국 정부는 이번 조치를 기업들의 신고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단순화’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동안 기업들은 완제품에 포함된 금속 가치만 따로 산정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는데, 이를 제품 전체 가격 기준으로 바꾸면서 행정 부담을 줄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실질적인 관세 부담이 커질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 제품 전체 가격에 관세를 매기면 금속 비중이 낮더라도 총 납부액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일부 품목의 경우 관세율이 낮아졌음에도 실제 납부액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 “50% 유지·25% 적용·10% 면제”…3단 구조 정착
개편된 금속 관세 체계는 크게 세 단계로 정리된다.
철강·알루미늄·구리 중심 제품에는 50% 고율 관세가 유지된다. 금속이 일정 수준 포함된 완제품에는 25% 관세가 적용된다.
금속 비중이 15% 미만인 제품은 금속 관세에서 제외되고 10% 기본 관세만 부과된다.
여기에 일부 산업용 장비와 전력망 설비에는 2027년까지 15% 관세가 적용되는 예외 조치도 포함됐다.
◇ 의약품 관세 100% 발표…“실제 적용은 제한적”
트럼프 행정부는 같은 날 특허 의약품에 대해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함께 발표했다.
다만 미국 내 생산 투자와 약가 인하에 합의한 기업에는 관세를 0%까지 낮춰주는 예외 조항이 포함됐다.
영국은 3년간 무관세 혜택을 적용받고 유럽연합(EU), 일본, 한국 등 주요 동맹국 기업도 협상 여부에 따라 낮은 세율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 관세 정책 1년…“경제 효과 제한적” 평가도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해방의 날’ 관세 정책 시행 1년을 맞아 발표됐다.
다만 정책 효과를 둘러싼 평가는 엇갈린다.
미국의 국가부채는 39조달러(약 5경8890조원)를 넘어섰고, 고용 증가도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 수입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미 연방대법원이 일부 긴급관세를 무효화하면서 약 1600억달러(약 241조6000억원) 규모의 환급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 한국 영향…“완제품 수출 구조에 부담”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한국 수출 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철강·알루미늄을 활용한 자동차, 가전, 배터리 장비 등 완제품 수출 비중이 높은데, 제품 전체 가격 기준 과세로 바뀌면서 관세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자동차 부품과 가전제품 등은 금속 비중이 일정 수준 이상 포함된 경우 25% 관세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어 가격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금속 비중이 낮은 제품은 관세 부담이 줄어들 수 있어 업종별로 영향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산업계에서는 관세 체계 단순화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실제 비용 증가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