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트럼프 관세 위협에 아시아 제약주 급락...100% 관세 부과 예고

한국·일본 제약업체 대부분 하락, 홍콩 바이오텍 지수 2.58% 급락
10월 1일부터 브랜드 의약품 수입 관세 부과 계획 발표
2023년 10월 20일 일본 도쿄에 있는 본사에서 다이이치 산쿄(Daiichi Sankyo)의 회사 로고가 찍혀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10월 20일 일본 도쿄에 있는 본사에서 다이이치 산쿄(Daiichi Sankyo)의 회사 로고가 찍혀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1일부터 브랜드 의약품이나 특허 의약품 수입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후 26일(현지시각) 오전 아시아 제약회사 주가가 대부분 하락했다.
관세 부과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제약업체들이 미국 현지 생산 확대나 합작투자 등 대안을 모색하고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 다변화도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6%, SK바이오파마가 2.6% 각각 하락했다. 24일 일라이 릴리로부터 뉴저지주 브랜치버그에 있는 바이오 원료의약품 생산시설인 ImClone Systems LLC를 3억3000만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셀트리온은 미국에서 손실을 만회한 후 1.3% 상승했다.

일본 제약주들의 하락폭은 더욱 컸다. 스미토모 제약이 4.3% 폭락했고, 오츠카홀딩스가 3.5%, 다이이치 산쿄가 1.6% 각각 하락했다. 반면 다케다는 0.2%, 시오노기는 1.3% 상승하며 선방했다.
홍콩의 항셍 바이오텍 지수는 약 2.58% 하락하며 전반적인 업종 부진을 보여줬다.

시장은 이미 상무부의 추가 관세와 조사에 대비하고 있다고 시드니 소재 호주 커먼웰스은행의 캐럴 콩 이코노미스트 겸 전략가가 분석했다.

콩은 "부문별 관세는 하급 법원이 불법으로 판단한 긴급 관세보다 법적으로 더 건전한 것으로 입증됐기 때문에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부문별 관세로 미국 정부의 실효 관세율이 약간 높아질 것"이라면서 "8월에는 약 10%였으며 앞으로 몇 달 동안 전 세계 실효 관세율이 약 18%로 더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본과 호주 같은 경제에 대한 광범위한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일 수 있다고 콩은 덧붙였다.

이번 트럼프의 관세 위협은 미국 내 의약품 가격 인하를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브랜드 의약품에 대한 100% 관세 부과는 해외 제약회사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크게 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제약업체들은 미국을 주요 수출 시장 중 하나로 여기고 있어 이번 관세 부과가 실제로 시행될 경우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들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최근 몇 년간 미국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해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O) 업체로 성장했고,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일본 제약업체들 역시 미국을 핵심 해외 시장으로 삼고 있다. 다이이치 산쿄는 항암제 개발에, 다케다는 희귀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미국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관세 부과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 아시아 제약업체들이 미국 현지 생산 확대나 합작투자 등 대안을 모색하고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 다변화도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위협이 협상용 카드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제약업체들로부터 미국 내 투자 확대나 의약품 가격 인하 등의 양보를 받아내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의약품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로, 아시아 제약업체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수익원이다. 따라서 이번 관세 부과 위협이 실제로 시행될지, 그리고 어떤 형태로 적용될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맨위로 스크롤